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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②쿠팡, 미친 회사(?)의 등장과 유통업 전쟁

기사입력 : 2022년10월19일 00:00

최종수정 : 2022년10월19일 17:27

쿠팡, 로켓배송으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 평정
피 튀기는 혈투...그 끝은 적자 대행진
유통회사 4개 합친 시가총액, 쿠팡 4분의 1에 불과?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의 유통업계는 미친(?) 회사인 쿠팡이 등장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장사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한다. 돈을 벌려면 당연히 마진을 남겨야 한다. 그런데 만약 어떤 회사가 물건을 팔면서 마진을 남기지 않는다면? 마진은커녕 오히려 적자가 증가하는데도 계속해서 물건을 싸게 판매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미친 전략을 쿠팡보다 먼저 선보인 회사가 바로 미국 1위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이다. 쿠팡 역시 이 미친 전략을 한국에서 선보이며 유통업계 간의 끝 모를 전쟁이 시작됐다.

쿠팡의 전략이 한국에서 얼마나 성공을 거뒀는지는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 먼저 한국 유통업계의 역사를 살펴보자. 한국에 처음으로 인터넷 붐이 타올랐던 1999년만 해도 온라인쇼핑의 원조 격인 종합쇼핑몰 인터파크의 기세가 무서웠다. 삼성그룹에서 만든 삼성몰조차 인터파크에 밀렸을 정도다. 그런데 한국의 유통시장을 다 집어삼킬 듯 기세가 등등했던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은 2000년도의 IT 버블 붕괴 이후 상당 기간 성장 속도가 둔화됐고 삼성몰은 조용히 사라졌다.

◆ 2000년대는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전성기

2000년대 유통시장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매장들의 성장세가 탄탄했다. 한국 고급 매장의 대명사인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외에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가 급속도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며 엄청난 매출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부동의 1위인 월마트와 프랑스 까르푸가 한국 유통의 매운맛에 질려 한국에서 철수한 이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3개 회사 간 점유율 전쟁이 치열했지만 이 시기가 한국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22년 현재는 오프라인 매장들의 기세가 다시 꺾이고 쿠팡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회사들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반면 생필품, 식료품, 신선식품 위주로 구성된 대형 할인점의 매출은 심각한 정체 상태다. 전년도인 2021년에도 증가율이 고작 2% 수준이었다. 이제 소비자들은 할인마트 대신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마켓컬리 등을 이용한 온라인쇼핑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대형마트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점포를 가지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2022년 현재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전통시장에서 반경 1km 이내는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하고 대형마트의 출점을 금지하고 있다. 추가로 대형마트의 경우 매달 2번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하고 영업시간도 0시부터 10시까지는 영업을 금지하는 등 제한이 많다. 이는 온라인 쇼핑 배송 경쟁에서도 대형마트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매장을 방문하는 횟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여러 가지 영향으로 한국 대형 할인마트들의 매장 수는 감소 중이다. 2018년에 상위 3개사의 합계 대형마트 수는 421개였으나 2022년 6월 말 현재는 406개로 증가하기는커녕 오히려 15개가 감소했다.

대신 대형마트보다 마진율이 더 낮은 '창고형 할인마트'는 증가하고 있다. 코스트코, 롯데마트 맥스,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은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할인마트들은 좀처럼 늘지 않는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일명 미끼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이 다시 매장을 찾아오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홈플러스는 치킨 자영업자들의 거센 반발과 역마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값 치킨인 '당당치킨'을 6990원에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연이어 반값 피자까지 출시하며 가격 경쟁에 불을 붙여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저렴한 상품들을 출시하며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할인마트들의 극적인 매출 증대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한국 주요 3개사의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 수를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이 52개, 현대백화점이 23개, 신세계백화점이 17개를 운영 중이다. 주요 백화점 3개사의 점포 수 합계는 92개로 할인마트 상위 3개사 합계 406개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백화점 매장 수가 소폭이라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도 현대백화점은 여의도에 최고급 매장인 '더 현대 서울'을 신규 오픈했다.

왜 백화점 매장 수는 감소하지 않는 걸까. 대형마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험과 즐길거리가 많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가 명품 매장을 갖추고 있어 실적 회복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매출액 흐름을 살펴보면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보다 10%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1년에는 23% 급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2022년에도 엔데믹이 가까워 오면서 백화점 매출액은 계속 증가 추세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매출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크다. 코로나 훨씬 이전인 2018년 매출액이 30조원이고 2021년 매출액은 34조원이니 3년간 겨우 4조원 증가한 셈이다. 잘 따져보면 연평균 성장률은 4%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쇼핑 시장은 지금도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 2010년대부터 온라인 쇼핑 시장 본격 성장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를 표현하는 용어는 다양하다. 전자상거래, 이커머스, 인터넷쇼핑, 온라인쇼핑이 모두 비슷한 용어들이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한마디로 터프하다. 무시무시한 이커머스 전쟁이 20년간 계속돼 왔지만 여전히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지를 예측하는 건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 상황을 살펴보면 그동안 미친 전략을 펼쳐 왔던 쿠팡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접근해 있다. 이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자.

온라인 쇼핑 시장이 2000년대의 IT 버블 붕괴를 이겨내고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시점은 2010년대부터다. 일명 오픈마켓으로 불리는 G마켓, 옥션, 11번가의 기세가 등등했다. 전통의 유통 강호들인 신세계, 롯데, 현대그룹도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홈쇼핑 업체인 CJ몰, GS샵, NH몰도 가세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티몬, 위메프, 쿠팡까지 시장에 진입하며 온라인쇼핑몰 경쟁은 갈수록 격화됐다.

미국의 경우 온라인쇼핑 1위 사업자인 아마존닷컴의 점유율이 40~50%로 조사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10년대에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점유율 50%는커녕 10%를 차지한 업체도 없었다. 1999년부터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국은 무려 20년 이상 유통업체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압도적인 1위 업체가 없을 뿐이지 온라인쇼핑 시장 자체는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한국의 전체 소매판매액은 2020년에 475조원으로 전년도의 473조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체됐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침체됐기 때문이다. 대신 코로나19에 적응한 2021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9.1% 증가한 519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한국 전체 소매판매액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통계청 자료에서 가장 주목할 데이터는 바로 '온라인쇼핑 판매액'이다. 한국의 온라인쇼핑 판매액은 매년 연평균 20%의 증가율을 보이며 무섭게 성장해 왔다. 2018년에 113조원이던 온라인 쇼핑 판매액은 2021년에는 187조원으로 3년 만에 무려 65% 급증했다.

이는 그만큼 온라인쇼핑 사업을 영위하는 쿠팡, 네이버쇼핑, G마켓 등의 매출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쇼핑의 침투율(점유율)은 얼마나 될까. 한국의 2021년 온라인 침투율을 계산[온라인쇼핑 판매액 187조원 / 한국 전체 소매판매액 519조원 = 온라인 침투율 36%]해 보면 36%가 나온다. 그런데 이 숫자는 왜곡됐다. 승용차나 연료의 경우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좀 더 정확한 온라인 침투율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2021년의 승용차와 연료 판매액 116조원을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감한 상태에서 온라인 침투율을 구해 보는 게 좀 더 현실에 가깝다. 이렇게 계산할 경우 2021년 기준 온라인 침투율은 무려 46%다.

계산 결과를 보니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 중에서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의 절반을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쇼핑 침투율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50%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70%, 심지어 90%까지 올라 갈 수 있는 걸까. 이게 유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궁금증이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전혀 물건을 사지 않게 되는 걸까.

미국과 중국의 온라인쇼핑 거래액과 침투율을 같이 살펴보자. 한국의 온라인쇼핑 침투율은 36%(승용차 및 연료 포함, 통계청)로 미국의 19.1%(추정치)나 중국의 24.5%(추정치)에 비해 유독 높은 편이다. 미국은 아마존닷컴이 맹위를 떨치고 있음에도 아직 온라인쇼핑 침투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도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위세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는 온라인쇼핑 침투율이 낮다. 역시 한국은 세계 최강의 IT강국이다.

◆ 쿠팡, 미친(?) 회사의 등장과 1등의 조건

온라인 시장은 단 한 명의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 시장에 가깝다. 검색 시장은 구글이 다 가져갔다. 동영상 시장은 유튜브가 다 가져갔다. 미국 온라인쇼핑 시장은 아마존이 다 가져갔다. 이 상황을 한국에 대입해 보자. 한국 검색 시장은 네이버가 다 가져갔다. 하지만 한국의 온라인쇼핑 시장은 쿠팡이 진입하기 전까지 다양한 경쟁사들이 시장을 잘게 쪼개 점유율을 나눠 가지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쿠팡이 한국 온라인 시장에서 1등을 하려면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야 할까. 가격과 배송속도, 이 두 가지가 가장 핵심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과거 한국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쇼핑할 때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한 곳의 쇼핑몰에 묶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70인치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어떻게 행동할까. 가격비교 사이트나 네이버쇼핑에서 '70인치 TV'를 검색해 저렴한 가격 순서로 정렬하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브랜드와 상품을 선택한다. 결국 가장 큰 고려 대상은 가격이 된다. 그런데 가격비교 사이트를 잘 관찰해 보면 가장 저렴한 쇼핑몰은 거의 매일 바뀐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소비자들은 특정한 한 곳의 쇼핑몰에 절대 충성을 다하지 않는다.

만약 지금 내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쇼핑몰을 창업하고 한국에서 1등이 되기를 원한다면 가능할까. 당연히 가능하다. 내가 파는 물건을 시세의 반값으로 낮추고 가격비교 사이트에 연동만 시키면 된다. 그러면 내 물건은 최저가 상품으로 노출돼 날개 돋친 듯 팔릴 것이다. 손해를 보면서 파니까 당연히 잘 팔릴 수밖에 없다. 나는 한국에서 1등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뭐가 문제일까.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난다는 사실이다. 이런 미친 가격 경쟁은 하루이틀은 가능할지 몰라도 1년, 2년 지속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싸게 파는 이유는 뭘까. 적자 판매를 지속하다가 결국 망해서 폐업 정리할 게 아니라면 노림수는 하나다. 최대한 많은 충성고객들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온라인쇼핑몰이 TV 제조업체로부터 TV를 대량으로 직매입해서 판매한다고 가정해 보자. A라는 쇼핑몰은 1000개를 주문하면서 5% 할인을 요구한다. 그런데 B라는 쇼핑몰은 10만개를 주문하면서 10%의 할인을 요구해도 된다. 이게 바로 규모의 경제다. 이로 인해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는 고스란히 가격 경쟁력이 된다.

이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당연히 경쟁사보다 훨씬 더 많은 고객을 단골로 확보해야 한다. 결국 고객을 압도적으로 많이 확보하는 회사가 승리하는 구조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마존과 쿠팡은 바로 이 점이 달랐다.

아마존과 쿠팡은 그 핵심 전략을 배송속도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쿠팡은 월 4990원(현재 기준)의 '로켓 와우' 멤버십을 도입하고 그와 동시에 로켓배송을 선보였다. 이런 빠른 배송을 무기로 '쿠팡 생태계'에서만 소비자들이 머무르게 유도해 한국에서 무려 900만명이 넘는 유료 멤버십 회원을 확보한 유통 공룡이 됐다.

◆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사실 할인마트를 차를 운전해 왕복으로 다녀오는 건 상당히 귀찮은 일이다. 백화점과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은 문화 생활과 즐거운 쇼핑의 결합이지만 할인마트는 단지 뻔한 생필품을 구매하는 귀찮은 행위를 하는 곳에 불과하다. 생필품 브랜드들은 너무 뻔해 굳이 직접 현장에 가서 골라야 할 이유가 없다.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결국 내가 아는 그 맛이다.

쿠팡은 한국 소비자의 생필품 구매패턴을 아예 바꿔버렸다. 쿠팡으로 인해 소비자가 받은 이득은 뭘까. 기존의 2~3일 걸리던 느린 배송과 달리 로켓배송은 전날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새벽배송', 당일 오전 10시 이전까지 주문하면 '당일배송'이 가능해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허비하는 불필요한 시간을 아껴줬다. 쿠팡의 일관된 목표는 소비자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거다.

쿠팡이 판매하는 상품 중에 소비자에게 가장 이득이 큰 상품은 뭘까. 쿠팡의 1위 PB상품인 탐사수(생수) 2리터다. 쿠팡은 이 탐사수 2리터 12개 세트를 유료멤버십 와우회원에게는 6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1개당 583원꼴이니 웬만한 경쟁사 제품보다 저렴하다. 게다가 이 무거운 생수를 무료로 문 앞까지 배송해 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 안 할 이유가 없다.

소비자들이 엄청난 편익을 안겨주는 이 생수 미끼상품만 이용하고 다른 상품을 전혀 구매하지 않는다면 쿠팡의 적자는 지금도 심각하지만 지금보다 더 천문학적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미끼상품은 더 비싼 다른 상품들을 같이 판매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영리한 수단이다. 그리고 이 미끼상품 전략은 한국에서 결국 성공하고 있는 중이다.

◆ 쿠팡, 미친 전략의 끝은 적자 대행진

쿠팡은 12년 전인 2010년에 설립된 회사다. 쿠팡이 처음부터 미친 전략을 구사했던 건 아니다. 초기에는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쿠팡, 위메프, 티몬이 빅 3를 형성하던 시기가 있었다. 소셜커머스란 일정한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일 경우 특정 품목을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방식이다.

최소 구매 물량을 넘기기 위해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학생들이나 직장인 사이에서 쿠폰을 사면 할인 가격에 식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낮은 사업이라 경쟁사들이 순식간에 100개 이상 난립하는 등 한계가 명확한 사업이기도 했다.

쿠팡은 이런 한계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로 로켓배송이라는 미친(?) 당일배송 서비스를 2014년부터 시작했다. 이때부터 쿠팡의 경이적인 적자 대행진이 시작됐다. 쿠팡이 아마존닷컴을 벤치마크했다는 건 그 당시 한국 경쟁업체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단지 크게 경계하지 않은 건 아마존닷컴의 전략은 투자비가 너무 막대해 도저히 쿠팡이 감당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곧 망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 피 튀기는 가격 경쟁과 배송 전쟁의 결과는? 당연히 엄청난 규모의 적자 대행진이다. 쿠팡은 2018년에 1조1279억원이라는 경이적인 영업적자를 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3년 뒤인 2021년에도 1조1208억원이라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쿠팡의 미친 전략은 쿠팡뿐 아니라 모든 경쟁업체들을 다 같이 미치게 만들었다. 마켓컬리 역시 2021년에 영업적자가 2177억원으로 확대됐다. 위메프, 티몬, 11번가 역시 모두 줄줄이 적자 대행진이다. 한국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만성적인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희망적인 건 쿠팡의 경이적인 매출액 증가 현황이다. 쿠팡은 2018년에 4조3545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그리고 3년 뒤인 2021년에는 380% 폭증한 20조881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13%, 한국의 온라인쇼핑 증가율도 65%에 불과하다. 쿠팡의 성장속도가 경쟁업체들이 감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 쿠팡과 네이버의 1위 다툼

그렇다면 쿠팡의 경쟁업체들 매출액은 어느 수준일까. 유통업체들이 발표하는 각각의 매출액으로는 상호간 비교가 불가능하다. 가장 큰 이유는 직매입을 통한 매출과 단순 중개방식 매출의 차이 때문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직매입 규모가 가장 큰 회사다. 직매입한 재고를 물류센터에 쌓아두고 실제 주문이 들어오면 창고에서 신속하게 배송한다. 그런데 회계상 직매입한 상품을 판매하면 매출액은 상품 판매액 전체가 잡힌다.

그런데 백화점의 경우 직매입보다는 백화점 내 임대공간에서 발생한 판매금액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네이버, G마켓, 11번가 같은 온라인 오픈마켓 또한 직매입보다는 대부분이 단순 중개방식이다. 이런 경우 수수료만 매출로 표기한다. 따라서 직매입 규모가 큰 쿠팡의 매출액과 단순 비교하면 수치가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온라인쇼핑 회사들의 점유율을 추정할 때는 매출액보다 총거래액(GMV)을 더 중요시한다. 상품의 총거래액이 좀 더 합리적인 데이터라 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모든 업체가 발표해 주면 상호비교가 편하지만 발표를 생략하는 회사도 많다. 네이버의 2021년 총거래액은 32조~3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쿠팡의 경우 업계에서는 약 34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2021년에 쿠팡과 네이버 중 총거래액 1위가 어디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2022년의 추정치는 쿠팡이 확실히 우위라는 업계 전망이 많은 편이다.

지난 2018년부터 엄청난 고래가 새로 온라인쇼핑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바로 네이버다. 네이버는 한국의 압도적인 포털 사이트지만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을 다소 관망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8년부터 '스마트스토어'라는 쇼핑몰 솔루션을 출시하면서 쿠팡과는 또 다른 파란을 일으켰다. 이 스마트스토어가 원래부터 강력했던 네이버쇼핑과 네이버페이와 결합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업계 전문가들 중에서는 아직도 쿠팡과 네이버 중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어쨌든 이 2개사가 미래에도 양강 체제를 유지할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네이버의 2022년 2분기 실적발표회 때 네이버 경영진은 "하반기에 네이버와 쿠팡을 제외하면 다른 경쟁사들은 오히려 역성장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업계는 쿠팡과 네이버의 이커머스 점유율을 각각 20%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 1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업체가 한 곳도 없었던 한국의 치열했던 이머커스 경쟁 상황을 회상해 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점점 상위 업체들로 이커머스 거래가 집중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은 치열하다.
쿠팡이 의미 있는 수준의 이익을 내려면 최소 3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은 하겠지만 언제쯤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다행인 건 쿠팡 최대의 경쟁자인 네이버가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시마크'를 인수하면서 2조3441억원을 투자해 한국에만 자금을 집중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는 점이다. 쿠팡 입장에서는 호재라 할 수 있다.

◆ 롯데쇼핑+이마트+신세계+현대백화점의 4배?

유통업체의 매출 기준은 제각각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쿠팡의 경우 직매입한 상품이 대부분이라 상품 판매액이 대부분 매출액으로 잡힌다. 반면 백화점이나 오픈마켓의 경우 수수료만 매출액으로 잡는 경우가 많아 동일한 비교가 어렵다. 특히 연결재무제표는 계열회사 전체의 매출을 합산하기 때문에 정확한 회사 간 비교가 어렵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계상 매출액 또한 의미가 있으므로 각 회사들의 수치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

한국 주요 유통업체인 롯데쇼핑,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주식 시가총액을 모두 합쳐도 8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미국에 상장된 쿠팡 시가총액 3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2021년에 롯데마트,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 4개사의 연결재무제표상 매출액 합계는 50조4000억원으로 쿠팡 매출액 20조9000억원의 2.5배를 기록했다.

또 4개사(롯데마트,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는 모두 영업이익이 흑자였으며, 4개사 영업이익 합계는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쿠팡은 흑자는커녕 오히려 영업적자가 무려 1조1000억원이었다. 외견상 지표로만 보면 지금의 시가총액 격차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째서 투자자들은 적자투성이인 쿠팡의 밸류에이션을 버젓이 이익을 내고 있는 한국의 주요 유통업체들보다 훨씬 더 높게 평가하는 걸까. 단순히 쿠팡이 미국에 상장됐기 때문에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걸까. 아니면 쿠팡의 높은 미래 성장성과 정체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간의 따라잡을 수 없는 초격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냉정한 평가일까.

③편에서 계속… ③쿠팡, 물류센터 곧 200만평? 이미 게임 끝?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 : 양홍민 / 편집·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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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도 성과급 '10배' 격차···최고 6.8억 vs 최저 6500만원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를 지적한 가운데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중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성과급 차이가 10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장 재임 시기, 각 은행별 성과급 지급 기준 차이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임원의 보수)를 분석한 결과, 이재근 행장의 성과급은 6억8000만원인 반면, 이원덕 행장은 65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재근 행장의 성과급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성과를 반영해 2022년에 지급된 상여금과 올해 1분기 지급된 단기성과급과 장기성과급을 합산한 금액이다. 이원덕 행장의 성과급 6500만원은 2018년 집행임원 재임기간에 대한 장기성과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들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현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 부회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2022.10.11 kimkim@newspim.com 국민은행은 사업보고서에서 "장·단기 성과보상체계 및 성과평가 결과는 이사회내 위원회인 '평가보상위원회' 결의사항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이원덕 행장 상여와 관련해 "보상위원회에서 결의된 경영진 보수지급기준에 따라 집행임원 재임 당시 소관 조직의 2018년~2021년 4년간의 조직업적(KPI) 평가결과 등 장기달성도를 고려해 3년이 지난 시점에 장기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박성호 전 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 부회장)은 성과급 3억1500만원을 수령했고,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현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사업보고서에서 "장기성과연동형 주식보상(PS)이 2만1397주 있으며, 2022년~2025년의 은행 장기성과 및 지주회사 주가에 따라 지급여부 및 지급금액이 추후 확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장 중에서 전체 보수는 이재근 행장이 13억9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본급(급여) 7억원과 기타 근로소득(1700만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박성호 전 행장이 기본급 6억9900만원을 포함해 총 10억1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진옥동 전 행장은 지난해 성과급 없이 총 8억25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이원덕 행장은 기본급 4억9500만원을 포함해 총 5억61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경우 기본급 4억6500만원, 성과급 4억8800만원 등 총 9억53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윤 대표는 지난 2021년 스톡옵션 행사로 98억원대의 보수를 받아 은행권 연봉 1위에 올랐으나 작년에는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y2kid@newspim.com 2023-03-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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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3년 만에 적자전환 '경고등'…국고 지원 '언발에 오줌누기'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노인 진료비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데다 문재인 케어 추진 이후 고가의 각종 검사 등에 대한 보장성 확대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의사 면허를 빌려 병원을 운영하는 불법 사무장병원 등 주요 적자 원인을 비롯한 대응 방안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보험 재정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올해부터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일상 회복과 병원 이용 증가로 인해 3년 만에 다시 '적자' 꼬리표를 달 전망이다. 관련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초음파 검사 건강보험 적용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케어'가 과잉진료와 건보 재정 손실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17년 8월 건보 보장성 강화를 내세운 문 케어 시행 뒤 지출관리가 안 돼 재정 적자에 영향을 미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이와 함께 건보 재정의 악화 우려를 낳고 있는 또 다른 문제들도 꼼꼼히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모호함과 불명확성에 기인한 정부 지원 규정이 대표적이다.  ◆ 건보재정 2028년 바닥나는데…상반기 진료비만 50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 재정은 코로나19 사태 속 병원 이용이 줄어든 탓에 3조원 안팎의 당기수지 흑자를 냈을 걸로 추산되나, 일상회복 시점인 올해부터 수천억에서 조 단위 적자가 예상된다. 건보 수입에 비해 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진단이다. 문 케어의 적자는 이미 예견됐다. 앞서 정부는 30조6000억원의 재정을 투입, 건보 보장률 70% 달성의 목표를 내놨다. MRI·초음파 급여화 범위 확대를 비롯한 난임시술·2~3인실 입원비 등 환자 전액부담이던 비급여 진료항목이 2017년 9월 이후 속속 급여화됐다. 지난해 6월까지 건보기금 총 26조2616억원이 쓰였다. 건보 적용범위가 넓어지면 공단 지출도 늘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상반기(1~6월) 건보 가입자의 본인 부담금과 공단 급여를 합한 진료비 총액은 50조845억원으로 직전 상반기 44조8823억원 대비 5조2022억원(11.6%) 늘었다. 상반기 기준 건보 진료비는 2016년 31조1255억원에서 2017년 33조9858억원·2018년 36조7803억원·2019년 41조9830억원·2020년 42조3098억원·2021년 44조8823억원으로 증가폭이 가파르다. 이를 감안하면 2022년 진료비는 건보 사상 첫 100조원 돌파 가능성이 높다. 문 케어 이전인 2016년 연간 진료비는 64조5768억원, 2021년의 경우 93조5011억원이었다. 진료비 급증은 건보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지난해 추산된 21조2000억원의 건보 적립금은 올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28년 -6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건보 재정이 5년 뒤에는 고갈된다는 의미다. 진료비 증가 이유가 문 케어에만 있는 건 아니다. 급격한 고령화와 불법 사무장 병원, 외국인 환자 먹고 튀기 사례 등 건보 재정 누수 문제가 다수 제기된다. 그 중 건보 재정의 한 축인 정부 지원금도 큰 몫을 하는 가운데 정부가 법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11조 규모 국고지원 5년 연장…안정화 방안 논의 필요 건보 정부 지원금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와 국민건강증진법 부칙 제2항에 따라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14%는 일반회계(국고)에서, 6%는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해야한다. 그러나 정부는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낮춰 잡아 계산하는 식으로 해당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건보공단에 의하면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이 시작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 건보 재정 지원 비중은 보험료 수입액의 13~14.8%에 불과했다. 2020년 정부 지원액은 보험료 수입(73조4185억원)의 14.8%인 9조2283억원이었다. 국고지원이 7조3482억원으로 보험료의 11.8%, 증진기금 1조8801억원(3%)이다. 2021년은 총수입 80조4921억원의 13.8%, 9조5720억원이 지원됐다. 법정 기준 13조2980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보험 방식의 건강보험 제도를 택한 주요국은 국고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일본과 프랑스는 각각 총수입의 28.7%, 63.3%를, 대만은 정부지원비율이 감소추세지만 보험료 수입의 22.1%를 지원, 우리나라 13.8%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선 정부지원 규정 명확화를 위한 법 개정 움직임이 있다. 기동민·이정문·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정부지원 개정 법률안 4건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지원 일몰 규정을 삭제하고 규정 명확화를 통해 안정적 정부 지원금을 확보하도록 하는 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회가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외면하면서 지원 근거는 사라졌던 터였다. 올해 정부 지원 예산 10조9702억원을 편성해 놓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보험료 7.09%→18% 폭등 우려는 물론 당장 4월 이후 정부부처 예산 편성 심의 작업과 건보 의료수가 협상 등 여러 과정상 혼란이 예고됐었다. 여야 정쟁에 발목 묶여 3개월간 진척이 없던 건보 재정에 대한 국고 지원은 5년 연장하는 법안이 23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이 같은 우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5년 연장해 건보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개정안에는 '국고지원 확대 등 건보재정의 국가책임을 강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부대 의견이 추가됐다. 출산율 감소와 함께 노인 인구 비율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일몰제 연장조치만으로는 건보 재정 건전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이유가 크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흔히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한국은 2000년에 이 단계를 넘어 2018년 65세 이상이 전체의 14%를 차지했다. 최근 통계청 인구 추계를 보면 2025년 한국은 65세 이상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25%, 2060년 43.9%에 이르러 15~64세 생산 가능 인구 48%와 맞먹는 규모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어 207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생산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건보 국고지원 과정에서 정부의 실행력 담보는 여전한 숙제다. kh99@newspim.com 2023-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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