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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LVMH② 주가 오르게 루이비통 가방 가격 좀 올려볼까?

기사입력 : 2024년02월23일 16:50

최종수정 : 2024년02월23일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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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품에 세일은 없다…불황엔 가격 인상
패션천재 제스키에르와 5년 재계약 성공
에르메스, 샤넬, 구찌 4대명품 매출액은?
브랜드 관리에 진심인 루이비통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가 불황을 돌파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가격을 올리면 된다. 애매한 브랜드가 이 방법을 따라했다가는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는 비쌀수록 잘 팔린다. 파격적인 가격 인상은 불황에도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이들만의 특권이다.

◆ 우리 제품에 세일은 없다…매년 오르는 가격

작년부터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졌다. 불황이다. 하지만 명품 업체들은 불황에도 웬만하면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핸드백은 세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황이지만 가격을 인상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에르메스다. 에르메스는 2024년 1월에 주요 인기 가방 제품 가격을 약 10~15%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이미 지난 2023년 6월에 가방 가격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런데 2024년 2월에 또 다시 대표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네오노에BB' 가격을 274만원으로 6.2% 올렸다. 또 '불로뉴'도 330만원으로 5.1% 인상했다. 반면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 '김희애백'으로 유명해진 '카퓌신 미니'의 가격은 839만으로 4.4% 낮춰 눈길을 끌었다.

샤넬도 지난 2024년1월에 주얼리와 시계 품목을 약 4~5% 인상했다. 이번에는 드물게도 가방 가격은 동결했다. 어쨌든 가격인상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돼 왔던 터라 굳이 올해만 안 올릴 이유도 없다.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은 명품 구매를 포기할까? 명품의 핵심법칙은 '희소성'과 '비싼 가격'이다. 오히려 가격이 너무 싸면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다. 명품 답게 비싸야 과시할 수 있다. 일명 베블런 효과다. 불황에도 명품업체들의 매출과 수익이 양호한 비밀이다.

루이비통 매장 로고 [사진 = 셔터스톡]

잇 백(It bag)? 3초백? 그리고 루이비통!

입문자들에게는 고가의 핸드백 대신 중산층이 접근하기 쉬운 악세사리로 유혹한다. 그게 바로 '향수'와 '립스틱'이다. 이것들이 소비자가 명품에 접근할 수 있는 진입로 역할을 한다.

샤넬의 미끼상품(?)이 '립스팁'과 '향수'라면 루이비통의 미끼상품은 바로 스카프 '방도'다. 가격대는 최소 30만원 이상이다. 그래도 지갑이나 가방보다는 훨씬 싸다.

소비자들에게 처음에는 낮은 가격으로 명품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후 차츰 단가가 높은 물건으로 구매가 확장되도록 유도하는 게 명품업계의 전략이다.

물론 처음부터 바로 '지갑'이나 '핸드백'을 구매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가성비까지 따져보면 이게 더 효율적일수 있다. 악세사리는 그 뒤 에야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젊은 세대가 원하는 건 오직 '잇 백(It Bag)'이다.

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은 역시 핸드백이다. '잇 백(IT bag)'이란 '그 시즌에 유행하는 바로 그 가방'이란 뜻의 신조어다. 루이비통 가방은 선호도가 높아 많은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거리에서 3초마다 발견된다는 의미의 일명 '3초백'으로 통하기도 한다.

옷보다 핸드백이 좋은 이유는 뭘까? 사이즈도 따지지 않고 착용해 볼 필요도 없다. 나이나 몸무게도 상관없다. 구매하기도 편하고 판매하기도 편하다.

옷이나 신발에는 돈을 쓰지 않더라도 핸드백만큼은 여자들의 자존심이다. 그래서 핸드백은 준명품보다는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같은 최고가 명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루이비통 하드케이스 여행가방 [사진 = 셔터스톡]

◆ 루이비통의 럭셔리 한 성장 과정

'루이비통'은 1854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됐다. 그 당시 '루이비통'은 최초로 도입한 사각형 모양의 '하드케이스 트렁크'로 유명세를 떨쳤다. 우수한 품질이 알려지면서 루이비통의 명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높아졌다.

문제는 모조품이었다. 그래서 1888년에 모조품 방지를 위해 체크무늬(다미에 패턴)를 도입한다. 일명 '다미에 캔버스'다. 이 패턴이 우리에게 익숙한 '루이비통'의 상징이다.

1896년에도 모조품 방지목적으로 루이비통 브랜드의 로고를 프린팅한 '모노그램(2개 이상의 글자를 한 글자로 합친 것) 캔버스'가 탄생했다. '루이비통'의 이니셜인 L과 V, 꽃과 별 무늬가 교차되는 패턴이다. 이 '모노그램 캔버스'를 특허 출원해 이 때부터 '루이비통'의 고유 디자인이 법적으로 보호받게 된다.

1914년에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로 매장을 옮기면서 사업을 확장했는데 이곳이 현재의 루비이통 본점이다. 고유 디자인이 법적 보호를 받게 되면서 황실, 귀족, 상류층들에게 인기를 끌며 계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1970년대에는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했다. 사업 확장을 위해 1987년에 '루이비통'과 '모엣 헤네시'가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라는 이름으로 합병하게 된다.

루이비통이 다시 한번 큰 도약을 시작한 계기는 1997년에 영입한 '마크 제이콥스' 디자이너 덕분이다. '마크 제이콥스'는 '뉴욕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패션천재다. 그는 낡은 이미지였던 루이비통의 디자인을 확 뒤집었다. 주요 스타일 3개를 살펴보자.

첫번째로 '모노그램 베르니'는 모노그램 소가죽 위에 에나멜을 특수 코팅해 반짝 반짝 광채가 난다. 이 디자인은 젊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번째로 '그래피티 모노그램'은 모노그램에 페인트로 루이비통 상표를 휘갈겨 쓴 디자인이다. '스티븐 스프라우스'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세번째로 '멀티컬러 모노그램'은 일본 팝아트 작가인 '타카시 무라카미'와 의 협력으로 진행됐다. 기존의 어두운 색감에서 벗어나 컬러풀한 스타일의 팝아트 형태로 총 93가지의 색을 사용했다.

이런 파격적이고 젊은 시도가 이어지면서 '루이비통'은 낡은 이미지를 벗게 된다. '마크 제이콥스' 영입 후에 '루비이통'의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루이비통 '쁘띠뜨 말(Petite Malle)백' [사진 = 셔터스톡]

◆ 패션 천재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5년 재계약

2013년에 '마크 제이콥스'는 본인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16년간 일했던 루이비통을 떠났다. 후임은 '발렌시아가'에서 15년간 일했던 프랑스 출신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다. 당연히 '제스키에르' 역시 패션천재다.

2014년의 루이비통 컬렉션에서 처음 나타났는데 오프닝 룩과 함께 등장한 '쁘띠뜨 말(Petite Malle)백'은 단숨에 주목을 끌었다. 루이비통 역사의 시작이 '하드 케이스 트렁크' 인데, '제스키에르'는 이 커다란 트렁크 디자인을 '쁘띠(작은)' 사이즈의 '클러치 백'으로 선 보였다.

이 컬렉션이 끝난 후 '마크 제이콥스'의 공백을 우려하던 시선은 사라졌다. '쁘띠뜨 말 백'은 이후 여러 버전의 다양한 소재로 제작됐다. 예상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루이비통의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2018년에 '니콜라 제스키에르'도 '루이비통'을 떠난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소문과 달리 5년 재계약이 진행했다. 다시 2023년에도 5년 재계약이 이루어져 2028년까지 자리를 지키게 됐다. 패션기업에게 천재 디자이너는 중요하다.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한국 영화배우 배두나와 친구사이로 '보그 코리아' 표지에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 4대 명품 브랜드의 매출액은 얼마일까?

명품 핸드백을 안 사는 사람은 있어도 1개만 사는 사람은 없다. 계속해서 신상품이 나온다. 나일론, 인조가죽, 소가죽, 악어가죽 등 다양한 소재가 있다. 일반적으로 '루이비통'보다 '에르메스'가 좀 더 고가 브랜드로 인식된다. 그렇다면 전체 매출액도 '에르메스'가 '루이비통'보다 더 높을까?

 

초고가(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는 '에르메스'가 최고지만 매출액의 경우 70여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린 거대그룹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2023년도 매출액은 무려 121조원(862억유로)다. 같은 기간 19조원(134억유로)을 기록한 에르메스의 6배가 넘는다.

하지만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주류와 보석류 매출이 포함된 LVMH의 전체 매출액 대신 '패션 및 가죽분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이 분야만 해도 루이비통 외에 크리스찬 디올, 셀린느, 펜디 등의 다른 브랜드 매출액이 합쳐 있다. 2023년 매출액은 총 매출액의 49%인 59조원(422억유로)으로 결코 적지 않다. 성장률은 9%다.

브랜드 이미지는 4위임에도 불구하고 케링(구찌 등)이 당당히 매출액 2위에 올라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케링의 2023년 매출액은 27조원(196억유로)을 기록했다. 안타까운 건 4대 브랜드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매출액이 4% 감소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 기준 3위를 기록한 샤넬은 비상장사라 실적 공시가 느리다. 따라서 아직 2023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 전년도인 2022년의 매출액은 24조원(172억유로)이다. 

매출액 기준 4위지만 이미지 상으로는 초고가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2023년 매출액은 19조원(134억유로)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전년대비 16% 성장했다는 점이다. 4대 브랜드 중 가장 성장률이 높다. 알짜 회사라 할 수 있다.

루이비통 로고 [사진 = 셔터스톡]

◆ 명품 대중화? 브랜드 관리에 진심인 루이비통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는 '에르메스'와 '샤넬'이지만 왜 매출액은 LVMH(루이비통 모엣 헤네시)가 월등히 많을까? M&A를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한 게 중요한 원인이다. LVMH는 명품을 좀 더 대중화시킨 '주인공'이다. 부자들뿐 아니라 타겟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는 전략은 중요하다.

샤넬과 에르메스는 물량 제한을 통한 '최고가 정책', 루이비통은 '최고가 정책'과 '많이 파는 정책'을 같이 진행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의 명품시장은 한정된 부자들 만을 위한 특별한 시장이었다. 지금은 중산층 소비자로 시장이 확대됐다. 이런 변화속에서 큰 수혜를 본 건 M&A를 통해 가장 많은 브랜드를 확보한 LVMH였다.

명품의 대중화에만 치중하면 브랜드 가치가 확 떨어진다. 루이비통이 불황에도 당당하게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명품이라는 이미지 관리가 완벽해야 한다.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은 브랜드 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광고에 돈을 쏟아 붓는다.

루이비통은 그 동안 스칼렛 요한슨, 안젤리나 졸리, 지젤 번천, 제니퍼 로페즈, 마돈나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을 모델로 다양한 광고를 진행해 왔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진 한국의 정호연 배우도 루이비통 광고모델로 활동한 바 있다.

또 자체적으로 자동차경주, 요트대회, 음악회, 호텔 등에서 럭셔리 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다. 이런 이미지 관리는 '명품'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한다.

크리스찬 디올 레이디백 [사진 = 셔터스톡]

◆ LVMH 패션 부문에 루이비통만 있는 건 아니다

LVMH의 주요 패션 브랜드를 몇 개 더 살펴보자. 먼저 '크리스찬 디올'이다. 대표 상품은 '레이디 백'이다. 사각형의 백에 둥근 손잡이가 달렸다. 영국 왕세자비인 다이애나가 애용했던 백으로 유명하다. 향수 부문도 인지도가 높다. 2023년에 '크리스찬 디올'은 모든 제품 카테고리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냈다.

'셀린느'의 대표상품은 '러기지 백'이다. 외형은 커 보이는데 실제 무게는 가벼운 편이다. 2018년에 셀린느를 10년간 이끌었던 디자이너 '피비 파일로'가 은퇴했다. 패션회사에 있어 디자이너는 중요하다. 새로 등장한 디자이너는 '생 로랑'에서 일했던 '에디 슬리먼'이다. 그의 등장으로 셀린느 디자인이 기존보다 파격적으로 변했다. 2023년에는 한국에 '셀린느 코리아'를 설립하며 의욕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셀린느 러기지 백 [사진 = 셔터스톡]

그 밖에도 LVMH는 펜디, 로로피아나, 로에베, 지방시, 겐조 등 유명 브랜드들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한 이 강력한 브랜드들에 힘 입어 LVMH의 '패션 및 가죽제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꾸준히 증가 중이다.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브랜드들의 성장에 힘입어 LVMH '패션 및 가죽제품' 부문의 2023년 매출액은 59조원(422억유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4조원(168억유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9%와 7% 증가한 양호한 수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일반 제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39.9%라는 엄청난 영업이익율이다. 명품은 일반 소비재의 낮은 마진율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마진을 가져갈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명품은 나이, 인종, 지리적·경제적 장벽을 초월한다. 우리는 부유층 훨씬 너머까지 고객 범위를 확대했다." LVMH의 임원이 1997년에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이 대사는 2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경기침체가 걱정된다면 역발상으로 럭셔리 명품기업 투자에 관심을 가져 보자. 

 

③편에서 계속… LVMH③ 티파니 인수로 더 강해진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1위 굳힐까?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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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만 남기고... 노만석 '떳떳하게' 퇴임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영은 기자 = 노만석(54·사법연수원 29기)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논란이 확산되자 14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퇴임사에서도 논란의 핵심인 항소 포기 과정에서의 '윗선 압력' 의혹에 대한 진실은 끝내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노 대행이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 기사에서는 항소 포기 결정에 구조적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해 퇴임 이후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항소 포기' 정쟁 한가운데 세워놓고...'외압 의혹'엔 입 닫은 퇴임사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노만석 직무대행의 퇴임식이 진행됐고, 약 30분 후인 오전 11시경 퇴임사가 공개됐다. 특히 관심을 모은 대목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과정에서 법무부 외압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노 직무대행이 퇴임사를 통해 해당 의혹의 진실을 밝힐지 여부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끝에 사표를 낸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비공개 퇴임식을 마치고 차량을 타고 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11.14 yooksa@newspim.com 하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은 퇴임사에 없었다. 항소 포기와 관련해 퇴임사에서 언급된 부분은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하여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검찰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저 스스로 물러나는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사들에 대한 징계 등 논의는 부디 멈추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항소 포기 과정과 관련된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퇴임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당시 상황과 자신의 입장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인터뷰에서 노 대행은 "정권하고 검찰이 방향이 같았으면 무난했을 텐데 솔직히 지금은 (정권과 검찰이) 완전히 역방향"이라며 "검찰청을 폐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결이 다른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무부가 항소 포기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것은 나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윗선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를 경우 선택지는 끝까지 맞서 싸우든가 받아들이든가 딱 두 가지"라며 "(윗선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건 내 생각이고 내 결정이 됐기 때문에 이제 와서 외압을 받았다는 건 우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윗선에서 항소 포기를 요구했고 자신은 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생각이 달랐지만, 끝까지 맞서 싸울 수 없었다는 점을 내비친 대목이다. 노 대행은 또 자신의 결정은 조직을 위한 일로 떳떳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표를 쓴 날 아침 출근길에 왜 지하가 아니라 기자들이 모인 출입문으로 걸어 들어갔는지 아느냐"고 반문하며 "조직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고, 그래서 떳떳했기 때문에 정문으로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퇴임식에서도 노 대행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정문으로 들어가고 퇴청했다. ◆ 與 이참에 '검찰파면법' 강행... "내부 우려를 항명으로 보는 것 안타까워"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금주•백승아•김현정 원내대변인(오른쪽부터)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검찰청법•검사징계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5.11.14 pangbin@newspim.com 노만석 대행은 스스로 '대장동 항소 포기'에 책임을 진다며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미 항소 포기 외압 논란이 정쟁으로 번진 만큼 검찰 조직은 외풍에 더욱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사를 탄핵 절차 없이 일반 공무원처럼 파면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검사 파면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들을 '정치검사'로 규정하며 '검사 힘 빼기'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노만석 대행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의 항소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항소 불허 지휘를 한 이후, 전국 검사장 18명은 노 대행에게 항소 포기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고, 참모진인 대검 부장(검사장)들까지 노 대행을 찾아가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노 대행은 이에 대해 퇴임사에서 "검찰 구성원들이 검찰의 기능과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를 내부적으로 전한 것임에도, 이를 항명이나 집단행동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조희영 전주지검 인권보호관이 글을 올려 "검사의 징계를 일반 공무원보다 엄격하게 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라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다"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을 '정치 검사들의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검사들의 반발을 가용한 법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저지·분쇄하겠다'며 발의한 법안이 '검사 파면법'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유사 입법으로 검사 파면을 강화해도 실질적으로 검찰 업무의 성격상 파면 요건에 해당할 만한 사례가 많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조직 독립성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이번 법안은 당장의 정치적 시그널이나 검찰 견제 성격이 강하고, 실무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검찰의 반발을 무조건 정치적 행동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abc123@newspim.com 2025-11-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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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왕수복, 광대 조건 다 갖춘 인물"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개념 국악 방송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의 2-1편이 19일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스팟(K·SPOT)'을 통해 공개됐다. 앞서 제1화에서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준비됐다. 제1화 '광복'에서는 제1편 '작금'을 시작으로 2편 '김구, 판소리 배우다', 3편 '이승만과 아리랑', 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제2화는 '기생'을 주제로 다루며, 이날 2-1편에서는 '왕수복, 기생이 되다'를 주제로 한 내용이 공개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왕수복은 1917년 평양에서 태어나 2003년 사망했으며, 조선 민요를 세계에 알렸던 기생이기도 하다.왕수복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성격은 쾌활하고 명랑했다고 한다. 당시 잡지 '삼천리'에서는 '왕수복의 목소리가 청아했다', '우리 민족의 한의 정서를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평안남도 강동군 입성면 남경리에서 태어난 왕수복은 , 화전을 일구는 농사꾼의 4남매 중 셋째다. 아버지가 이름을 '성실'로 지었으나 할머니가 '수복'으로 바꾸었고, 훗날 불같은 사랑을 나눈 소설가 이효석은 왕수복을 '실'로 불렀다. 변사로 나선 변상문 이사장은 왕수복에 대해 "그 당시 언론에서 표현하기를 '목소리가 청아했다', '조선민족의 전통적인 정서인 한을 아주 잘 표현했다'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7살 어린 나이에 부잣집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주는 일을 했다. 그때 풍금 소리를 듣고 마음 속에 내재된 소리를 하게 되고, 이를 듣게 된 선생님의 추천으로 명륜 여자 공립 보통학교에 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변 이사장은 "가난해서 3년 다니다 학교를 그만두게 되고, 이후 어머니한테 기생을 권유받고, 기생 권번에 입학하게 됐다. 그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소리'였다. 가곡, 민요, 시조, 판소리 등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최한이 소리꾼은 "정가(가곡·시조), 민요, 판소리 등이 전통음악의 3대장이다. 저는 국악 중·고등학교를 통해 정가를 배웠는데, 변사님은 알고 계시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변 이사장은 "시조는 가난한 사람들이 장구 장단에 맞춰서 부르는 것이고, 삼현육각 제대로 깔고 부르면 가곡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 소리꾼은 "'가난'이라고 말하신 것은 개그인 걸 알고 있다. 삼현육각 편성 유무에 따라 정가가 나뉘기도 한다"라며 "시조는 한시와 고시를 가지고 운율을 붙여서 부르는 노래로, 사랑방 음악이라고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이어 "맑은 소리는 경기 민요, 한의 정서는 판소리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진도 아리랑' 한 구절을 가창했다. 그러자 변 이사장은 "우리 음악은 애이불비(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않다는 뜻)하고 낙이불류(즐거워도 지나치게 들뜨지 않다라는 뜻)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절제의 미악이 바로 우리의 소리"라고 정의했다. 또한 변 이사장은 "왕수복은 이렇게 노래뿐만 아니라 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등 악기도 배웠다"고 말했다. 이에 최한이 소리꾼은 즉석에서 가야금 연주를 선보였다. 이후 최한이는 광대(조선 말 소리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에 얽힌 판소리를 가창하며 "광대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 번째는 인물치레, 두 번째 말 잘하는 사설치레, 그리고 다음이 득음이고 춤"이라며 "왕수복은 이를 다 갖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lice09@newspim.com 2025-11-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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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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