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규모 구조조정 '신호탄'…노사갈등 심화 불가피
[뉴스핌=최영수 기자] SC제일은행이 임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결과 총 20명이 퇴직을 신청했다.
1일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명예퇴직 신청을 마감한 결과 상무급 이상 임원 100여명 중에 20명이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퇴직신청자 20명 중 12명은 지난달 31일자로 이미 퇴직을 했으며, 나머지 8명에도 연내에 퇴직할 예정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퇴직하지 않은 임원 8명은 후임 선정이나 긴급한 인수인계 등의 이유로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퇴직하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은행측은 지난달 6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명퇴 접수를 받았으나, 접수마감일을 31일로 열흘간 늘리면서 임원들의 명퇴를 종용한 바 있다.
당초 SC제일은행 안팎에서는 25~30명 수준의 명퇴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은행측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기존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임원들이 많아 예상보다 명퇴 규모가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의 이번 임원 명예퇴직은 은행권에서는 처음있는 일이어서 그 규모를 떠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일반적으로 임원들의 경우 1~2년 단위로 계약한 뒤 성과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한 시기를 못 박고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임원급의 절반 이상이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로서 시기적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지난 여름 사상 최장기간의 파업을 좌시한 간부들을 대상으로 보복성 인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노조측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앞서 은행측이 본보기로 임원들의 명퇴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08년 190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한 이후 최근 2년동안 20~30명 규모의 자발적인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은행측이 강도높은 명예퇴직을 종용할 것이라는 게 노조측의 관측이다. 벌써부터 '500명 감원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SC제일은행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은행 임원들의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추진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연말 구조조정의 명분쌓기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벌써부터 파업에 따른 보복성 인사가 우려되고 있다"면서 "사측이 무리한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올 연말 추진될 직원 명예퇴직을 놓고 SC제일은행 노사간 갈등이 또 다시 고조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트위터(@ys8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