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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OUT]⑫ 박병원 전 경총 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과 지자체에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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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주무부처가 개혁 주도하게 해선 안 돼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규제 개혁 나서도록 유도해야

[편집자] 정부가 바뀔때마다 규제 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체감되는 규제 완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정부의 규제 개혁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이유는 있다. 국회, 정부 등 규제를 만들고 규제를 실행하는 쪽의 주도권이 세서다. 이래서는 제대로된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개혁의 결정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 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를 개혁하자는 것은 기업 등 민간의 투자 시계를 제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활력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염불에 그친 역대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서 지방끼리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뉴스핌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개혁의 주도권을 민간과 지방자치단체가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고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규제 OUT] 글싣는 순서

1. SK공장 인가에만 3년 '하세월' 
2. '에어택시' 타는 날이 오긴 올까요?
3. 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4. "누구를 위해서 마트 문 닫나"
5. "전기차 타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어요"
6. P2E 게임, 블록체인 신기술인데…국내선 '불법'
7. 신산업 울린 '타다 금지법'
8. "을(乙)은 성역?" 과도한 건설하도급 규제
9. 반도체 기업 유치 위한 美 주·지방정부의 파격 혜택
10.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11. 전문가들 "노동개혁 없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없다"
12.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박 전 회장은 "설악산과 지리산의 케이블 카, 하동군이 시도하고 있는 산악철도 등과 같은 것의 허용 여부를 중앙정부가 정하고 있는 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며 "토지 이용 규제도 지역균형발전, 식량 안보 등의 이념과 엮여서 수도권 투자 제한, 그린벨트 등 가장 강고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하는 한 토지이용 관련 규제 개혁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한국경영자총협회]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체감도는 매우 낮다. 규제개혁은 정확히 어떤 목적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하는가.

= 규제 개혁의 목표는 어차피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역대 정부의 실패는 목표가 틀린 것이 아니라 방법이 잘못되었고, 강도나 의지가 미약했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규제 개혁을 정권마다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전봇대, 손톱 밑 가시, 신발 안의 돌맹이 등의 표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일선 행정부서나 지자체의 인허가 수준의 규제를 전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는 규제는 이런 수준의 규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의식구조 속에 자리잡고 있는 '획일적'인 사고방식이다. 국민 모두가 하나의 제도에 의해서 규율되어야 한다는 자승자박 때문이라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같은 토지이용 규제, 노동 규제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획일적인 사고가 지배하고 다양성, 유연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의식구조가 인허가 수준의 규제 개혁조차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최저임금의 차등화 논의에서 본 바와 같이 노동자의 입장에서 요구되는 지역별, 연령별 차등화는 법에 근거가 없다고 논의조차 되지 않고, 사용자 입장에서 요구되는 전국·획일적 적용을 전제로 한 업종별 차등화만 논의하다가 또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규제 개혁이 불가능하다. 업종별 차등화까지 포함해서 최저임금을 지방정부가 정하게 해야 비로소 유연하고 다양한 결정이 가능하게 되고 적극적 규제개혁이 가능하게 된다.

◆ 정치권이 규제개혁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양산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 정치권이 한쪽으로 규제개혁을 외치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끝없이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 내는 것은 국회의원들 때문이다. 규제는 국민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법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국회와 정치권에서 비롯된다. 공무원이나 행정부는 시행령이나 만들고 집행을 할 뿐이어서 행정부 차원의 규제 개혁만으로는 근본적으로 효과가 없게 마련이다.

국회의원은 왜 규제법을 끝없이 만들어 내느냐? 그것을 원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고, 다음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은 무관심하거나 규제 개혁을 원하는데 일부 이해당사자들은 규제를 만들어 달라고 정치인들에게 요구를 한다. 똘똘 뭉쳐져 있는 이해당사자들의 요구에 정치인들이 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규제 확산의 뿌리인 것이다.

수도권을 규제해 달라는 지방, 가격을 규제해 달라는 국민, 대기업을 규제해 달라는 중소기업, 사용자를 더 규제해 달라는 노동조합(주 52시간 노동제, 300만 명 이상의 임금노동자가 아직 받지 못 하고 있는 최저임금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실은 일부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식량 안보라는 미신을 내세워 농업 규제와 지원을 요구하는 사람들 등 규제를 요구하는 국민이 있기 때문에 규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국민이 규제를 요구하더라도 정부와 국회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그런 규제가 소기의 정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만 제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 마디로 국민을 이끌고 나갈 의사도, 능력도 없고 일부 목소리 큰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는 수준의 정치가 규제 확산의 원인인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규제를 요구하는 일부 국민의 눈치를 보다가는 전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 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들이 규제개혁을 약속하고 선출되어 규제 확산으로 끝나는 이 모순은 되풀이 될 것이다. 황당한 처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지난 수십년간 규제의 폐해를 온 국민에게 알리는 이런 노력을 해 왔다면 가격 규제, 수도권 규제, 토지이용 규제, 그린벨트 규제, 노동 규제 등이 지금의 모습이었겠는가? 

이러한 암덩어리 규제부터 해결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규제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정당하지만 방법이 틀렸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다. 강자를 규제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런 종류의 규제는 내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국가적 자해행위 밖에 안 된다는 것을 지금까지 실적으로 온 국민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약자를 도와 줌으로써 해결할 일이며 약자를 도와 줄 역량은 투자 유치로 경제를 강하게 만들어야 생긴다.

이런 관점에서 규제에 대한 국제비교도 더 많이 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규제의 폐해는 투자 유치에 있어서 국제경쟁에서 지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정치권은 표가 없는 이런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 기업, 특히 외국 기업은 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 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나라는 하지 않는 규제를 우리만 한다면 그만큼 우리만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 하게 되고 외국이 우리나라의 기업의 투자를 더 많이 유치해 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상을 전 국민에게 알린다면 규제를 주장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힘을 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규제를 다 철폐하자는 목소리가 국민들에게서 나오면 정치인들이 좀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싶다.

◆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해외로 가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어느 하나가 결정적인 이유라고 콕 찍어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해서 거국적 노력을 했었고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도 지원, 장려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배가 불러진 것인지 외국인투자 유치 노력은 커녕 우리 기업의 투자에 대한 지원도 줄여버렸고 우리 기업의 외국 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보다 3배가 넘는 투자 기피 국가가 되었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의 해외투자까지 급격히 느는 상황이 되었다. 일자리정부를 내세웠던 전 정부가 이런 상황에 아무런 문제의식도, 대책도 없이 5년을 허송세월한 것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내외국인 투자를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일자리를 만들지 못 한 것이 5년 만에 정권을 잃은 원인임을 인식하지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굳이 결정적인 이유를 말하라면 고지가와 노동에 대한 과잉 규제이다. 기업의 투자 요인은 간단하다. 자본, 노동, 토지 세 가지인데 이 세 가지 면에서 우리는 모두 경쟁국은 물론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불리하다. 대기업이나 금융회사들이 돈을 버는 것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대폭 축소되었고, 교육 규제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국제경쟁력 있는 임금 수준에 확보하기가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토지 이용 규제는 상시 토지 공급 부족국가로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땅값이 가장 비싼 나라를 만들어 버렸다. 고지가는 우리 경제의 만병의 근원이다. 토지 이용 규제의 혁파로 가용토지를 선제적으로 늘려서 지가를 떨어뜨리지 않고는 온 국민의 모든 경제활동이 한줌도 안 되는 땅 가진 사람들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이런 구조에서 탈피할 수가 없다. 아파트 가격 급등을 규제와 중과세로 해결하려다가 처절하게 실패한 전 정부가 준 교훈이 가격 안정은 오직 공급 확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불변의 철칙이다. 땅값도 공급 확대 없이는 안정시킬 수 없고 그래서는 한국 경제도 희망이 없다.

노동의 경우도 노동자를 위해서 사용자를 규제하는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데 사용자를 규제하면서 노동자를 규제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예컨대 '주 52시간 노동제'는 노동 강도, 임금 수준 등의 사정에 따라서는 그 이상 일을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노동자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에도 그들의 자유를 빼앗을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제도는 현재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300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인상이 아니라 일자리를 지키고 싶은 것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모든 획일적인 노동 규제는 반드시 일부 노동자의 자유를 침해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가 원하는 만큼은 자유를 주는 방향으로 노동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 노동자가 원하는 만큼이라도 자유를 주는 규제개혁도 못한다면 그런 나라에서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 우리나라에 대규모 투자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 제가 기억하는 규제 완화를 통한 대규모 투자 성공 사례로는 노무현 정부 초기 LG필립스의 파주 차세대 디스플레이 공장이 거의 마지막 사례가 아닐까 싶다. 2000만 평으로 기억되는데, 단순한 농지·임야 전용 규제만이 아니라 수도권 인구 집중 규제, 군사시설, 문화재 등 어려운 규제가 첩첩이 겹쳐 있었다. 게다가 '대기업 특혜'라고 하는 프레임에 걸리면 공무원 몇 명은 간단하게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어려운 과제였다. 그러나 '안 해 주면 중국으로 간다는데 무조건 되도록 하라'는 대통령 지시로 당시 재정경제부가 나서서 원스톱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그 뒤로 부품 소재 납품 기업을 위해서, 그 다음에는 이들 기업의 종업원들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서 두 차례 더 '종합 규제개혁'을 해 준 것으로 안다.

이명박 대통령 초기에 잠실의 롯데 타워 규제 개혁 사례도 공군의 반대에 서울공항의 활주로 각도를 바꾸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였지만 다중적인 규제 개혁 사례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노무현 대통령 말기의 2기 신도시는 특전사, 남성대 골프장을 내보내야 하는 더 어려운 과제였지만 관계 부처의 통합 태스크포스로 신속하게 해결한 적이 있다.

지난 정부에서 SK의 용인 반도체공장이 3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것과 대비된다. 반도체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약속을 해 놓고는 '삼성, SK 특혜법'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3년을 허송세월하고 올해 초에야 통과시킨 사람들이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대기업은 빼고 하고 싶다는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이 안 된다. 규제가 정상이고 규제개혁은 특혜라는 사고방식으로는 규제개혁은 안 된다.

◆ 성공 사례를 비춰봤을 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큰 것 같다. 올바른 규제 방향은.

= 성공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투자 프로젝트별로 중앙정부 관련부처들이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대통령이 직접 챙겨 관련 규제를 한꺼번에 다 풀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역할이 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자체의 역할이 거의 없는 이런 방식은 국가적 규모가 아닌 작은 투자사업에 일일이 다 적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권한을 지방에 넘겨서 지방끼리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시사점이다.

기업이 투자 지역을 결정하고 규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풀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갈 수 있도록 지자체의 권한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광주시가 노동력 확보 등에 특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자동차공장을 유치한 GGM 같은 사례가 더 쉽게 더 많이 생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설악산, 지리산의 케이블 카, 하동군이 시도하고 있는 산악철도 등의 허용 여부를 중앙정부가 정해 주고 있는 결정 방식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토지 이용 규제도 지역균형발전, 식량 안보 등의 이념과 엮여서 수도권 투자 제한, 그린벨트 등 가장 강고한 규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하는 한 토지이용 관련 규제개혁은 어렵다.

전세계적으로 투자 유치를 위한 지방 간 경쟁은 토지 제공, 노동력 확보와 관련한 지원과 혜택, 지방세 감면 등이 주요 수단인데 우리는 지자체가 아무런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지방에게 넘겨 주면 하늘이 무너질 일이라도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모든 권한을 지방에게 넘겨 주는 수준의 지방자치 강화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규제개혁의 길이다. 투자 유치의 주체인 지자체 장들의 손에 투자 유치를 할 수 있는 수단을 쥐어 주는 것이 가장 유효한 규제개혁의 수단이라는 말이다. 설악산 케이블카를 중앙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체제에서는 투자유치를 위한 규제개혁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 경쟁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에게 결정권을 줬을 때 장단점은.

= '낙후된 지방은 어떻게 하느냐' 또는 '무분별한 규제 완화로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하는 사고방식에서 보면 걱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지역 간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의 획일적인 상태를 그대로 두고는 규제개혁은 어렵다. 규제개혁을 해서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규제권을 다 틀어 쥐고 있는 이런 시스템으로 어떻게 규제개혁이 되겠는가? 장점을 논하기 전에 현재의 획일적 체제의 단점이 너무 명확하다. 낙후된 지역은 싼 땅값, 싼 노동력, 즉 낙후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낙후가 강점인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이 지방에 없는 것이 더 문제다.

균형 발전은 규제가 아니라 수도권에서 더 많은 세금이 들어오게 해서 낙후된 지역에 더 많은 재원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야 한다. 등소평이 중국의 개혁에 성공한 것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일부 지역, 일부 국민이 먼저 잘 사는 것을 허용'한 것이 아니던가? 잘못할 가능성 때문에 잘할 가능성을 봉쇄하는 사고방식이 우리나라를 오늘날 이렇게 행위무능력 상태로 빠뜨린 것이다.

◆ 중복 규제가 많아 주무부처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 파주 LCD 공장의 사례에서 재경부는 어떤 규제의 주무부처도 아니었다. 규제의 주무부처가 규제 개혁을 주도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교육개혁을 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주무부처라는 것은 공급자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어서 수요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규제개혁을 주도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주무부처는 피고에 불과한 그런 규제개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중복 규제라는 것이 여러가지 규제가 중첩된 것을 의미한다면, 더구나 주무부처가 아닌 부처나 조직이 결정을 주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큰 투자 사업일수록 많은 규제가 걸려 있기 마련인데 투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각 부처를 쫓아다니면서 한 건씩 규제를 해결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투자 저해 요인이다. 중앙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모든 투자 사업을 책임지고 실현할 부서와 사람을 정해서 전권을 주고 오직 규제개혁의 결과에 의해서 평가를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박병원 약력

▲ 1952년생
▲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
▲ 행정고시 17회
▲ 1986년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관실 서기관
▲ 1997년 재정경제원 부총리 비서실장
▲ 1998년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런던) 이사
▲ 2005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
▲ 2007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 2008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 2011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 2015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 2018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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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청와대'…李대통령, 오늘 첫 출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부터 청와대로 공식 출근한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으로,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다시 돌아간다. 이 대통령이 출근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옛 국방부 청사인 용산 대통령실로 마지막 출근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는 청와대에서 집무한다. [사진=대통령실] 봉황기는 대통령 재임 중 상시 게양되는 국가수반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를 가운데 두고, 상상 속의 새 봉황 두 마리가 마주 보는 문양이다. 봉황기는 윤석열정부 시절 한 번 하기된 바 있다.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출근함에 따라,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돌아간다. 용산 시대가 저물고 청와대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셈이다. 이 대통령의 청와대 연내 복귀는 많은 해석을 낳는다. 새해부터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과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의 사건이 벌어진 지난 정부와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 등이다.  청와대가 다시 문을 열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집무실이 여민관에 마련된 점이다. 청와대는 크게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본관' ▲비서관실과 수석실이 분산 배치된 '여민관 1~3동' ▲외빈 맞이와 행사를 갖는 '영빈관' ▲'대통령 관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이 본관에 위치했다. 참모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과 500m 떨어져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참모진이 있는 여민관에 마련해 거리를 좁힌 바 있는데, 이 대통령도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집무실과 여민관 집무실을 함께 쓴다는 방침이다. 주로 쓰는 집무실은 여민관이다. 여민관에서 일하는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국가상징구역 종합계획도 [자료=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대통령 집무실이 '구중궁궐'이라는 비판을 듣는 청와대로 이전을 한 만큼 국민과의 소통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도 이를 의식 중이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7일 "청와대 이전 후에는 대통령 일정과 업무에 대한 온라인 생중계 등을 더 확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청와대 시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입지가 확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목표 준공 연도는 2030년 상반기다. 아직 목표만 세운 단계라 더 늘어질 수도,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 12일 행복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 같다"며 공정 단축을 주문한 바 있어 준공 시기가 조금 더 앞당겨 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5-12-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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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 장관에 이혜훈 지명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장·차관급 등 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보수' 인사로 분류되는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했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오늘 장관급 3명, 차관 2명, 특별보좌관 2명을 각각 인사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2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장·차관급 인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KTV] 2025.12.28 pcjay@newspim.com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은 '보수 인사'로 분류된다. 2004년 한나라당으로 정계에 입문, 그해부터 17·18·20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KDI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 수석은 이 후보자를 두고 "경제 민주화 철학에 기반해 최저임금법, 이자제한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하고 불공정 거래 근절과 민생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며 "다년간 의정 활동을 바탕으로 이번에 출범하는 기획예산처가 국가 중장기 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해 미래 성장 동력을 회복시킬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민경제자문회의와 국가기술자문회의 부의장에 김성식 전 바른미래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이경수 현 ㈜인애이블퓨전 의장을 각각 기용했다. 김 전 의원 역시 보수 인사로 분류되는데, 이 수석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4차 산업혁명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탁월한 정책 역량을 인정받아온 분"이라며 "구조적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AI(인공지능) 전환 등 다양한 혁신 과제를 이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혜훈 전 의원. 2020.12.16 leehs@newspim.com 이경수 의장에 대해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핵융합 연구에 40년 가까이 매진해 온 선구자"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3대 AI 강국과 5대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김종구 현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발탁됐다. 김 차관은 정통 농정 관료로서 농식품 산업에 대한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제2차관에는 홍지선 현 경기도 남양주 부시장이 발탁됐다. 이 수석은 "경기도에서 약 28년간 철도, 도로 건설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며 "정책 설계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일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정통 관료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교통 인프라 확충, 전 국민 교통복지 실현 등 교통 소외 지역 해소 등 국정 과제를 역동적으로 구현할 적임자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은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위촉했다. 6선인 조 의원은 현역 최다선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과 민주당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역임한 바 있다. 차기 국회의장에 이름이 거론되는 증 실무 역량과 조정 능력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에는 이한주 전 민주연구원장이 위촉됐다. 이 특보는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변호사이던 시절부터 성남시에서 함께 시민운동을 했으며, 이 대통령의 '정책 멘토'로도 알려졌다.  이 수석은 이 특보를 두고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설계한 전문가로서 정부의 5개년 국정계획 수립과 국정과제 실천 등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며 "이에 따라 주요 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사진=대통령실]   pcjay@newspim.com 2025-12-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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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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