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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판 n번방 사건'도 나왔는데…처벌 수위는 여전히 '미약'

  • 기사입력 : 2021년11월11일 15:27
  • 최종수정 : 2021년11월11일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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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른바 '동물판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고어전문방'에서 화살을 쏘아 고양이를 살해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른 이모 씨가 1심에서 징역 4개월, 벌금 100만원, 집행유예 2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검찰이 구형한 동물보호법 위반에 대한 최고형인 징역 3년과 극명한 차이가 난다"며 "명백한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반발했다. 동물학대의 잔혹함과 폭력성은 나날이 심각해지는데 처벌 수위가 약해 동물학대를 사실상 방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11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관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 69건 ▲2011년 98건 ▲2012년 131건 ▲2013년 132건 ▲2014년 233건 ▲2015년 238건 ▲2016년 303건 ▲2017년 398건 ▲2018년 531건 ▲2019년 914건 ▲2020년 992건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의목소리 회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동물학대'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동물학대 범죄는 강력 처벌하고 발본색원하여, 인간과 동물이 조화롭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동물학대 없는 사회를 만들어줄 것을 촉구했다. 2021.06.15 dlsgur9757@newspim.com

동물학대 사례는 최근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따르면 강원도의 한 육군부대에서 취사병 3명이 고양이를 물고문해 죽게 하고 사체에 라이터를 붙이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 또 지난달 26일에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재개발 지역 인근에서 복부와 다리가 잘려 나간 고양이 사체가 발견됐다.

문제는 동물보호법을 위반해도 처벌 수위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2010~2020년 사이 검거된 동물보호법 위반 사범은 총 4358명이지만 이 가운데 구속된 인원은 5명에 불과하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목을 매다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 행위,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등을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날 카카오톡 오픈채팅 '고어전문방'에서 활동한 이 씨는 1심에서 징역 4개월, 벌금 100만원, 집행유예 2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씨는 채팅방에서 살아있는 고양이에게 화살을 쏘아 살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고양이 사진을 올리며 '재밌다'는 내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고양이 외에도 토끼, 너구리 등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동물보호법, 야생생물법, 총포화약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즉각 규탄 성명을 내고 "생명을 잔인하게 학대하고 죽이는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본 선고는 전혀 상식적이지도 않고 납득하기 어렵다. 카라의 활동가들은 포기하지 않고 이씨의 동물학대 최고형 구형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이 동물학대를 만연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지적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동물 학대를 잔인하게 해도 솜방망이 처벌이 나오면 대수롭지 않다는 심리가 생기면서 학대 행위가 만연해지고, 학대 정도도 심해지곤 한다"며 "동물보호법상 최고형은 3년 형인데 3년은커녕 1년 형을 받은 사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heyj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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