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 최고지도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지해야"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국제 유가가 9% 넘게 폭등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하고 이곳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 대한 압박을 공식 전략으로 택하면서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8.48달러(9.2%) 폭등한 배럴당 100.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 역시 8.48달러(9.7%) 오른 95.70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2022년 8월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유가 폭등의 도화선은 이란의 강경 행보였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새 최고지도자는 핵심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 폐쇄 유지를 선언하며 서방에 대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실제로 이날 이라크 해역에서는 폭발물을 실은 이란 보트가 유조선 2척을 공격했으며, 이로 인해 이라크 주요 항구의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 인근 오만 역시 만의 하나를 대비해 주요 수출 터미널에서 선박들을 대피시키는 등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S&P 글로벌 에너지의 짐 부하드 원유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이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빠졌다"며 "해협이 재개방되고 상·하류 부문 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이 상황은 지속될 것이고 단기간 내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EA는 전날 승인한 4억 배럴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을 언급하며 시장 안정을 꾀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분석가들은 "상세한 방출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물량이 시장에 풀릴지 회의적"이라며 "4억 배럴은 현재의 공급 차질 규모를 고려할 때 고작 25일 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IEA에 따르면 중동 걸프국가들이 하루 최소 1000만 배럴의 생산을 줄였는데 이는 전 세계 수요의 약 10%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이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총력 대응에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에너지와 농산물이 미 항구 간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존스법(Jones Act·미 항구 간 운송은 미국 국적선만 가능하도록 한 법)'의 한시적 유예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