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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현대인이 음모론에 취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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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심각한 실수'를 한 '복잡한 운명'을 가진 남자가 결국 이 세상을 떠났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이야기다. 비행기 추락사. 무장 반란을 일으킨지 60일 만이다. 

치켜 뜬 눈에 분노한 표정.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범죄자 사진인 '머그샷' 굳즈로 순식간에 100억원 가까운 후원금을 벌었다. '수감번호 P01135809', 6피트 3인치에 215파운드 (190㎝에 97.5㎏), 눈 색깔은 파랑, 머리카락 색은 금발 혹은 딸기색. 트럼프는 미 조지아주(州) 풀턴 카운티 구치소에서 20분간 수감 절차를 밟으며 범죄인 인상착의 사진인 머그샷을 찍었다. 미국 전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다.

현대사회는 거짓말 같은 사실과 사실 같은 거짓이 공존한다. 안타깝게도 순도 100% 진실, 거짓이 아닌 거짓 세컵, 진실 두 스푼 처럼 순도를 낮추어 판단을 어렵게 만든 기술적인 거짓말이 훨씬 많다.

연구에 의하면 SNS에서는 진실보다 거짓이 여섯 배 빨리 퍼진다. 심지어 X (옛 트위터)에서는 분노, 불안, 공포, 증오같은 부정적 어휘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리트윗 될 확률이 20퍼센트 높아진다고 한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프리고진의 사망 소식이 지구 끝에 닿기도 전에 음모론이 고개를 들었다.

프리고진은 죽지 않았다, 사건 당시 두 대의 비행기가 동시에 떴는데 다른 비행기에 타고 있다, 푸틴의 감시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작극이다, 미사일에 격추됐다 등 얼핏 들으면 꽤나 솔깃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비밀 가득한 러시아가 배경인데다 과거 푸틴의 정적 제거 스토리가 만만치 않은 것도 확산을 거들었다. 주로 극우주의 음모론 사이트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들은 뉴욕타임지, 뉴스위크 등 주력매체에 근거없는 음모론으로 보도되면서 되려 더 힘을 얻었다.

사람은 증거를 기반으로 신중하게 평가하고 진실된 결론을 추구하는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현대인들은 괴담이나 음모론 같은 거짓말에 쉽게 속는 걸까?

첫번째 이유는 사람들의 본능적인 이야기 선호 성향 탓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뒷담화가 문화의 토대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인문학자 조너던 갓 설은 이야기를 통해 집단의 경쟁과 단합을 동시에 만들고 공동의 목표를 이루었다는 의미에서 인간을 이야기를 연장처럼 쓰는 동물, '호모픽투스(Homo Fictus)'로 정의했다.

이야기를 좋아하면 그 이야기의 전달자도 좋아한다. 이야기의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면 감정을 이입하게 되고 반복해서 듣고 싶어한다. 미디어가 일상이 되어버린 현대사회에서 호모픽투스는 거침없이 이야기를 생산하고 확장시키고 소비하며 현실을 온통 이야기로 뒤덮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임시 분향소의 프리고진 사진 [사진=로이터 뉴스핌]

두 번째는 인간의 부정편향이다. 위험한 것, 불확실한 것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정편향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부정편향은 격렬한 감정에 빠뜨려 뇌를 해킹하기 쉬운 대상으로 만드는 취약점으로 작용한다.

음모론자들은 불안, 분노, 증오, 혐오 같은 반응을 부추기는 이야기로 감정을 흔들고 서로 무관한 것들을 교묘하게 연관지어 은유적 표현으로 전달한다. 마치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높으면 해수욕장 안전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는 말과 같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해수욕장 안전사고는 인과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저 여름이라는 공통사항이 있을 뿐이다.

얼핏 뭔가 관계가 있어보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적인 느낌 뿐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여기에 감정이 이입되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무시되기 쉽다. 이렇게 길들여진 뇌는 점점 더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감정과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세 번째는 미디어 알고리즘이다. 미국 성인은 하루 평균 12시간 미디어를 소비한다. 여기서 미디어는 TV, 영화는 물론  SNS, 유튜브 등을 포함한다. 거의 눈뜨고 보내는 하루 대부분을 미디어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여과없이 노출되는 셈이다. 사용 시간이나 미디어 종류가 다를 뿐  과잉 정보상태라는 점은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머그샷. [사진=로이터 뉴스핌]

문제는 알고리즘이다. 개인 선호를 파악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만 추천한다. 뉴스도 예외는 아니다. 진실보다는 보고 싶은 것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결국 우리는 소비하고 싶은 이야기 속에 갇혀버린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오늘날 미디어 알고리즘은 스스로 알아차리기도 전에 진짜 현실이 보이지 않는 현실의 개인 맞춤형 버전을 제공한다. 우리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회학자 마셜 매클루언은 대중매체의 신기술이 세계 시민의 가치관과 이야기를 통일하여 하나로 뭉치게 할 것이라 예언했다. 멋진 말이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페이스북은 공감과 연결의 매체가 아닌 적개심과 분열의 도구가 되었다.

스탠퍼드대  미디어연구자인 클리퍼드 내스와 바이런 리브스에 의하면 현대인은 미디어를 현실로 혼동하는 현상이 있다. 원시인의 뇌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인간의 두뇌는 사람과 사물의 실감 나는 시뮬레이션으로 가득한 환경에 대처하도록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이야기 과잉 시대에 챗GPT 같은 생성형AI까지 등장했다. 프롬프트 몇 줄에 클릭 몇 번이면 일어나지 않은 사건 사진과 뉴스가 만들어진다.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려 주는 챗봇부터 점점 더 과격한 언사로 불안하고 불편한 감정으로 몰고 가는 정치인들까지 이야기의 위해 사례가 늘고 있다.

조너던 갓 설에 의하면 대처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의심하는 습관을 만든다.' 들려오는 이야기에, 나의 판단에, 타인의 의견에 '정말 맞는걸까?' 되묻는다. 감정을 이입하지 않고 몇 걸음 떨어져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면 과학적인 태도가 동원된다. 음모론자들은 감정이 이야기의 전부이자 의사결정의 핵심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의심은 광신의 예방약이다.

AI시대 호모픽투스에게 반드시 필요한 건 '의심하는 세계가 더 나은 세계'라는 확신이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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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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