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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비트코인② 독일 화폐 붕괴의 역사…나락 간 베네수엘라 화폐

기사입력 : 2023년09월12일 17:01

최종수정 : 2023년09월14일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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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막대한 전쟁 배상금과 화폐 남발
독일의 초인플레이션과 외환시장 붕괴
베네수엘라, 무리한 복지정책으로 망가진 재정
충격적인 2번의 화폐개혁… 휴지조각 된 화폐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요즘 전 세계는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의 빵집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다 껑충 뛴 물건가격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식당 또한 마찬가지다.

이런 미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은 기준금리를 무려 5.5%까지 끌어올렸다. 불과 1년6개월만에 금리를 5% 이상 인상한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흔하지 않다. 저금리 때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채무자들은 요즘 죽을 맛이다.

인플레이션을 다르게 표현하면 화폐가치 하락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극도로 경계하는 이유가 뭘까? 적기 대응에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화폐개혁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를 꼽을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이제부터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사례를 살펴보자.

◆ 독일의 막대한 전쟁 배상금과 화폐 남발

'제1차 세계 대전'은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약 4년동안 진행됐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영국과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과 전쟁을 벌여 최종적으로 패배했고 이 전쟁으로 전 세계 900만명 이상의 군인들이 사망했다.

1919년 6월 '베르사이유 조약'에서 승전국들은 패전국인 독일(바이마르공화국)에게 천문학적인 배상금인 2,250억 마르크를 요구했다. 특히 프랑스가 강경했다.

너무 터무니없는 금액이라 2년간의 재협상 끝에 1921년 5월에 최종적으로 1,320억 마르크로 결정됐다. 그런데 배상금은 마르크화가 아니라 금이나 외국환으로 갚아야 했다. 따라서 독일의 환율약세로 마르크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배상금의 명목규모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과연 독일은 이 '전쟁 배상금'을 지불할 수 있었을까? 당연히 없다. 독일은 이미 '제1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전쟁채권'을 신나게 발행했다. 전쟁에서 승리하면 배상금을 받아서 빚을 싹 다 갚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거꾸로 패배했으니 빚을 상환할 다른 방법은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영국 협상단 대표였던 천재 경제학자 '케인즈'는 배상금 협상 당시부터 이 막대한 배상금 요구는 독일 경제의 생산 능력으로 갚기에는 불가능해 결국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드디어 1921년 여름, 독일(바이마르공화국)은 정상적인 재정정책으로는 절대 전쟁배상금을 갚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마르크' 화폐를 말 그대로 찍어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찍어낸 '마르크화'를 외국 화폐로 교환해 전쟁배상금을 분할로 갚아 나갔다. 당연히 독일 마르크 환율은 대폭락했다. 독일 정부가 돈을 찍어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정부가 채권을 발행한 후 중앙은행(독일제국은행)이 직접 인수하는 방식이다.

중앙은행은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화폐(마르크)를 찍어냈다. 이런 방식으로 재정적자를 조달했는데 이를 '부채의 화폐화'라고 부른다. 이 당시의 독일과 달리 현재 대부분의 국가들은 정부채권을 중앙은행이 직접 인수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거나 굉장히 금기시하고 있다.

◆ 독일의 초인플레이션과 외환시장 붕괴

이 때부터 시작된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기록은 전세계 모든 경제학 교과서에 실렸을 정도로 유명하다. 일단 독일의 마르크화는 외환시장에서 완전히 붕괴됐다.

1921년 상반기까지는 1달러당 90마르크였지만, 11월에는 330마르크, 2년 뒤인 1923년 12월에는 모든 게 완전히 붕괴돼 1달러당 4조2천억 마르크가 됐다. 마르크화가 종이보다 저렴해진 것이다.

외환시장이 붕괴된 원인은 독일 내부에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초인플레이션'이란 물가가 극단적인 속도로 상승하는 현상인데 1개월에 50% 이상 상승했을 때 초인플레이션으로 분류한다.

독일의 인플레이션율은 자료마다 약간 상이한데 2년간 무려 10억배가 상승했다는 주장도 있고 300억배라고 주장하는 자료도 있다. 어쨌든 초인플레이션이 절정이던 1923년에 독일의 월 인플레이션은 약 30,000%에 달했다.

이런 무지막지한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경제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돈의 가치가 워낙 떨어져서 빵 한 조각 사러 손수레 가득 화폐를 가지고 상점에 갔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온다. 또 물건을 사는 동안 빈 수레를 훔쳐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나중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화폐를 받지 않고 물물거래를 했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상황에서 실물자산 없이 현금만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됐을까? 대부분의 재산이 연기처럼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 부동산이나 주식 없이 현금과 채권만 가지고 있던 사람들의 재산은 모두 휴지 조각으로 변했다.

반대로 집, 토지, 공장 등의 부동산 실물 자산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낼 수 있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큰 이득을 봤다. 주식 또한 큰 폭의 변동성은 있었지만 휴지가 된 현금이나 채권보다 훨씬 훌륭한 방어자산의 역할을 했다.

이 광란의 초인플레이션은 독일이 화폐개혁을 통해 기존의 '마르크'를 '렌텐마르크'로 교체하면서 진정됐다. 그 이후에도 독일은 동독과 서독이 분리되면서 '동독마르크'와 서독의 '도이치 마르크' 등 다양한 화폐로 계속 변경돼 왔다. 마지막으로 쓰고 있는 화폐가 지금의 '유로'다.

독일 화폐의 흑역사나 한국 화폐의 흑역사를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원리는 같다. 화폐는 전쟁이나 경제상황 악화로 인해 언제든 휴지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자산가치 보호를 위해 실물자산인 부동산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무리 부동산에 거품이 넘쳐나도 경제위기 상황이 오면 최소한 화폐보다는 좋은 자산이 된다. 물론 유동성까지 고려한다면 '금'이나 '비트코인'도 일부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전략이 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또 하나의 역사적 교훈은 뭘까? 전쟁은 안 하는 게 최고지만 만약 불가피하게 전쟁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승전국은 패전국에게 가혹할 정도로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물어내라고 압박하기 때문이다.

◆ 베네수엘라, 무리한 복지정책으로 망가진 재정

독일의 사례는 1920년대에 발생했던 오래 전 옛날 얘기다. 이번에는 비교적 최근 사례를 살펴보자. 2017년부터 시작된 베네수엘라 화폐의 흑역사는 독일과 비교해 봐도 만만치 않다.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베네수엘라의 인구는 3,000만명이며 석유매장량은 세계 1위로 사우디아라비아보다도 많다. 이렇게 자원이 많은 나라들은 역설적으로 '자원의 저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자원의 저주'란 자원이 풍부한 국가일수록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국민 삶의 질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 이유는 석유채굴에만 집중해 제조업의 발전이 느리기 때문이다.

석유판매로 세금을 편안하게 걷는 정부 역시 다른 산업육성에 관심이 없고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한다. 이렇게 '자원의 저주'에 걸린 나라들이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에 많은 편이다.

석유는 가격 변동성이 큰 원자재다. 석유가격 상승기에는 정부가 재정을 마구 풀어 국민들에게 통 크게 복지정책을 써도 상관없다. 하지만 석유가격 폭락기에도 그런 복지정책이 계속 유지된다면 구조적으로 엄청난 재정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1999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된 '우고 차베스'는 통 큰 복지정책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대표적인 복지정책으로는 무상주택, 무상교육, 무상의료 시리즈가 있다. 하지만 그 당시 국제유가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 이런 복지정책이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그 밖에도 민간기업 1,200개를 국유화하는 등 사유재산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정책들을 많이 집행해 왔다.

차베스는 대통령에 4번이나 연임돼 거의 독재자처럼 국가를 통치했는데 2013년에 갑자기 암으로 사망했다. 후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베네수엘라의 붕괴가 시작됐다. 이때쯤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에 성공해 석유가격의 하락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사회주의 국가에 가까운 베네수엘라가 복지정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차베스의 후임인 마드로 대통령은 여전히 복지정책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결국 재정적자가 심각해지자 그 옛날 1920년대의 독일처럼 돈을 그냥 막 찍어내기 시작했다. 이런 화폐 남발의 결과는 참혹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23년 4월에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데이터 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경제 성장률은 2018년 -19.7%, 2019년 -27.7%, 2020년 -30%로 계속 뒷걸음질쳤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소폭의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불안정하다.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도 2020년에는 무려 328%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돈을 도대체 누가 다 빌려줬는지 궁금할 정도다. 다행히 2022년에는 부채비율이 15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실업률은 2018년에 36%라는 경이적인 숫자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 이후에는 실업률 데이터 자체가 없다.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의 인플레이션율은 65,374%다. 그 다음해인 2019년에는 조금 낮아져서 19,906%다. 2020년에는 확 낮아져서 2,355%다. 그리고 2022년에는 드디어 안정(?)을 찾아 201%로 낮아졌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수치를 보다 보니 계산이 잘 안 된다. 다시 쉽게 정리하면 2018년 한 해 동안에만 물가가 653배 상승했다는 뜻이다. 1년 전에 1만원 하던 햄버거 가격이 1년 뒤에는 653만원이 됐다는 의미다.

2019년에도 다시 199배가 올랐으니 사실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이 IMF 데이터가 정말 맞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냥 화폐가 붕괴됐다는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한국에서도 지난 2020년말에 한판에 5,000원이던 계란가격이 2개월만인 2021년 2월에 7,000원 이상으로 폭등한 적이 있었다. 이 정도의 겸손한 물가 상승에도 주부들 사이에서는 난리가 났었다. 생활물가와 밀접한 계란가격 폭등에 당황한 한국정부는 미국산 계란까지 긴급 수입하며 물가안정에 나섰다.

하지만 그래 봐야 한국의 계란가격은 고작 40% 올랐을 뿐이다. 이 계란가격을 베네수엘라의 2018년도 물가상승률로 대입해 보면 5,000원짜리 계란 한판이 326만원으로 폭등한 셈이다. 과연 국민들은 납득이 되겠는가? 이런 비현실적인 수치가 나오는 게 바로 초인플레이션이다.

◆ 베네수엘라의 충격적인 2번의 화폐 개혁

베네수엘라의 화폐는 '볼리바르 푸에르테'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인플레이션이면 화폐개혁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전격적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해 2018년 8월에 '볼리바르 소베라노'라는 신 화폐가 발행됐다.

구 화폐와의 교환비율은 무려 100,000 대 1이었다. 무시무시한 교환비율이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화폐개혁 이후에도 여전히 초인플레이션은 계속됐다.

IMF가 발표한 2019년의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은 무려 199배다. 2018년 8월의 화폐개혁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결국 2021년 10월에 다시 한번 화폐개혁을 단행해 '볼리바르 디히탈'이라는 신 화폐가 발행됐다. 전자화폐 기능까지 부여된 화폐다.

이번에는 구 화폐와의 교환비율이 무려 1,000,000 대 1 이었다.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 없이 그냥 화폐만 들고 있던 국민들은 쫄딱 망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런 국가 위기 상황이 되면 자주 쓰이는 또 다른 수단이 바로 은행 예금 동결이다. 베네수엘라는 국민들 개개인의 은행예금을 동결하고 하루의 현금 인출금액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썼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6.25 전쟁과 박정희(당시 최고회의 의장) 군사정권 시절의 화폐 개혁 때도 사용됐었던 흔한 정책이다. 국가가 어려워지면 국민들의 현금재산은 아주 쉽게 사용을 제한받을 수 있다.

사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경우 예금이 동결되든 말든 별 상관도 없다. 이미 자국 화폐는 거의 휴지가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도했던 암호화폐 '페트로'도 실패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2019년에는 화폐거래 대신 물물교환이 대세였다.

이런 상황이니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완전히 붕괴됐다. 일자리도 없고 필수품도 구하기 어렵고 식량도 부족하고 치안도 엉망이다.

그래서 전 국민들의 베네수엘라 탈출이 이어졌다. 경제위기가 시작된 2015년에 3,062만명이었던 베네수엘라의 인구 중 최소 500만명 이상이 최근 7년간 베네수엘라를 탈출해 인근 국가들로 흩어졌다.

먹고 살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다. 이에 2022년에는 베네수엘라 인구수가 2,691만명까지 줄어들었다. 실제로는 공식 감소 인구수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인근 국가에서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한 베네수엘라의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됐을까? 인플레이션 초기와 중기까지는 부동산 가격이 대 폭등했다. 하지만 부동산의 수요층인 국민들이 나라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경우는 과거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황과는 달리 실물자산인 부동산을 들고 있어도 반드시 안전한 건 아니다.

베네수엘라를 떠난 약 500만명의 사람들 중 일부는 탈출 자금으로 집과 가게를 처분해 일시적으로 부동산 공급이 증가하고 수요는 줄어들었다. 그래서 부동산 가격이 잠깐 하락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회복 중이다.

국민들이 모두 베네수엘라를 떠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자국 화폐는 아예 휴지가 됐으니 실물자산인 부동산과 비할 바가 아니다.

◆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희망은 원유 수출 재개

주 베네수엘라 대사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는 현재 상품 구매 시 자국 화폐 대신 미국 달러화를 사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기업들 중 65%가 종업원들에게 급여를 달러로 지급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자국 화폐 붕괴로 인해 신용카드 사용은 급감하고 기축통화인 달러 사용이 일반화된 셈이다.

베네수엘라 서민들의 실제 생활은 심각하다. 유엔 세계 식량계획(WEP)이 2020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 3명 중 1명이 식량 불안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동 빈곤 또한 심각하다. 부모들은 돈벌이를 위해 해외로 나갔거나 아예 양육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밥을 굶는 아이들이 넘쳐난다. 스스로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베네수엘라 아동이 100만명 달할 것이라는 비공식 통계도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치구조는 복잡하다. 2018년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재선 결과에 대한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됐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는 임시 대통령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60개여국도 '후안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결국 베네수엘라는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가 4년간 이어지다가 2022년말에 과이도 임시대통령이 퇴진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대선 다음해인 2019년 당시 베네수엘라와 단교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로 미국 정유사 철수 등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경제제재 종류가 무려 900개가 넘는 실정이다.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2022년에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유가가 폭등하면서 분위기가 살짝 바뀌고 있다.

 

세계 1위 원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의 물량으로 유가를 안정시키려는 극약처방 마저 필요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원유는 중질유라 정제비용이 높아 경질유보다 인기가 낮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베네수엘라는 자체적인 원유 정제기술력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원유의 대량 공급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심각했던 미국 내 유가 폭등 상황에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강경했던 미국의 입장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어쩔 수 없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11월에 베네수엘라에 남아있던 미국 셰브런사의 원유 생산 재개를 6개월간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셰브런사는 당연히 정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주 베네수엘라 대사관에 따르면 2023년 5월 기준으로 베네수엘라는 셰브론사의 원유 개발을 통해 미국에 18.5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대미 원유 수출국가 중 6위다. 또 미국은 추가적인 제재 완화와 관련된 고위급간의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다.

미국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은 2024년의 대선에서도 마두로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은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 한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역내 우호 국가들인 러시아, 중국과의 외교 확대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한다.

결론적으로 마두로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어려워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가 해소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베네수엘라 경제전문기관들은 2023년의 인플레이션율을 300~400%까지 예상하며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끝나지 않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유일한 희망은 국가 경쟁력의 거의 전부인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경제재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해 준 덕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스스로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뭘까? 곧 휴지가 될 게 뻔한 지국 화폐 대신 '달러'를 보유하는 게 최선이다. 실물자산인 부동산도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물론 달러기준으로 따져보면 베네수엘라의 부동산 또한 최악이다. 하지만 자국화폐 기준으로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는 '금'이나 '비트코인'으로 보유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부동산은 자국 화폐가치 폭락을 방어할 수는 있지만 유동성이 낮다는 점이 단점이다. 반면 '금'이나 '비트코인'은 유동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경제 위기 시 효과적인 방어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든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서민들이 대응하기가 가장 어렵다. 자산 보전은 고사하고 당장 먹고 살 돈도 없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기원한다.

 

③편에서 계속… 비트코인 ③ 붕괴되는 아르헨 화폐…한국 원화도 붕괴될까?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 : 조현아 / 편집 : 문소희)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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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만 남기고... 노만석 '떳떳하게' 퇴임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영은 기자 = 노만석(54·사법연수원 29기)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논란이 확산되자 14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퇴임사에서도 논란의 핵심인 항소 포기 과정에서의 '윗선 압력' 의혹에 대한 진실은 끝내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노 대행이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 기사에서는 항소 포기 결정에 구조적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해 퇴임 이후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항소 포기' 정쟁 한가운데 세워놓고...'외압 의혹'엔 입 닫은 퇴임사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노만석 직무대행의 퇴임식이 진행됐고, 약 30분 후인 오전 11시경 퇴임사가 공개됐다. 특히 관심을 모은 대목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과정에서 법무부 외압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노 직무대행이 퇴임사를 통해 해당 의혹의 진실을 밝힐지 여부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끝에 사표를 낸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비공개 퇴임식을 마치고 차량을 타고 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11.14 yooksa@newspim.com 하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은 퇴임사에 없었다. 항소 포기와 관련해 퇴임사에서 언급된 부분은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하여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검찰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저 스스로 물러나는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사들에 대한 징계 등 논의는 부디 멈추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항소 포기 과정과 관련된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퇴임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당시 상황과 자신의 입장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인터뷰에서 노 대행은 "정권하고 검찰이 방향이 같았으면 무난했을 텐데 솔직히 지금은 (정권과 검찰이) 완전히 역방향"이라며 "검찰청을 폐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결이 다른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무부가 항소 포기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것은 나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윗선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를 경우 선택지는 끝까지 맞서 싸우든가 받아들이든가 딱 두 가지"라며 "(윗선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건 내 생각이고 내 결정이 됐기 때문에 이제 와서 외압을 받았다는 건 우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윗선에서 항소 포기를 요구했고 자신은 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생각이 달랐지만, 끝까지 맞서 싸울 수 없었다는 점을 내비친 대목이다. 노 대행은 또 자신의 결정은 조직을 위한 일로 떳떳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표를 쓴 날 아침 출근길에 왜 지하가 아니라 기자들이 모인 출입문으로 걸어 들어갔는지 아느냐"고 반문하며 "조직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고, 그래서 떳떳했기 때문에 정문으로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퇴임식에서도 노 대행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정문으로 들어가고 퇴청했다. ◆ 與 이참에 '검찰파면법' 강행... "내부 우려를 항명으로 보는 것 안타까워"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금주•백승아•김현정 원내대변인(오른쪽부터)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검찰청법•검사징계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5.11.14 pangbin@newspim.com 노만석 대행은 스스로 '대장동 항소 포기'에 책임을 진다며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미 항소 포기 외압 논란이 정쟁으로 번진 만큼 검찰 조직은 외풍에 더욱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사를 탄핵 절차 없이 일반 공무원처럼 파면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검사 파면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들을 '정치검사'로 규정하며 '검사 힘 빼기'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노만석 대행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의 항소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항소 불허 지휘를 한 이후, 전국 검사장 18명은 노 대행에게 항소 포기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고, 참모진인 대검 부장(검사장)들까지 노 대행을 찾아가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노 대행은 이에 대해 퇴임사에서 "검찰 구성원들이 검찰의 기능과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를 내부적으로 전한 것임에도, 이를 항명이나 집단행동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조희영 전주지검 인권보호관이 글을 올려 "검사의 징계를 일반 공무원보다 엄격하게 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라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다"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을 '정치 검사들의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검사들의 반발을 가용한 법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저지·분쇄하겠다'며 발의한 법안이 '검사 파면법'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유사 입법으로 검사 파면을 강화해도 실질적으로 검찰 업무의 성격상 파면 요건에 해당할 만한 사례가 많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조직 독립성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이번 법안은 당장의 정치적 시그널이나 검찰 견제 성격이 강하고, 실무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검찰의 반발을 무조건 정치적 행동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abc123@newspim.com 2025-11-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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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왕수복, 광대 조건 다 갖춘 인물"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개념 국악 방송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의 2-1편이 19일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스팟(K·SPOT)'을 통해 공개됐다. 앞서 제1화에서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준비됐다. 제1화 '광복'에서는 제1편 '작금'을 시작으로 2편 '김구, 판소리 배우다', 3편 '이승만과 아리랑', 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제2화는 '기생'을 주제로 다루며, 이날 2-1편에서는 '왕수복, 기생이 되다'를 주제로 한 내용이 공개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왕수복은 1917년 평양에서 태어나 2003년 사망했으며, 조선 민요를 세계에 알렸던 기생이기도 하다.왕수복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성격은 쾌활하고 명랑했다고 한다. 당시 잡지 '삼천리'에서는 '왕수복의 목소리가 청아했다', '우리 민족의 한의 정서를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평안남도 강동군 입성면 남경리에서 태어난 왕수복은 , 화전을 일구는 농사꾼의 4남매 중 셋째다. 아버지가 이름을 '성실'로 지었으나 할머니가 '수복'으로 바꾸었고, 훗날 불같은 사랑을 나눈 소설가 이효석은 왕수복을 '실'로 불렀다. 변사로 나선 변상문 이사장은 왕수복에 대해 "그 당시 언론에서 표현하기를 '목소리가 청아했다', '조선민족의 전통적인 정서인 한을 아주 잘 표현했다'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7살 어린 나이에 부잣집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주는 일을 했다. 그때 풍금 소리를 듣고 마음 속에 내재된 소리를 하게 되고, 이를 듣게 된 선생님의 추천으로 명륜 여자 공립 보통학교에 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변 이사장은 "가난해서 3년 다니다 학교를 그만두게 되고, 이후 어머니한테 기생을 권유받고, 기생 권번에 입학하게 됐다. 그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소리'였다. 가곡, 민요, 시조, 판소리 등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최한이 소리꾼은 "정가(가곡·시조), 민요, 판소리 등이 전통음악의 3대장이다. 저는 국악 중·고등학교를 통해 정가를 배웠는데, 변사님은 알고 계시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변 이사장은 "시조는 가난한 사람들이 장구 장단에 맞춰서 부르는 것이고, 삼현육각 제대로 깔고 부르면 가곡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 소리꾼은 "'가난'이라고 말하신 것은 개그인 걸 알고 있다. 삼현육각 편성 유무에 따라 정가가 나뉘기도 한다"라며 "시조는 한시와 고시를 가지고 운율을 붙여서 부르는 노래로, 사랑방 음악이라고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이어 "맑은 소리는 경기 민요, 한의 정서는 판소리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진도 아리랑' 한 구절을 가창했다. 그러자 변 이사장은 "우리 음악은 애이불비(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않다는 뜻)하고 낙이불류(즐거워도 지나치게 들뜨지 않다라는 뜻)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절제의 미악이 바로 우리의 소리"라고 정의했다. 또한 변 이사장은 "왕수복은 이렇게 노래뿐만 아니라 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등 악기도 배웠다"고 말했다. 이에 최한이 소리꾼은 즉석에서 가야금 연주를 선보였다. 이후 최한이는 광대(조선 말 소리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에 얽힌 판소리를 가창하며 "광대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 번째는 인물치레, 두 번째 말 잘하는 사설치레, 그리고 다음이 득음이고 춤"이라며 "왕수복은 이를 다 갖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lice09@newspim.com 2025-11-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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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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