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규제 OUT]① SK 공장, 첫 삽에 3년 걸렸다…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기사입력 : 2022년07월04일 16:48

최종수정 : 2022년07월07일 15:37

규제개혁 없으면 기업들 1000조 투자 약속도 공수표
규제로 투자 '발목'…기업 체감 못하는 개혁 '의미없어'
국회, 정부 아닌 민간과 기업이 규제 개혁 중심 서야

[편집자] 정부가 바뀔때마다 규제 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체감되는 규제 완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정부의 규제 개혁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이유는 있다. 국회, 정부 등 규제를 만들고 규제를 실행하는 쪽의 주도권이 세서다. 이래서는 제대로된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개혁의 결정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 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를 개혁하자는 것은 기업 등 민간의 투자 시계를 제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활력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염불에 그친 역대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정경환 서영욱 송현주 신수용 기자 = #1. SK하이닉스와 협력사는 지난 2019년 모두 120조원을 투자해 용인에 메모리 생산기지를 짓기로 했다. 글로벌 반도체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우리나라도 반도체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지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수도권 공장 총량제의 예외 사례로 인정하는 정부 심의에만 2년이 걸렸다. 3년 3개월이 지난 다음 달에야 착공이 가능할 것이란 소식이다. 해외에선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정부가 나서 경쟁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와 같이 겹겹이 쌓인 규제 아래에선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 정부 A부처 장관은 최근 모 국회의원실을 통해 규제 법안을 발의했다. 정부의 입법안에 대해선 규제영향 분석을 의무화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의원 입법안은 규제영향 분석을 하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 게다가 정부 입법으로 가면 관련 부처인 B부처, C부처 장관들과 국무회의에서 입법안을 놓고 한바탕 싸워야 하는 것도 썩 내키지 않는다.

[규제 OUT] 글싣는 순서

1. SK공장 인가에만 3년 '하세월' 
2. '에어택시' 타는 날이 오긴 올까요?
3. 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4. "누구를 위해서 마트 문 닫나"
5. "전기차 타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어요"
6. P2E 게임, 블록체인 신기술인데…국내선 '불법'
7. 신산업 울린 '타다 금지법'
8. "을(乙)은 성역?" 과도한 건설하도급 규제
9. 반도체 기업 유치 위한 美 주·지방정부의 파격 혜택
10.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11. 전문가들 "노동개혁 없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없다"
12.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 정부마다 규제 개혁 외치지만…기업 등 민간에선 "체감하기 어렵다"

1000조원. 새 정부 출범에 맞춰 10대 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이 약속한 투자 규모다. 하지만 아직까지 산업계 곳곳에서 각종 규제들이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민간 주도 성장'을 외치는 윤석열정부로선 기업들로 하여금 규제 개혁 체감도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말뿐이 아닌 제대로 된 개혁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4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과거 어느 정부 때보다 대대적인 규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은 높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내 대기업들이 총 1000조 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정부가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 화답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이 모래주머니를 달고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그만큼 대통령의 규제 개혁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력해 보인다.

하지만 기업들로선 답답하기 그지 없다. 매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외쳐왔지만, 언제 한번 숨통이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규제가 너무 많다. 그간 규제 개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규제가 폐지되면 10개가 새로 생기곤 했다.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거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규제를 빗대 '손톱 밑 가시'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런 말 들을 때마다 정말 화가 난다"면서 "손톱 밑 가시 정도는 그냥 참으면 되는 거다. 근데 지금의 규제들은 '목구멍에 들어오는 칼날'이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규제 개혁은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이전의 모든 정부에서 다룬 화두였다. 김영삼 정부의 행정쇄신위원회, 김대중 정부의 규제개혁위원회, 노무현 정부의 규제개혁기획단, 이명박 정부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장관회의, 문재인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 매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외치며 조직을 만들고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기업들 느끼는 규제의 강도는 오히려 더 강화됐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기업(322개사)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별 규제 혁신 성과 평가에서는 '정부별 큰 차이 없다'라고 한 응답이 70.8%를 차지했다. 한 마디로 기업들이 투자를 하고자 해도 정부가 그 판을 제대로 깔아주지 못 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역대 정부들마다 되풀이된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공염불에 그친 셈이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우리 경제가 처한 저성장·고물가, 성장잠재력 저하라는 총체적·구조적 위기는 민간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적 혁신을 저해하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시장 개입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러한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과제는 바로 규제 개혁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개혁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특히 의원입법안 규제 관리제도와 공무원의 성과 평가·보상 및 면책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를 개혁했다고 외친들, 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 할 정도라면 1000조 투자도 물건너갈 수밖에 없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의원입법안 규제 효과 분석을 위해 '의원입법안 규제영향분석 의무화'와 '의원입법안 규제일몰제 신설', 규제 당국인 행정부의 변화를 위해 '공무원 규제 개선 성과평가 및 보상제도'와 '적극행정에 대한 공무원 면책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규제영향분석제도는 규제를 신설·강화하기 전에 규제로 인해 국민 생활과 사회·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객관·과학적으로 예측·분석하는 제도로 현재 행정 규제에만 적용하고 있다. 규제 일몰제는 규제의 존속 또는 재검토 기한을 설정하고 기한 도래 시 폐지·개선을 검토하는 제도로, 이 또한 현재 행정 규제에만 적용 중이다.

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는 "규제는 게임의 룰 변경으로 비용-편익 부담 구조의 변경을 필연적으로 초래한다"며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두려워 현상 유지만 고수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고 규제 개혁으로 누릴 수 있는 전 국민의 편익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사진=뉴스핌 DB]

◆ 규제 만든 곳에 규제 풀라니...규제 개혁의 주체가 틀렸다

전문가들은 규제 개혁이 돌고 돌아 제자리인 이유를 규제 개혁의 주체에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규제 개혁은 규제를 만들어 온 행정 관료와 정치인들의 손에서 이뤄졌다. 현업에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이들이 규제 개혁의 중심에 서 있는 지금 체제로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혁신적인 규제 개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국민의 필요가 아니라 자기의 처우 개선을 위해, 표를 얻기 위해, 법을 만들기 때문에 다양한 규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며 "대표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유통산업발전법, 공정거래법상 규제, 지주회사 규제,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유통산업발전법을 예로 들면 이 규제로 인한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대형마트의 강제적인 휴일 지정으로 소비자들은 전통시장 방문하기 보다 아예 장보기를 포기해 버렸고,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소상공인들 역시 휴일에서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최 교수는 "많은 학자들 역시 대형마트 주변에 있는 소상공인들이 훨씬 더 보호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대형마트로 지역상권에 플러스가 되는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 되는 규제를 만들어 놨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규제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규제개혁위원회의 전문성도 지적되고 있다. 양준석 한국규제학회장(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은 "규제개혁위원회 내부 구성원은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하는 입장을 가진 이들이 대다수"라며 "규제개혁위원회와 정부의 협력 체제에 문제가 없는지 의문스럽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규제개혁의 중심에 민간과 기업, 시장이 바로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업들을 위한 규제 개혁은 마치 정부가 '친기업' 성향을 갖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어 소극적인 부분이 있었다"며 "복잡한 서류 절차를 간소화한 것 정도로 규제를 걷어냈다며 생색내기 규제에 그친 이유"라고 꼬집었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앞으로 규제 개혁은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활력 제고와 기업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육성, 공정성 확립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기업들이 원하는 규제를 정확하게 끄집어 내 족쇄를 풀 수 있어야 한다.

한상만 한국경영학회 회장(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은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선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야 한다"며 "외국에선 상황이 어려워 질 때 고용을 조정할 수 있다. 모든 걸 한꺼번에 하기보단 신사업 기회와 함께 노동 유연성에 방점을 둔 개혁이 절실하다"고 했다.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 파기환송' 향후 재판 절차는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다시 받게 되면서 향후 절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1일 오후 3시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10(파기환송)대 2(상고기각) 의견으로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소송기록을 서울고법으로 송부하면 배당 절차가 진행된다. 단 기존 2심을 진행한 재판부는 배당에서 제외되며, 재판부 배당 후 본격적인 심리가 재개된다. 재판부 배당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이번 사건은 대법원이 원심의 무죄 선고를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환송한 사건이다. 대법원판결은 기속력(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뒤집을만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기되지 않는 이상 파기환송심은 대법원판결 취지에 따라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앞서 1심은 이 후보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파기환송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선고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사자는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이 후보의 형이 확정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파기환송심 심리와 선고 자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파기환송심이 선고를 단시간에 낸다고 해도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온다면 이 후보가, 반대의 경우엔 검찰이 재상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상고이유서는 20일 안에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이 후보가 재상고를 결정하는 상황이 온다면 최소 20일은 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고려했을 땐 이 후보의 형 확정은 '6·3 조기대선' 전까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이 후보에 대한 유죄 확정이 대선 이후로 넘어가고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헌법 제84조'에 대한 논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 범위를 임기 도중 기소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당선 전 기소된 사안도 포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결국 이에 대한 해석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5-01 18:12
사진
과기부 "SKT 신규 모집 중단" 촉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SK텔레콤의 이용자 신규 모집이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SK텔레콤에 해킹사고 발생에 따른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보다 강도 높은 해결책 추진을 촉구했다. 먼저 국민이 상황을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일일 브리핑 등을 통해 현 상황을 국민 입장에서 쉽게 설명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토록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SKT 로밍센터에서 고객들이 유심교체를 위해 줄을 서 있다. 2025.04.28 choipix16@newspim.com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 될 때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모집을 전면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SK텔레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밝힌 일부 계층에 대한 유심보호서비스 일괄 적용 방안의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이번 해킹사고에 따른 이용자 피해발생 시 100% 보상을 책임지는 방안도 국민에게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설명토록 했다. 각계 소비자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위약금 면제, 손해배상, 피해보상 시 입증책임 완화 등을 검토하고, 이용자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해 이행토록 했다. 최근 SK텔레콤의 잦은 영업전산 장애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 장애 발생시 즉각적인 상황공유와 신속한 복구를 통해 번호이동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조치하도록 했다. 이달 초 연휴기간 출국자들이 공항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오래 대기하는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인력도 대폭 확대토록 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05-01 16:2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