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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③쿠팡, 물류센터만 곧 200만평? 이미 게임 끝?

기사입력 : 2022년10월29일 09:45

최종수정 : 2022년10월29일 09:45

물류센터 핵심은 로봇과 인공지능 그리고 사람?
쿠팡 물류센터 면적 여의도 2배 규모 확대
쿠팡 비장의 무기는 풀필먼트 서비스?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쿠팡은 2022년 기준으로 한국 이커머스 1위 회사다. 쿠팡은 넓은 범위에서 유통업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은 '제조-도매-소매-소비자'라는 4단계를 갖춘다. 그런데 지금의 유통업은 어떨까. '제조-플랫폼(쿠팡 등)-소비자'라는 3단계로 끝나버린다. 유통업에 엄청난 혁신이 생긴 셈이다. 이렇게 쿠팡을 이커머스의 최강자이자 유통업의 최강자로 만든 핵심 비결은 뭘까. 바로 물류센터다.

 ◆ 쿠팡 물류센터 곧 200만평...이미 게임 끝?

쿠팡은 미국 이커머스 사업에서 1위를 차지한 아마존닷컴의 성공 비결을 좇아 한국에서 물류센터 건립에 올인했다. 경쟁사들은 쿠팡 등장 초기에 이미 쿠팡의 전략을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쿠팡의 부실한 자금력으로 볼 때 쿠팡이 막대한 물류센터 구축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쿠팡의 미친 전략에 감명받아 2회에 걸쳐 무려 3조6000억원(30억달러)을 흔쾌히 투자했던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머릿속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쿠팡의 미친 전략과 손정의의 미친 투자가 결합하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비록 적자를 보더라도 당일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한국 소비자들은 엄청난 편익을 누렸고 쿠팡에 열광했다. 이 서비스의 핵심 원천은 역시 물류센터다. 이미 한국에서 물류센터 건립 싸움은 쿠팡의 압승으로 끝나가고 있는 중이다. 

쿠팡이 발표한 '쿠팡 임팩트 리포트(2021년 말 기준)'에 따르면 쿠팡은 물류 인프라를 30여 개 지역에 100개 이상 갖추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또 직원 수는 6만5000명으로 개별회사 기준 삼성전자(11만3000명)와 현대자동차(7만2000명)에 이어 국내 고용 3위에 해당된다. 이 중 비수도권 지역의 고용인원은 1만7000명으로 지역 균형발전에 이바지하는 모양새다. 참고로 대형마트 3사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직원 수를 다 합쳐도 약 6만2000명으로 쿠팡보다는 적다.

현재 일명 쿠세권으로 알려진 쿠팡의 새벽배송 서비스 가능지역은 전국에 약 100여 곳으로 한정적이다. 물류의 효율성 측면에서 아직은 서울과 수도권, 세종과 대전 중심의 충청권, 부산 중심의 경남권, 대구 중심의 경북권에 서비스 가능지역이 몰려 있다. 전라도는 광주와 전주가 가능하고, 아직 강원도에는 새벽배송 가능지역이 미미하다. 쿠팡의 큰 그림은 전국적인 물류망을 구축해 경쟁사의 추격이 불가능한 압도적 1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 구축은 이미 경쟁회사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한국 인구 5160만명의 70%인 3600만명 이상이 쿠팡 물류 인프라로부터 10분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 쿠팡은 이 비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수도권 지역 주요 물류센터 건립은 다 끝낸 상태다. 향후에는 비수도권 물류센터 증설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그렇다면 현재 쿠팡의 물류센터 전체 면적은 얼마나 될까. 쿠팡은 2021년 초 미국 증시 상장 당시 상장보고서에서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물류회사'라는 표현을 썼다. 또 2020년 말 기준 연면적 약 70만평(2500만평방피트)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연면적은 바닥면적과 달리 층별 면적을 합산하기 때문에 좀 더 계산이 복잡하다. 1년 뒤인 2021년 말 기준 쿠팡 물류 인프라의 연면적은 약 118만평(390만제곱미터)으로 늘어났다. 1년 만에 40만평 이상 가파르게 증가한 셈이다.

2025년으로 기간을 좀 더 넓혀보면 어마어마하다. 향후에 비수도권 신규 물류센터(경남 2개, 대구 1개, 광주 1개, 대전 1개) 건립 투자예정금액이 1조원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5년의 쿠팡 물류 인프라 연면적은 200만평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이 면적을 연상할 때 가장 흔한 평수는 33평 아파트 면적이다. 또 느낌적으로 감이 잡히는 평수는 100평이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훨씬 더 큰 면적을 직관적으로 표현할 때 약 89만평(한강 둔치 제외)의 여의도 면적을 활용한다. 쿠팡의 전국 물류센터 연면적은 여의도 면적 89만평의 약 2배까지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엄청난 규모라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쿠팡의 경쟁회사인 '신세계+이마트+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가 전국적으로 물류센터를 건립해 쿠팡을 추격하는 게 가능할까. 또는 작년까지 이커머스 1위를 지켜냈던 '네이버'가 전국에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가능할까. 전통의 유통 강호인 롯데그룹이라면 혹시 물류센터 건립이 더 용이하지 않을까.

정답은 쉽지 않다. 물류센터는 돈만 있다고 구축 가능한 게 아니다. 토지 매수, 인허가 문제, 지역 민원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최근 쿠팡과 전북 완주군 간 투자협약이 무산된 사례를 살펴보자. 쿠팡은 완주군에 약 3만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완주군이 전년도의 투자협약 체결 당시 약정한 토지분양가 평당 64만5000원을 최근 83만5000원으로 30% 인상을 요구하면서 최종 협상이 결렬됐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몇 년간의 급격한 폭등 이후 큰 폭의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토지 시장만 분리해서 살펴보면 아파트보다는 상승폭이 덜했지만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토지시장의 특징은 부동산 불황기에도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물류센터 건축비 또한 급격히 상승했다. 쿠팡의 물류센터가 들어선 지역은 모두 일자리가 증가했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땅값도 많이 올랐다. 만약 경쟁업체들이 그 인근지역에 새롭게 물류센터를 건립하려 한다면 쿠팡보다 훨씬 비싼 토지가격과 건축가격을 감내해야 한다.

물류센터 건립 시 인근 주민들의 민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 요인이다. 최근 대형 물류센터는 인근 주민들에게 '기피시설' 취급을 받는 상황이다. 엄청난 수량의 화물차들이 반복적으로 운행되면서 교통체증, 매연, 소음, 환경오염 등 다양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면서 대형 물류센터 허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여러 요인들로 볼 때 경쟁사들이 대형 물류센터를 2~3년 안에 빠른 속도로 건립하며 쿠팡을 추격하기에는 이미 많은 장애물들이 놓여 있다. 

 

◆ 물류센터 핵심은 로봇과 인공지능과 사람?

쿠팡이 한국에서 선보인 새벽 및 당일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걸까.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은 소비자가 밤 12시 이전까지 주문 시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물건이 도착하는 배송 서비스다. 또 당일배송 시스템은 당일 오전 10시까지 주문 시 당일에 물건이 도착하는 획기적인 배송 서비스다. 

물류센터가 넓기만 하다고 해서 이런 빠른 배송이 가능한 건 아니다. 물류센터가 얼마나 자동화에 성공했는지에 따라 효율성 부분에서 상당한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쿠팡은 이 부분에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쿠팡이 2022년 9월에 쿠팡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영상을 살펴보면 쿠팡의 물류센터 핵심 기술력은 5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쿠팡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고객이 주문한 후 단 몇 초 만에 재고, 상품위치, 배송경로 등 수백만 개의 다양한 옵션들을 고려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예측하고 작업을 할당한다. 둘째, 물류센터의 피킹존에서 배송이 시작되는데 고객이 주문하면 즉시 작업자의 PDA에 실시간으로 주문 데이터가 전송된다. 세 번째로 물류센터 안의 피킹 로봇(AGV)은 바닥에 부착된 바코드를 인식해 물건이 있는 선반을 직접 실어 작업대까지 옮겨준다. 넷째, 해당 물건을 작업자가 꺼내서 포장작업대로 보낸 후 작업자가 자동포장기를 이용해 포장백에 물건을 넣기만 하면 알아서 포장되고 운송장이 부착된다. 다섯번째, 작업자가 분류로봇에 포장된 상품을 올려놓기만 하면 운송장에 적힌 주소를 스캔해 수백 대의 분류로봇들이 배송지역별로 분류한다.

결과적으로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단 몇 분 만에 포장과 배송지역별 분류까지 끝마치는 최첨단 기술력이 각각의 쿠팡 물류센터 안에 갖춰져 있다. 쿠팡이 쌓아온 이런 물류센터 내의 최첨단 기술력은 단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조 단위가 넘는 기술개발비를 투입해 이뤄낸 소중한 성과다. 따라서 경쟁업체들이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빠른 시간 안에 따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물류센터만 좋으면 끝? 배송은 누가 하나?

쿠팡의 자랑인 물류센터의 서비스의 경쟁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아무리 물류센터가 좋아도 결국 누군가가 소비자의 집 앞까지 상품을 배송해 줘야 한다. 물류용어로는 최종소비자와 만나는 이 구간을 '라스트 마일' 구간이라고 한다. 이 최종 배송은 누가 할까. 이런 배송과 물류 전반을 책임지는 회사가 바로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다. 쿠팡 로지스틱스는 '쿠팡친구', '쿠팡 플렉스', '쿠팡 퀵플렉스'라는 제도를 운영한다.

'쿠팡친구'는 쿠팡에서 직접 고용한 배송담당 직원으로 월급제로 운영된다. '쿠팡친구'에게는 쿠팡에서 차량도 제공하고 각종 장비와 유류비 등도 지원해 준다. 이에 반해 '쿠팡 플렉스'는 쿠팡에서 고용된 직원이 아니라 일반인이다. '쿠팡 플렉스'를 통해서 일하는 개인 배송기사는 본인이 소유한 차량을 통해 배송을 하고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오토바이든 승용차든 이동수단에 특별한 제한은 없다.

'쿠팡 퀵플렉스'는 '쿠팡 플렉스'에서 진화된 개념으로 대형 차량을 소유한 개인으로 가입 제한을 둔다. 따라서 승용차 소유자가 아니라 1톤 트럭, 냉동탑차, 저상탑차 등 물건을 더 많이 실을 수 있거나 특수 물건을 실을 수 있는 차량 보유자들만 계약이 가능하다. 또 다른 차이점은 '쿠팡 퀵플렉스'는 개인들과 직접 계약하지 않고 쿠팡과 화물차 업체들이 단체로 계약을 진행한다.

쿠팡은 자체 배송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6월부터는 한진택배에 위탁했던 '로켓배송' 물량 월 700만여 개의 절반 이상을 자체 배송으로 전환했다. 한진택배는 쿠팡 배송물량의 대거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쿠팡 로지스틱스는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 역량이 확대됨에 따라 자체 택배물량 외에 제3자 택배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작년에 화물자동차운송사업자 신청을 해 승인을 받았다.

관련 규정상 자기 물량 이외의 다른 업체 화물을 운송하는 '3자물류'를 하려면 택배전용 번호판(노란식 '배' 번호판)을 발급받아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쿠팡의 이런 움직임으로 볼 때 3자물류가 더 진화된 풀필먼트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제트배송' 확대에 진심인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

 

 ◆ 쿠팡 비장의 무기는 풀필먼트 서비스?

쿠팡의 물류센터 수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또 물류센터 면적이 커지면 커질수록 쿠팡이 단지 직매입한 물건만을 집중적으로 배송하는 '로켓배송'에만 힘을 쏟는다면 아쉬움이 생긴다. 쿠팡의 물류센터 인프라는 훨씬 더 많은 양의 상품을 처리할 능력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역량도 같이 커지게 된다. 그런데 풀필먼트 서비스는 뭘까.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3자물류'에 대해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3PL(Third Party Logistics)'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3자물류'라고 하는 이 단어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 '생산자와 판매자의 물류를 제3자를 통해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신발 전문 쇼핑몰'을 예로 들어보자. 과거에는 소비자가 신발 전문 쇼핑몰에서 '나이키 신발'이나 '아디다스 신발'을 주문하면 쇼핑몰 판매자가 신발 재고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가 신발을 포장해 직접 배송업체에 넘겨 소비자에게 배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3자물류' 서비스를 통해 '신발 전문 쇼핑몰 판매자'로부터 위탁받은 '전문 물류업체'가 바로 신발 배송을 진행한다.

꼭 자사의 쇼핑몰이 아니라 11번가, G마켓, 쿠팡의 오픈마켓을 활용하는 '판매자'들의 경우에도 3자물류를 활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아예 '제조회사'들이 '3자물류'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3자물류' 서비스 사용자는 제품 생산을 제외한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물류에 들어갈 비용과 노력을 다른 곳에 투자함으로써 고객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풀필먼트 서비스(Fulfillment Service)'는 뭘까. '3자물류'가 더 발전한 형태라고 보면 된다. '3자물류'의 과거 의미는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 부문만을 아웃소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과거보다 진화한 요즘의 '3자물류' 개념은 판매 상품의 입고, 보관, 제품 선별, 포장,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서 더 진화한 풀필먼트 서비스는 추가로 수요예측, 고객응대(CS), 교환 및 환불 서비스(AS)까지 말 그대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1위 이커머스 회사인 아마존이 전 세계 최초로 도입한 FBA(Fulfillment By Amazon) 서비스가 그 시초라고 볼 수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대로 하려면 당연히 물류센터를 보유해야 한다. 배송은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자체적인 시스템을 갖추거나, 네이버처럼 택배회사인 CJ대한통운을 활용해 3자물류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 참고로 쿠팡과 마켓컬리는 자체적인 물류센터와 직접적인 배송능력을 갖추고 있다.

'풀필먼트' 기능을 갖춘 쿠팡 '로켓배송'의 장점은 제품 직매입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제품이 물류센터에 보관돼 있어 배송이 빠르다는 점과 품질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단점은 제품을 매입해 보관하므로 재고 위험과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반대로 G마켓이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 전문회사는 플랫폼만을 제공하고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으므로 재고 위험이 없고 비용 부담이 적은 게 장점이다. 단지 중개상 역할만 할 뿐이다. 대신 오픈마켓 판매자가 별도로 직접 제품을 관리하므로 품질을 보장하기가 어렵고 배송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 제트배송 성장할수록 쿠팡 이익 급증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쿠팡의 자체 상품이 아닌 '오픈마켓 판매자들' 같은 제3자에게 제공하는 물류 서비스가 바로 '제트배송'이다. 쿠팡은 그동안 막강한 물류센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직매입한 상품들을 당일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 왔다.

하지만 계속해서 천문학적으로 물류센터에 투자해 왔기 때문에 쿠팡은 이제 직매입한 자체 상품들뿐만 아니라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여력이 충분해졌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셀러(오픈마켓 판매자)에게도 '로켓배송'처럼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해 당일배송이 가능하게 하는 '제트배송'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쿠팡을 이용하는 소상공인 파트너의 수는 2021년 말 기준 15만7000명이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단순한 쿠팡의 '오픈마켓 판매자'에서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제트배송 판매자'로 넘어가고 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의 수수료율은 4~11% 사이인 데 비해 쿠팡의 막강한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제트배송 판매자의 수수료율은 약 30%로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판매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역시 제트배송의 최강점인 당일배송과 풀필먼트를 기반으로 하는 편리한 토탈 서비스 때문이다.

이제 900만명이 넘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들은 '로켓배송'이나 '제트배송' 같은 당일배송 서비스에 익숙해져서 배송이 느린 오픈마켓 상품 구매는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쿠팡 입장에서는 직매입한 상품의 경우 매입액 전액이 매출액으로 잡히지만 오픈마켓 판매나 제트배송 판매의 경우 수수료율만큼만 매출액에 반영된다. 따라서 제트배송 판매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쿠팡의 회계상 수익구조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쿠팡의 이커머스 부문 흑자전환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제트배송 덕분이다. 또 제트배송의 경쟁력이 뛰어난 이유는 머지않아 전국에 여의도 면적의 2배인 약 200만평에 가까운 압도적 규모를 갖추게 될 쿠팡의 강력한 물류 인프라 덕분이기도 하다.

 

 ◆ 신선식품 새벽배송 최후 승리자는 로켓프레시?

쿠팡이 취급하는 물건의 80% 이상은 공산품이다. 쿠팡은 이 공산품과 생필품들을 '로켓배송'이라는 빠른 배송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문 앞까지 신속히 전달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공산품과 생필품만으로 한국의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소비자들은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원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원조는 201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마켓컬리의 '샛별배송'이다. 쿠팡도 신선식품 시장의 중요성을 깨닫고 2019년부터 '로켓프레시'라는 이름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쟁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쿠팡 외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쟁에 같이 뛰어들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쿠팡, 마켓컬리, 이마트(쓱닷컴) 같은 메이저 회사 몇 개를 제외하고는 줄줄이 철수 중이다. 롯데온, GS프레시몰, BGF 헬로네이처, 프레시지, 매쉬코리아가 최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저히 적자폭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쿠팡도 아직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기업들의 심각한 적자는 일일이 설명할 것도 없다.

왜 새벽배송은 하면 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걸까. 신선식품의 특성상 새벽배송을 위해서는 도심과 가까운 곳에 냉장∙냉동 물류센터를 설치해야 하고 콜드체인 등 설비 구축에도 상당히 많은 자금이 소요된다. 또 근로자들이 밤샘작업을 통해 배송할 상품을 분류하므로 당일배송에 비해 인건비가 최소 1.5배 이상 급증한다.

새벽배송을 아웃소싱할 경우 배송이 증가하면 할수록 배송비용도 같이 늘어난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새벽에 고객에게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배송 시스템을 갖춰야 비용이 절감된다. 이런 경우 특히 배송물량이 충분해야 배송 생산성도 높아진다.

이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하는 회사는 쿠팡, 마켓컬리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미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이런 업체들이 대량 매출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이 이 틈새를 뚫고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는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물류센터 인프라 구축이 탄탄한 쿠팡마저도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선식품 중심의 물류센터인 '프레시 풀필먼트 센터(FC)'를 추가로 건립하고 있다. 따라서 새벽배송은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후발 주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무리수가 따르는 사업이다. 뒤늦게 새벽배송 전쟁에 뛰어든 경쟁사들이 눈물을 머금고 철수하는 이유다.

하지만 쿠팡은 아직 배가 고프다. 아마존닷컴의 사례로 볼 때 이커머스 사업의 마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이 사업만으로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쿠팡은 신사업에 계속 도전하고 싶어 한다. 쿠팡이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신사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④편에서 계속… ④ 쿠팡 아직도 배고파… 신사업 흑자 날까?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이승주 / 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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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도 성과급 '10배' 격차···최고 6.8억 vs 최저 6500만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를 지적한 가운데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중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성과급 차이가 10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장 재임 시기, 각 은행별 성과급 지급 기준 차이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임원의 보수)를 분석한 결과, 이재근 행장의 성과급은 6억8000만원인 반면, 이원덕 행장은 6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재근 행장의 성과급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성과를 반영해 2022년에 지급된 상여금과 올해 1분기 지급된 단기성과급과 장기성과급을 합산한 금액이다. 이원덕 행장의 성과급 6500만원은 2018년 집행임원 재임기간에 대한 장기성과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들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현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 부회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2022.10.11 kimkim@newspim.com 국민은행은 사업보고서에서 "장·단기 성과보상체계 및 성과평가 결과는 이사회내 위원회인 '평가보상위원회' 결의사항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이원덕 행장 상여와 관련해 "보상위원회에서 결의된 경영진 보수지급기준에 따라 집행임원 재임 당시 소관 조직의 2018년~2021년 4년간의 조직업적(KPI) 평가결과 등 장기달성도를 고려해 3년이 지난 시점에 장기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 부회장)은 성과급 3억1500만원을 수령했고,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현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사업보고서에서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상(PS)이 2만1397주 있으며, 2022년~2025년의 은행 장기성과 및 지주회사 주가에 따라 지급여부 및 지급금액이 추후 확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장 중에서 전체 보수는 이재근 행장이 13억9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본급(급여) 7억원과 기타 근로소득(1700만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박성호 전 행장이 기본급 6억9900만원을 포함해 총 10억1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진옥동 전 행장은 지난해 성과급 없이 총 8억25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이원덕 행장은 기본급 4억9500만원을 포함해 총 5억61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경우 기본급 4억6500만원, 성과급 4억8800만원 등 총 9억5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윤 대표는 지난 2021년 스톡옵션 행사로 98억원대의 보수를 받아 은행권 연봉 1위에 올랐으나 작년에는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y2kid@newspim.com 2023-03-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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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3년 만에 적자전환 '경고등'…국고 지원 '언발에 오줌누기'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노인 진료비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데다 문재인 케어 추진 이후 고가의 각종 검사 등에 대한 보장성 확대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의사 면허를 빌려 병원을 운영하는 불법 사무장병원 등 주요 적자 원인을 비롯한 대응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보험 재정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올해부터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일상 회복과 병원 이용 증가로 인해 3년 만에 다시 '적자' 꼬리표를 달 전망이다. 관련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케어'가 과잉진료와 건보 재정 손실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17년 8월 건보 보장성 강화를 내세운 문 케어 시행 뒤 지출관리가 안 돼 재정 적자에 영향을 미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이와 함께 건보 재정의 악화 우려를 낳고 있는 또 다른 문제들도 꼼꼼히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모호함과 불명확성에 기인한 정부 지원 규정이 대표적이다.  ◆ 건보재정 2028년 바닥나는데…상반기 진료비만 50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재정은 코로나19 사태 속 병원 이용이 줄어든 탓에 3조원 안팎의 당기수지 흑자를 냈을 걸로 추산되나, 일상회복 시점인 올해부터 수천억에서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된다. 건보 수입에 비해 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진단이다. 문 케어의 적자는 이미 예견됐다. 앞서 정부는 30조6000억원의 재정을 투입, 건보 보장률 70% 달성의 목표를 내놨다. MRI·초음파 급여화 범위 확대를 비롯한 난임시술·2~3인실 입원비 등 환자 전액부담이던 비급여 진료항목이 2017년 9월 이후 속속 급여화됐다. 지난해 6월까지 건보기금 총 26조2616억원이 쓰였다. 건보 적용범위가 넓어지면 공단 지출도 늘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건보 가입자의 본인 부담금과 공단 급여를 합한 진료비 총액은 50조845억원으로 직전 상반기 44조8823억원 대비 5조2022억원(11.6%) 늘었다. 상반기 기준 건보 진료비는 2016년 31조1255억원에서 2017년 33조9858억원·2018년 36조7803억원·2019년 41조9830억원·2020년 42조3098억원·2021년 44조8823억원으로 증가폭이 가파르다. 이를 감안하면 2022년 진료비는 건보 사상 첫 100조원 돌파 가능성이 높다. 문 케어 이전인 2016년 연간 진료비는 64조5768억원, 2021년의 경우 93조5011억원이었다. 진료비 급증은 건보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지난해 추산된 21조2000억원의 건보 적립금은 올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28년 -6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건보 재정이 5년 뒤에는 고갈된다는 의미다. 진료비 증가 이유가 문 케어에만 있는 건 아니다. 급격한 고령화와 불법 사무장 병원, 외국인 환자 먹고 튀기 사례 등 건보 재정 누수 문제가 다수 제기된다. 그 중 건보 재정의 한 축인 정부 지원금도 큰 몫을 하는 가운데 정부가 법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11조 규모 국고지원 5년 연장…안정화 방안 논의 필요 건보 정부 지원금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와 국민건강증진법 부칙 제2항에 따라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14%는 일반회계(국고)에서, 6%는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해야한다. 그러나 정부는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낮춰 잡아 계산하는 식으로 해당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건보공단에 의하면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작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 건보 재정 지원 비중은 보험료 수입액의 13~14.8%에 불과했다. 2020년 정부 지원액은 보험료 수입(73조4185억원)의 14.8%인 9조2283억원이었다. 국고지원이 7조3482억원으로 보험료의 11.8%, 증진기금 1조8801억원(3%)이다. 2021년은 총수입 80조4921억원의 13.8%, 9조5720억원이 지원됐다. 법정 기준 13조2980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보험 방식의 건강보험 제도를 택한 주요국은 국고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일본과 프랑스는 각각 총수입의 28.7%, 63.3%를, 대만은 정부지원비율이 감소추세지만 보험료 수입의 22.1%를 지원, 우리나라 13.8%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선 정부지원 규정 명확화를 위한 법 개정 움직임이 있다. 기동민·이정문·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정부지원 개정 법률안 4건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지원 일몰 규정을 삭제하고 규정 명확화를 통해 안정적 정부 지원금을 확보하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회가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외면하면서 지원 근거는 사라졌던 터였다. 올해 정부 지원 예산 10조9702억원을 편성해 놓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보험료 7.09%→18% 폭등 우려는 물론 당장 4월 이후 정부부처 예산 편성 심의 작업과 건보 의료수가 협상 등 여러 과정상 혼란이 예고됐었다. 여야 정쟁에 발목 묶여 3개월간 진척이 없던 건보 재정에 대한 국고 지원은 5년 연장하는 법안이 23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이 같은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5년 연장해 건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개정안에는 '국고지원 확대 등 건보재정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부대 의견이 추가됐다. 출산율 감소와 함께 노인 인구 비율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일몰제 연장조치만으로는 건보 재정 건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이유가 크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흔히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국은 2000년에 이 단계를 넘어 2018년 65세 이상이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최근 통계청 인구 추계를 보면 2025년 한국은 65세 이상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25%, 2060년 43.9%에 이르러 15~64세 생산 가능 인구 48%와 맞먹는 규모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어 207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생산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건보 국고지원 과정에서 정부의 실행력 담보는 여전한 숙제다. kh99@newspim.com 2023-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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