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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금융위기③ 2008년과 2003년의 대폭락, 우크라전쟁 닮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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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국 코스피, 고점 대비 57% 대폭락
2003년 이라크전쟁과 2022년 우크라전쟁 비슷할까
연준의 무리수? 7개월 만에 4% 기준금리 인상
위기 뒤 기회 온다...분할매수 전략은 유효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미국의 금융 시스템 대붕괴 위기가 시작됐던 2007년도에 한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단어는 용어조차 생소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당연히 그로 인해 한국 증시가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도 없었다.

이 당시 한국에서는 국내 펀드 외에도 차이나 펀드, 브라질 펀드, 러시아 펀드, 인도 펀드 등 브릭스 펀드가 대 유행하던 시기였다. 지금과 달리 미국 펀드나 미국 주식에 거의 투자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당시 분위기에서 신흥시장이 아닌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전략은 현명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됐다. 

 2003년부터 무려 4년 이상 상승세를 지속하며 주식투자자들을 행복감에 취하게 했던 글로벌 증시는 2007년 가을부터 갑자기 하락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도 몇 년간의 상승으로 2007년 10월에 2085포인트로 최고점을 형성한 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에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알려지면서 드디어 한국도 2007년 말부터 서서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 한국 증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

코스피 지수는 2008년 3월에 직전 고점 대비 -26% 하락한 1538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미국 연준이 위기에 빠진 베어스턴스를 3월에 구제금융을 통해 지원하면서 한국에서는 문제가 다 해결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워낙 유동성이 좋았던 시기라 한국 코스피 지수는 2차 상승을 시도하며 2008년 5월에는 1900포인트를 회복하기도 했다.

이 당시에 어느 정도 이익실현을 하며 시장을 관망했던 소수의 방어적인 투자자들은 폭락장으로 인해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반면 뜨거운 상승 분위기에 고무돼 주식을 매도 후 재매수한 투자자와 애초부터 장기투자 관점으로 주식을 계속 보유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2008년 5월을 기점으로 한국 코스피 지수는 죽음의 대폭락이 시작됐다. 2007년 최고점인 2085포인트에서부터 하락이 시작된 셈이니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1500포인트쯤에서 하락이 멈출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짧은 기간 안에 1200포인트가 붕괴되자 대출받아 투자했던 사람들의 반대매매가 속출했다. 하지만 그래도 1000포인트가 붕괴될 거라 생각했던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

특히 운명의 2008년 10월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끔찍한 달로 기억된다. 시장은 매일매일 폭락이 일상이었고, 대출받아 주식을 매수한 사람들이 모두 반대매매를 당하고 깡통계좌가 될 때까지 끔찍한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10월 내내 선물가격 급등락 시 발동하는 '사이드카'가 연일 이어졌다. 더 강력한 '서킷브레이커'도 두 번이나 발동됐다. 지나고 나서 보니 오히려 하락 초반에 반대매매를 당한 투자자들이 더 유리할 정도로 폭락은 끝이 없었다. 한국 뉴스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에 대한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2008년 10월 24일 금요일은 기록적인 날이었다.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한국을 대표하던 초우량 종목 대다수가 하한가를 기록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 당시 하한가 기준은 지금처럼 30%가 아니라 15%라는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투자자들은 그저 망연자실할 따름이었다.

금요일 장을 폭락으로 마친 후 주말을 지나 10월 27일 월요일에 다시 장이 열리면서 코스피 지수는 곧바로 900포인트가 붕괴됐고 장중에는 893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이때 투자자들의 공포는 상상을 초월했다. 또 주식형 펀드 대신 조금 더 방어적이라고 평가받는 지수형 ELS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모두 사색이 됐다. 한때 2만포인트를 넘어섰던 홍콩H지수가 5000포인트가 붕괴되며 당일에 12% 폭락한 4990포인트에 마감됐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이 당시 한국 ELS의 단골 기초자산이었다. 따라서 한국에서 발행된 대부분의 ELS는 이날 낙인(Knock-In)돼 투자자들을 공포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한국 투자자들을 괴롭힌 또 다른 문제는 글로벌 증시에 분산투자해 놨던 브릭스 펀드였다. 차이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증시는 모두 사이좋게 동반 폭락했다. 이 당시 누적수익률 -50%면 양호한 편에 속했다.

불과 5개월 만에 코스피 지수는 수직 낙하해 2008년 10월 893포인트까지 곤두박질쳤다. 한국 주식시장 투자자 중에서 코스피 지수 1000포인트가 붕괴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미네르바'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점에 미네르바가 500포인트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자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의 패닉 매물이 속출했다.

한국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은 건 2008년 10월 30일에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이 3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해지면서부터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무려 12% 상승한 1085포인트로 마감하며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었다.

 

원∙달러 환율은 2008년 1월 초에 940원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2008년 9월 말에는 1200원까지 상승했다. 10월에 외국인들은 한국에 외환위기가 올 것을 걱정하며 무차별 매도에 들어가 환율은 더욱 나빠졌다. 위기가 절정이던 10월 28일에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00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은 건 2008년 10월 30일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 간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원∙달러 환율은 단숨에 200원 이상 하락했다. 이후 11월 말에 다시 1470원까지 치솟으며 잠시 흔들렸지만 12월 말에는 1263원까지 하락하며 안정을 찾았다.

 

2008년도에 한국의 기준금리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위기가 닥쳤지만 한국의 경우 경기가 과열돼 있었고 원화 약세 현상으로 오히려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이었다. 놀랍게도 한국은행은 위기가 본격화되던 2008년 8월에 5%였던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오히려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결국 2008년10월에 증권시장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자금경색이 심화됐다. 이에 따라 10월 9일에 0.25%포인트, 10월 27일에 0.75%포인트를 연속 인하했지만 여전히 기준금리는 4.25%로 높은 편이었다. 11월에 다시 0.25%포인트를 내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러자 12월에는 과감하게 1%포인트를 내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로 낮췄다. 또 2009년 1월과 2월에 연속으로 0.5%포인트씩을 내려 기준금리를 2%까지 낮추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교훈

위기는 단지 위기로 끝나지 않는다. 위기 뒤에는 엄청난 기회가 온다. 투자자들은 과연 그 위기를 기회로 잘 바꿀 수 있었을까. 2008년의 투자자들은 주로 3가지 상황에 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첫 번째 상황은 적절한 시기에 좋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해 상당한 현금을 손에 쥐고 있었거나 애초에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은행 예금 등 현금만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다.

적절한 가격에 주식을 처분한 사람들의 경우 너무 싸게 사려는 욕심만 내지 않았다면 낮은 가격에 주식을 재매입해 추가적인 수익을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너무 싸게 사려 했던 사람들 중에는 매수 타이밍을 놓치고 강하게 반등하는 증시를 차마 추격 매수하지 못하고 구경만 했을 가능성도 있다.

애초에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은행 예금으로만 자금을 운용했던 사람은 이번 대폭락장에도 계속 예금만 유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밀 가격이 떨어질 때 밀을 가지고 있지 않던 사람은 밀 가격이 오를 때 역시 밀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투자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공포의 대폭락기에 주식을 매수하는 용기를 보이는 경우는 현실세계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두 번째 상황은 여유자금의 대부분을 이미 주식에 투자해 추가적인 투자 여력이 없었던 사람들이다. 이런 경우 주가 하락의 고통을 그대로 받게 된 케이스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선택지는 2개로 나뉜다. 하나는 일단 손실을 보더라도 주식을 처분한 뒤 다시 매수를 노리는 방법이다. 이런 경우 성공확률은 반반이다. 내가 매도한 가격보다 더 싸게 사야 성공하는 전략인데 막상 실전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은 그냥 가만히 있는 전략이다. 시장이 얼마가 하락하든 잊어버리고 다시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손실은 회복되기 마련이다. 이 방법이 의외로 현실적인 손실 복구 방법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원금을 회복하기 전에 어느 정도 손실이 줄어들면 매도를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 세 번째 상황은 여유자금만 주식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대출까지 일으켜 투자한 사람들이다. 특히 증권회사의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했다면 폭락의 절정기에서 대부분 반대매매로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날리고 깡통계좌가 됐을 확률이 높다.

특히 주식투자는 가급적 대출을 받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고, 부득이 대출받아 투자한다면 만기가 길어야 버티기가 좋다. 그런 측면에서 6개월마다 만기가 도래하고 또 주식 가격이 폭락할 경우 만기와 상관없이 반대매매가 진행되는 증권사 신용대출의 경우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자칫하면 예기치 못한 주가 하락기에는 큰 손실을 입을 확률이 높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끝도 없이 하락해 900포인트마저 붕괴됐던 한국 코스피 지수는 2008년 말에 1124포인트로 마감됐다. 이후 2년간 꾸준히 상승해 2년 뒤인 2010년 말에는 2053포인트까지 회복하며 그동안의 하락폭을 모두 만회했다.

따라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2년 간 계속 보유한 사람들은 본전을 찾을 수 있었다. 위기상황에서 저가매수에 나선 소수의 현명한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상당 수 투자자들은 공포에 질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주식을 투매했다.

이 당시 다음 아고라에는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쓰는 익명의 경제전문가가 환율 폭락과 증시 폭락을 맞히며 큰 화제가 됐었다. 미네르바가 유명세를 타며 한국 언론은 물론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소개되기까지 했다. 문제는 그가 2008년에 코스피 지수 1000포인트가 붕괴된 주가 하락 막바지에 지수가 500포인트까지 하락한다는 확신에 찬 주장을 펼쳤다는 점이다. 그 전망은 결과적으로 완전히 틀리고 말았다.

이 당시의 혼란과 공포 속에서 미네르바의 코스피 지수 500포인트 폭락 주장을 믿고 주식을 매도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영원히 손실을 회복할 방법이 없었다. 코스피 지수는 그 이후 다시는 900포인트 밑으로 내려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주식의 저점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분할매수와 분할매도가 더 합리적인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 2003년의 카드채 대란과 이라크전쟁

2022년에도 증시는 지루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얻은 교훈을 살리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현명할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2022년도의 주가 폭락 사례는 고점 대비 50% 이상 폭락했던 'IMF 외환위기', 'IT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느낌이 살짝 다르다. 하락폭이 다소 완만했던 2003년도의 '카드채 대란 및 이라크 전쟁' 상황과 좀 더 비슷한 느낌이다.

2003년도의 '카드채 대란'은 지금의 높은 금리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발 자금경색 상황과 유사한 측면이 있고, '미국·이라크 전쟁'은 지금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물론 디테일에서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카드채 대란 및 이라크 전쟁' 당시 코스피 지수의 고점 대비 하락률은 -46%였다. 하락기간은 12개월이었으며, 회복기간은 13개월이 소요됐다.

2003년도의 '카드채 대란'이 뭘까.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 남발과 연체대금을 갚지 못한 소비자들의 파산이 이어지면서 카드사들의 부실채권 규모가 급증했던 사건을 말한다. 그 당시에는 카드모집인이 길거리 좌판에서 카드 발급 홍보를 했고, 직업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신용카드가 마구 발급됐다.

특히 대출금리가 거의 30%였던 현금서비스가 남발되면서 대출상환능력이 없는 소비자들의 파산이 이어졌다. 2000년 말에 200만명이었던 신용불량자가 2004년 4월에는 무려 380만명을 돌파하게 된다. 이렇게 되자 당연히 신용카드사들도 무사할 리 없었다. 2003년도의 신용카드사 연체율은 무려 30%에 육박했다. 그리고 카드채를 남발해 그 돈으로 소비자들에게 대출을 해준 신용카드사들은 모두 위기에 처하게 된다.

결국 부실한 카드사들의 매각이 이어졌다. 그중 대표적으로 부실 규모가 컸던 LG카드사는 신한금융그룹에 매각돼 지금의 신한카드가 된다. 이 시기와 맞물려 미국과 이라크 간의 전쟁까지 터지면서 주식시장은 바닥을 찍게 된다. 2003년 3월에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1개월 이상 계속 하락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막상 전쟁이 터지자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이유만으로 본격적인 증시의 반등이 시작됐다.

                                                                  

◆ 우크라이나 전쟁∙인플레이션 위기, 금리가 문제?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위기 상황이 과거의 대폭락 사례인 'IMF 외환위기', 'IT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까다로운 이유는 공격적인 저금리 정책을 쓸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시장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금리인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 위기를 돌파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경제학 이론이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제로금리로도 모자라 무차별 양적완화까지 동원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위기 때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오히려 단기간에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위기 대처 방식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1년 말 기준금리는 0~0.25%로 제로금리였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미국 연준이 선택한 2022년 3월의 첫 번째 금리인상폭은 0.25%포인트로 베이비 스텝이었다. 하지만 2022년 5월에는 0.5%포인트의 빅 스텝으로 분위기가 변했다.

이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서 2022년 6월부터 11월까지 무려 4회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인 0.75%포인트씩을 거칠게 인상하며 기준금리는 무려 3.75~4.00%가 됐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금리가 낮은 편이라며 내년에 기준금리가 5%를 넘기는 것도 가능하다며 시장에 계속 엄포를 놓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연준은 2022년 3월부터 11월까지 고작 7개월 만에 무려 4% 가까이 기준금리를 올린 셈이다. 이렇게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리면 약한 고리부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불가피한 상황이라지만 금리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 속도면 미국 내에서도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특정 기업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는 경제 상태가 취약한 일부 국가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므로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글로벌 흐름상 미국의 금리정책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그나마 이번 사이클에 한국은 좀 더 선제적으로 움직인 편이다. 이미 2021년에 두 번의 금리인상을 통해 0.5%였던 기준금리를 2021년 말에는 1%로 만들어 놓은 상황이었다.

추가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2022년 1월부터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가파르게 인상했다. 그 결과 11개월만에 무려 2.25%포인트가 인상됐다. 미국보다는 인상속도가 완만했지만 그래도 현재 기준금리가 3.25%까지 올라갔으니 절대수준은 꽤 높다.

이 정도 속도면 당연히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미 시중금리 급등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으로 인해 금융시장에서 자금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 역시 원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절대금리 자체가 높아져 부채가 많은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구간이다. 결론적으로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의 높은 금리 정책으로 인해 과거보다 위기 극복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위기는 기회? 바람직한 투자자의 자세는

지금의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상황으로 인한 코스피 지수 하락은 끝난 걸까. 만약 최고점 대비 -36%의 하락률을 보인 2022년 9월 말의 2,134포인트가 코스피 지수의 저점이 맞다면 하락기간은 약 16개월이다. 2022년 10월부터는 완만한 회복구간에 들어섰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2,134포인트가 지수 저점이 아니라면 해석은 달라진다.

아직 저점을 확인한 게 아니라면 추가적인 하락률은 얼마나 될까. 2003년 '카드채 대란' 당시의 -46% 하락률을 대입해 보면 -10% 정도의 추가적인 지수 하락도 가능하다. 다행히도 2022년 12월초 기준으로는 주가가 소폭 반등해 2,450포인트를 회복한 상황이지만 아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어보자. 그동안 증권시장 역사에서 얻은 교훈은 급락한 시장은 시간을 두고 반드시 회복한다는 점이다. 만약 지금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바닥을 정확히 맞힐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을 버리고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 만약 현금이 없다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 과거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가만히만 있어도 최소한 중간은 갈 수 있다.

단 주식담보대출이나 다른 대출을 통해 투자를 유지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신중한 행동이 필요하다. 과도한 대출을 받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회복되기 전에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한 경우가 많았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만약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한 후 급 반등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1년 이내의 짧은 기간에 증시가 회복될 거로 예상한다면 그 예상은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다. 본격적인 반등에 2년 정도 소요될 지도 모른다는 보수적인 전략으로 접근해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

특히 주식담보대출은 절대금리 자체가 10% 이상으로 매우 높아 좋은 투자방법이 아니다. 또 대출 만기도 6개월로 짧고 추가적인 주가 폭락 시 반대매매 위험성도 높다. 이런 대출을 활용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신중한 후퇴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일단 주식 반대매매를 당하게 되면 나중에 시장이 회복돼도 손실을 회복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2배나 3배 레버리지ETF도 조심해야 한다.

어려운 시장 상황이지만 좋아진다는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내일 당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면 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급 반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알 수 없고, 증시의 바닥도 알 수 없다. 현명한 투자자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 조심스러운 낙관론자들이 항상 승리해 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모든 투자자들의 성공투자를 기원한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양홍민 / 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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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F-21, 내년 3월 양산 1호기 출고식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 전투기(KF-21) 양산 1호기 출고 행사가 내년 3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리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핌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2026년 연말로 잡혔던 일정이 약 10개월 앞당겨지는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KF-21(당시 KF-X) 사업은 2015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약 8조원(70억~80억달러 수준) 규모의 체계개발을 승인하면서 본궤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가 개발비 20% 분담을 약속하며 공동개발 파트너로 참여했다. 이후 설계안 확정(2019년)과 2020년 9월 최종조립 착수 과정을 거쳐 2021년 4월 시제 1호기(001번기) 출고 및 명명식에서 공식 제식명 'KF-21 보라매'가 부여됐다.​​ 지난해 11월 29일 1000소티 비행을 달성한 한국형 전투기 KF-21. 이로써 전체 약 2000소티 중 절반을 완료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2025.12.09 gomsi@newspim.com 시제기는 단좌 4대·복좌 2대를 포함해 총 6대가 제작됐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23년 초음속 돌파, 야간·무장분리 시험을 포함해 2024~2025년까지 누적 2000회 수준의 시험비행을 소화하면서 블록Ⅰ(공대공 중심) 체계개발 막바지 단계에 올라와 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이 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2026년까지 '초도양산+작전운용시험·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공군 F-4E, F-5 등 노후 3세대 전투기를 순차적으로 대체한다는 이정표를 세워왔다.​ 당초 KF-21 양산기 전력화 로드맵은 2024년 양산계약, 2025년 최종조립, 2026년 하반기 대량 양산 출고 및 전투적합 판정, 2026~2028년 초도 대대급 배치 순으로 짜여 있었다. 실제로 방추위는 2025년 3월께 '올해 20대·내년 20대' 방식의 1·2차 양산계약(20+20대)을 의결했고, 1조9000억원 안팎(1차 20대 기준 약 1조9000억원)의 초도 물량 계약이 체결되면서 사천 KAI 공장은 2025년 5월부터 양산 1호기 최종조립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연말로 잡혀 있던 '양산 출고식'을 10개월가량 당겨 2026년 3월 사천에서 여는 방향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업계에선 "양산 1호기·2호기를 포함한 초기 물량의 기체·엔진·전장 계통 신뢰성 검증이 예상보다 순조롭고, 공군의 F-4E 조기 퇴역·북한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른 전력 공백 우려가 일정 단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만 10년 만에 양산형을 내놓는 만큼,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한 '국가급 이벤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업계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은 2021년 4월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그 자리에서 "2032년까지 120대 실전배치" 목표가 공개되면서 한국의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도약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사천=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고정익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출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4.09 photo@newspim.com 내년 3월로 예고되는 이번 출고행사는 시제기가 아닌 '양산형 1호기'가 주인공인 만큼, 시제기 롤아웃 이후 약 4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다시 사천을 찾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중동 순방 과정에서 KF-21을 한국 방산 수출 패키지의 핵심 품목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향후 수출형 블록Ⅱ·블록Ⅲ 개발과 현지 공동생산·부품 협력 구상을 함께 홍보해 왔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산업부 안팎에선 "양산형 출고식이 사실상 '수출형 보라매'의 첫 공개 무대가 될 수 있는 만큼, 대통령 주관 행사로 격상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현 시점에서 군·방산업계가 그리는 '3·6·9 시나리오'의 뼈대는 비교적 선명하다. 내년 3월 사천 출고식을 통해 양산 1호기를 공개하고, 6월까지 공군·방사청 공동의 전투적합 판정(전투운용능력 평가)을 마친 뒤, 9월 전후로 공군 작전부대에 초도 인도를 시작한다는 시간표다.​ KF-21 블록Ⅰ양산기는 2026년 상반기 대량 출고 이후 강릉 제18전투비행단과 예천 제16전투비행단에 각각 1개 전투비행대대(20대 안팎) 규모로 나뉘어 초도 배치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어 2028년 이후 공대지·다목적 능력을 강화한 블록Ⅱ 80대는 횡성 제8전투비행단, 충북 지역 제19전투비행단 등으로 확산 배치돼 공군의 F-5, 구형 F-16 전력을 단계적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 국산항공기 FA-50와 함께 비행하는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의 KF-21. [사진=공군 제공] 2025.12.09 gomsi@newspim.com KF-21 사업은 개념연구 착수(2000년대 초) 이후 예산·기술 이전 문제로 수차례 좌초 위기를 겪었지만, 2015년 개발 승인 이후 10년 만에 양산형 출고 단계에 진입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전투기 체계개발-양산-수출까지 독자 사이클을 돌리는 소수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F-21 양산형 출고는 단순히 새 전투기를 들여놓는 차원을 넘어, 한국이 10년 주기의 전투기 개발·개량 사이클을 스스로 설계해 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며 "2015년 개발 승인에서 2025년 양산 1호기, 2032년 120대 전력화로 이어지는 연표는 한국이 명실상부 '전투기 개발·수출국'으로 올라섰다는 증표"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2025-12-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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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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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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