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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⑧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기사입력 : 2023년02월14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31

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스웨덴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종종 회기 중 스웨덴 의회를 방문하곤 한다. 방청석에서 내려다본 의회 본회장 풍경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당대표가 연설하거나 대정부 질문을 던지는 단상은 의장석과 바닥 수준이 같아, 단상에 서서 당대표가 연설 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의장은 고개를 들어 시선을 위로 향해 보아야 한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의장도 국민이 뽑은 의원 중 한 사람일 뿐 높은 자리에 앉아 군림하지 못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국민을 대표해서 연설하는 당대표, 의원들의 연설을 앉아서 경청하는 의장의 눈높이를 낮춘 것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실천하는 숨겨진 그림이다.

떠나는 지도자를 위한 정적의 고별사

치열한 경쟁자도 떠날 때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 주는 것이 모든 승부의 세계다. 정치적 맞수도 떠나는 당대표에게는 경의를 표하는 것이 정치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11년 동안 당대표직을 마치고 정계를 떠나는 중앙당 안이 뢰프(Annie Lööf)와의 마지막 의회토론은 국민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안겨 주었다. 국영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된 토론은 뢰프가 의회 내 당대표 7명을 상대로 번갈아가며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평상시 같으면 신랄한 질문과 답변으로 불꽃 튀는 정책 논쟁이 오갔겠지만, 이 날 만큼은 그동안 함께 했던 정치적 경쟁자에게 덕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함께 끈끈한 정책 공조를 이어 왔던 사민당 전 총리를 시작으로 한 명씩 나와 그동안 당대표로서 경쟁하며 정책논쟁을 이끌어 왔던 파트너를 떠나보내는 진한 아쉬움을 전하는 순간이었다. 포옹과 함께 각자 준비한 선물을 전하는 모습이 정겹다. 이날의 클라이맥스는 그동안 앙숙 관계를 유지해 왔던 지미 오케손(Jimmi Åkesson) 스웨덴 민주당 대표의 고별사 때였다. 평상시 두 사람은 현란한 레토릭으로 창과 방패의 싸움을 불사했으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오케손의 고별사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안이 뢰프는 토론장에서는 저의 정적이었습니다. 때로는 얼굴이 붉힐 정도로 강한 논조로 서로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지요. 사상적 차이와 가치의 차이로 정치적으로는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였지만, 우리나라의 정치를 역동적이고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국가를 위해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국민에게 알리고 심판을 받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우리의 논점은 극과 극의 위치에 있지만 국민들을 투표소로 향하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자평 합니다. 그동안 나눈 멋진 토론들, 저의 마음을 찌르는 아픈 표현들까지도 감사를 드립니다. 한 명의 훌륭한 토론 파트너를 떠나보내는 것이 참 아쉽습니다. 당분간 쉬면서 독서의 시간이 많을 것 같아 "자유주의적 민족주의"라는 신간을 선물로 드립니다. (오케손의 스웨덴 민주당은 극우정당으로 스웨덴 민족주의의 신봉자다. 뢰프는 자유주의 신봉자다.) 나중에 이 책을 주제로 꼭 토론을 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2023. 1. 26 의회 고별사)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책을 건넨다. 이 고별사를 받아 뢰프는 이렇게 답한다.

"저도 분명 오케손과 함께 했던 뜨거운 논쟁이 그리울 겁니다. (모두가 웃음) 우리 둘은 정치적 토론에서는 매서운 경쟁자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정치를 벗어나서는 아이를 키우는 같은 부모로서 육아 정보를 주고받는 사이이기도 했지요. 함께 했던 토론에서는 날카로운 설전으로 서로의 다름을 매번 확인했지만 같은 지역구 출신으로 서로 좋은 정책토론을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얼굴에는 맑은 웃음과 장난기가 물씬 풍기는 답변으로 동료 의원들에게 무겁기만 하던 정책토론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이 잔잔한 에피소드는 국영텔레비전 SVT를 통해 전국에 방영되었고 동영상 인터넷 뉴스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저녁 뉴스에도 이 고별사는 다시 전파를 타고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었고, 떠나는 지도자의 연설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은 더 큰 여운을 남겼다.

스웨덴 중앙당 당대표 안이 뢰프(Annie Lööf) [사진=Annie Lööf 트위터 캡쳐]

설득의 핵심은 무엇일까?

정치는 정책의 경쟁이자 설득력의 경쟁이다. 조나단 채터리스-블랙(Jonathan Chateris-Black)은 그의 2011년 연구 '정치인과 레토릭'에서 효과적 설득을 위한 4가지의 요소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힘 있는 설득은 좋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신의 스토리보다는 청중(국민) 일부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스토리는 설득의 기초를 만들고 형식을 구성하는 뼈대의 역할을 한다. 둘째, 공감을 이끌어 내는 힘이다. 청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나도 당신이 느끼는 것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와 닿지 않으면 청중은 마음을 열지 않는다. 공감능력은 감성능력과 맞닿아 있다. 셋째, 논리적 설득력이다. 이것은 주장의 논거를 뒤 받쳐 주는 설명자료, 구체적 사례, 일반적 근거(이론이나 규칙성), 확률 및 개연성들로 체계적으로 보여 주어야 힘을 가진다. 넷째, 좋은 의도와 방향성이다. 당신에게 좋은 것, 그리고 당신의 자녀에게 좋은 것 뿐 아니라 윤리적이며 도덕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 주는 것이다. 노예해방은 인간의 자유, 평등, 정의에 부합되는 것이라는 것을 주장해 관철시킨 링컨의 핵심논거다. 이러한 보편적 가치와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것임을 보여 주지 못하면 논쟁에서 열세에 몰리기가 쉽다. 이 네 가지를 모두 결합해 "나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 곧 설득의 핵심이다.

설득력은 수사학적 표현 혹은 다양한 문학적 표현으로 담아낼 수 있을 때 더 큰 힘을 얻는다. 연설의 대가로 꼽히는 윈스턴 처칠과 넬슨 만델라, 버락 오바마, 존 에프 케네디와 같은 지도자들의 연설을 분석해 보면 핵심질문(question), 유추(analogy), 비유(simile), 은유(metaphor), 평행적 대치(parallel), 반복(repeat), 암시(allusion), 일화(anecdote) 등의 수사학적 기법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잘 짜인 연설과 토론은 듣는 사람에게는 진한 감동을 주고,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힘을 주며, 아픔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준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국제적 지도자들은 그 들의 임기 중 이룬 치적 뿐 아니라 연설이 주는 메시지, 감성, 목소리, 제스처 등의 울림이 우리 마음속에 오래 간직된다.

스웨덴 의회에서 진행되는 총리의 시정연설, 당대표 토론, 대정부 질문 등을 설득의 논리와 레토릭으로 분석하다 보면 어느 부분에서 설득력이 강하고 약한지, 누가 더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이런 연설과 토론을 자주 접하는 청소년들은 학생회장이나 학급반장 선거 연설들도 더욱 풍성해진다. 사회 전반에도 토론의 문화가 확산되어 사회적 분위기는 경청, 존중, 상대방 인정이라는 고도의 시민정신으로 승화된다. 국회에서 벌어지는 좋은 논쟁과 연설은 국민의 정치적 식견을 더 살찌우고 토론의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정치는 사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모든 것은 정치로 수렴된다. 그 중에서 국회는 모든 정치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그곳에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규제를 새로 만드는 것도, 없애는 것도 국회에서 이루어진다. 이익집단 간에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사안을 법을 통해 해결해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방치되어 있어 갈등을 더 증폭시키기도 한다. 국회에서 다뤄지는 정책 내용은 국민생활과 직결되고 이익집단, 지역, 계층별로 손익계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득의 기술과 논리, 감성, 가치를 가지고 경쟁할 때 두 진영이 합의를 보지 못하는 중대한 국가적 과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좌파와 우파의 논리가 아니라 국가의 공동이익을 다루는 정책의 차이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예를 들어 미래세대에 엄청난 영향을 줄 안보, 연금, 기후변화, 환경, 선거제도, 권력구조 개혁 등과 같은 국가 이슈는 국회에서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어느 한쪽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다음 선거에서 패배해 추진했던 정책이 중단되면 국력의 손실 뿐 아니라 국제적 파장과 국내적 해결 능력의 부재와 갈등으로 국력이 크게 쇠퇴하거나 존립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스웨덴 민주당 당대표 지미 오케손(Jimmi Åkesson) [사진= 유튜브 채널 Skolvarlden 캡쳐]

세 가지 중대한 국가이슈를 여야·좌우 공조로 헤쳐 나간 스웨덴

스웨덴은 1991년 재정위기가 찾아 왔을 때 실업율의 증가에 따른 세금의 급격한 감소와 저출산과 고령화의 문제가 함께 도래하면서 미래 연금고갈 문제에 봉착했다. 1960년 연금개혁 당시 3퍼센트 내외의 실업율, 3퍼센트 내외의 경제성장율, 출산율 2.3~2.4로 미래 노동력을 산출해 연금수급 능력을 예측하고 운영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빨리 인구 20퍼센트 이상의 고령자 사회로 진입하고 2.0 수준의 출산율로 떨어지면서 30년 전에 계측 했던 것 보다 빠른 연금 고갈이 현실적 문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연금문제는 현 세대에 그치지 않고 미래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대갈등을 야기 시킬 수 있는 사안이고, 정당들에게는 인기 없는 정책을 밀어 붙이다가 선거패배에 직면할 수 있는 문제였기에 선뜻 나서는 것이 큰 부담인 상황이었다.

1991년 재정위기의 상황은 정당 간 협의의 장을 열어 주었고, 이때부터 미래문제에 대한 여야의 공조체제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1991년 5개 정당 합의로 첫 단추를 꿰고 1994년 사민당과 우파 4개당이 여야협의체(pensionsgruppen)를 구성해 매년 연금개혁을 위한 국가로드맵을 만들기 시작했다. 1997년 기초연금의 수령액 삭감, 이민자의 경우 40년 이상 거주한 경우 100퍼센트 기초연금 수령 자격을 부여하고 거주기간에 따라 비율이 결정되도록 했다. 조기연금수령 연령도 60세에서 62세로 늦추고 65세 자동수령 연령도 67세로 조정하는 등 연금그룹의 활동으로 지속적 연금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합의가 지속적으로 도출되고 있다. 이 연금여야협의체는 여전히 작동되고 있어 30년간 이어지고 있는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두 번째로 국방공조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스웨덴은 중립외교의 한계와 문제점에 봉착했다. 우크라이나에 신속하게 군사지원을 결정하면서 러시아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국가를 모두 적으로 간주한다는 발언 때문이었다.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중립외교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스웨덴의 신속한 무기제공의 천명으로 나토회원국들과 함께 러시아의 공동의 적으로 적시된 것이다. 당시 총리였던 마그다레나 안데손은 전통적으로 서방 군사동맹인 나토에 반대 입장이었던 당 노선을 바꾸기 위해 당전국위와 중앙위에서 추인을 받고 나토가입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 다음 순서로 야당대표들을 초치해 스웨덴 나토가입 문제에 대한 입장들을 조율해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나토가입에 외교주권의 침해라는 입장을 관철했던 좌파계열 두 정당이 반대했지만, 의회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해 정부에 힘을 실어 주었다. 안데르손 총리는 나토가입 신청서를 낸 후 옵저버 자격으로 나토 겨울 훈련장에 참관할 할 때 야당 대표와 함께 참여할 것을 권유해 관철시켰다. "국방과 안보문제는 여와 야가 따로 없습니다. 야당도 여당이 되면 곧 국가를 이끌어 갈 정당입니다" 안데르손 총리의 야당대표 초청인터뷰 내용이다. 야당 대표인 울프 크리테르손(Ulf Kristersson)은 국가의 생존을 다루는 국가안보와 국방문제에 여야가 없다는 일성으로 함께 나토훈련장에 참가했다. 스톡홀름에서 총리전용기를 함께 타고 동계훈련장인 노르웨이까지 함께 날아갔다. 스웨덴 참가군 앞에서 두 정치인이 연설하는 모습을 TV 앞에서 지켜보는 국민들은 여야의 공조와 상생의 모습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세 번째로 코로나 대응을 위한 공조체제다. 2019년 시작된 코로나가 전국에 급속히 확산되는 상황에서 사민당 정부는 모든 정당 대표와 함께 영업제한과 집회금지 등의 시장 활동 제한과 일시적 인권침해 등에 대해 국가가 한시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코로나법 제정을 위해 그 필요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총리실에 속속 모여 드는 야당대표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 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코로나와 같은 국가위기에는 여야가 없습니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전적으로 믿겠습니다" 코로나법은 모든 정당들의 동의를 얻어 만장일치로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노인시설에서 빠른 전파로 인구수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 속에서도 야당은 정부의 조치에 대한 비난보다는 국가의 위기에는 여야가 없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의 위기에 여야 정치인들, 특히 여당의 노력과 야당대표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특히 정부에 항상 날 선 비판의 날을 세웠던 스웨덴 민주당 지미 오케손 대표조차 정부와 함께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특별담화 형식으로 표명하는 등 국가의 위기를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극복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동참했다.

[출처=게티이미지]

사회적 갈등의 심화는 결국 정치의 실패

사회적 갈등을 정치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면 분열과 폭력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결국 갈등은 정치에서 시작된다. 여야의 협치가 필요한 분야는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첨예한 정책이슈는 본회의에서 레토릭과 설득의 기술을 이용해 여야의 입장을 명확히 보여주면 정책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정치에서 갈등의 원인을 미리 제거해 주면 국민은 일상의 삶을 평온하게 살아 갈 수 있지만, 정치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사회에 던져 놓으면 주말거리는 온통 진영 간 대립의 장이 되고 만다.

정치에서 사회갈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능력의 부재도 문제이지만 분열과 갈등을 오히려 조장해 생기는 이익에 편승한 정치는 더욱 위험하다. 지역감정을 이용한 정당의 결속과 선거독식을 위해 선거제도개혁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는 분열과 갈등해결의 의지가 없는 것을 넘어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이기 때문이다.

격조 있는 정치는 사회의 격조를 높이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이다. 국회법의 절차에 따른 예산심의, 상임위의 정책토론과 의결절차에 따른 본회의 상정, 여야대표들의 연설과 대정부 질문 등의 과정은 국가의 격조를 결정하는 요소이자 국민의 정서와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교과서의 역할을 갖는다. 국회에서 피켓이 난무하고, 몸싸움과 상대방 비하의 표현이 TV를 통해 여과 없이 전달되고, 삿대질과 고함, 집단퇴장과 비아냥의 모습은 국민들이 육상릴레이 하듯 바톤을 이어 받아 주말시위정치로 이어진다. 이런 민간행사에 정치인들이 함께 참여해 상대정당을 비난하기도 한다. 절대적으로 잘못된 행위다. 정치인의 일하는 자리는 국회 본회의, 상임위, 그리고 의원세미나실, 국회도서관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말의 능력으로 설득하고, 설득 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치인에게는 좋은 설득기술을 익히기 위해 스스로 연마하는 노력이 필수다. 정책을 공부해야 토론의 근거를 강화할 수 있다. 해외 정책 사례를 알아야 논쟁에서 국민에게 좋은 예를 소개할 수 있다. 정치인의 토론은 국민에게 좋은 공부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만큼 국민의 정치지식을 살찌우고 국민의 토론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국가를 중심에 두어야 여야 간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 여와 야, 좌와 우의 간극은 국가의 이익 앞에서 아무 의기가 없기 때문이다. 두 마차가 전 속력으로 마주보며 달리면 결국 국민만 파탄된다는 것을 스웨덴의 상생의 정치, 여야가 없는 정치, 설득의 정치가 역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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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진단] 조경태 "尹, 당당히 수사받아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6선 최다선인 조경태 국민의원 의원은 13일 "특검법에 찬성한 의원에게 당을 떠나라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당을 떠날 사람은 죄 지은 사람을 지키려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뉴스핌TV 라이브 방송 '정국진단'에 출연해 "나라를 위기에 빠트린 대통령을 배출한 당으로서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맞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의원은 "정말 양심 있는 대통령이라면 '내가 가서 당당히 수사를 받겠다'고 하고 비상계엄을 한 이유를 직접 밝히는 것이 정답"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와 관련해 "2월 조금 넘어가면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나름의 결심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다음은 조경태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정국진단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오늘은 국민의힘 최다선으로 6선인 조경태 의원님 모시고 탄핵 상황과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둘러싼 갈등 상황 등에 대해 한번 말씀 들어보겠습니다.조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조경태 의원) 네 안녕하십니까? -(이 기자) 계엄 해제 표결에 주도적으로 참석을 하셨고 윤 대통령 탄핵에도 찬성하셨죠. 국민의힘 당론과는  다른 민심행보를 해오셨어요. -(조 의원) 12월 3일 비상 계엄을 대통령이 선포했었을 때 저는 가상 현실에 살고 있나 할 정도로 비현실적인 대통령의 그런 발표를 보고 그날 새벽이죠, 저희가 국회 담장을 넘어서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결의안에 제가 투표를 했습니다. 그때 그 긴박한 상황으로 봤을 때 만약에 비상계엄이 지금 이 시간까지 계속 이어졌다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갔을 것인가 정말 끔찍하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국민의힘이 어떤 특정인 개인을 위한 그런 정당이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에게서 힘을 받아서 우리 정당이 유지된다는 측면에서 또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 당이 따라야 될 진정한 당론은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비상 계엄을 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그런 당론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려고 하는 그런 당론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옳지 않은가. 저는 제가 생각하는 게 극히 상식적인 그런 발언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저는 좀 상식선에서 행동을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에 일체 협조하지 않으면서 체포 영장 집행을 두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국격에도 도움이 안되고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런 정국 상황 어떻게 풀어야 될까요?  -(조 의원) 대통령이 여러 차례 거짓말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대표적인 거짓말이라고 하면 잘했든 못했든 국민 앞에 숨지 않겠다고 했거든요. 그래놓고 지금 국민 앞에 숨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저분이 과연 우리나라의 국가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느냐 하는 거지요. 그리고 본인 한 사람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 피해를 입고 있습니까? 당장 비상계엄에 따랐던 그 명령에 따랐던 그 경찰 또는 군인들이 지금 구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 개인도 아주 힘들고 불편하지만 그 가족들의 마음은 오죽하겠습니까? 가족들은 평생 그 위치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또 헌신을 했겠습니까? 정말 양심 있는 대통령이라면 내가 가서 당당히 수사받겠다 내가 이런 이런 상황 때문에 비상 계엄을 했다라는 그런 것을 본인이 밝히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지금이라도 방송을 보고 있다면 당당히 가서 당당히 가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시라 이 말입니다. 왜 애꿎은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탄핵에 찬성하는 쪽 또 탄핵에 반대하는 쪽이 서로 충돌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격을 떨어뜨리고 또 대외 신용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하냐 이 말입니다.이런 부분은 극히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 기자) 민주당 중심의 국회 탄핵소추단이 탄핵 소추 사유서에서 내란죄를 삭제한다는 결정을 했죠. 이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요. -(조 의원)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탄핵 소추안에 담겨 있었던 주요 죄목 중에 하나가 뇌물죄였지 않습니까? 근데 그런 부분을 삭제하고 과연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위반했는지 안 했는지 만을 가지고 헌재에서 판결하도록 했지 않습니까? 당시에 탄핵 소추 국회 쪽에서의 탄핵 소추 위원장이 권성동 원내대표였습니다. 원내대표가 그 당시에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뇌물죄나 이런 몇 가지를 뺀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 지금도 거의 유사하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과연 12월 3일 대통령이 행했던 비상계엄이 위헌적인지 아닌지 이것만 판단하는 것이 무리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거든요. 다만 국민들 일부 시각에서는 이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를 의식한 거 아니냐 하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한 부분은 분명히 민주당의 패착은 맞는데 그걸 침소봉대해 대통령의 위헌적인 요소와 죄가 사해지는 건 아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당에서는 그런 모든 것을 헌재의 판단을 맡기는 것이 온당하다 이렇게 봅니다. -(이 기ㅏ) 당내에서는 '그걸 빼면은 뭐가 남느냐'는 주장도 하고 있어요. -(조 의원) 그게 말이 안 됩니다. 내란죄가 성립되는가, 안 되는가 그 앞에 있었던 행위 즉 위헌적이었던 그리고 위법적이었던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부분이 오히려 훨씬 더 큰 내용이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 탄핵에 반대하는 의원들조차도 비상계엄을 잘못했다 하거든요. 비상계엄이 잘못했다라고 하면은 그 부분에 대해서 심판을 받으면 된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이 기자) 최근에 친윤 지도부가 들어서지 않았습니까? 친윤 지도부에서 특검법 찬성한 의원에게 당을 떠나라 탈당 권유을 했었죠. 탄핵에 찬성한 의원님들이 지금 상당히 코너에 몰리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조 의원)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2021년 12월 29일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였던 윤 후보가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가서 뭐라고 표현했는가 하면요. 떳떳하면 사정기관을 통해 권력자도 조사를 받고 측근도 조사를 받는 것이지,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를 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라는 표현을 했거든요. 그러면 우리 당이 특검을 거부할 명분이 별로 없는 거 아니겠어요?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이 왜 특검을 거부합니까? 죄를 지었으니까 거부한다 이 말이 어찌 보면 본인이 한 말이거든요. 그래서 이걸 가지고 당론을 특검법을 찬성하는 사람은 당을 떠나라고 했는데 당을 떠날 사람은 죄를 지은 사람 또는 지은 죄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당을 떠나는 것이 그게 합당한 거 아닌가요? 거듭 말씀드리지만은 우리 당은 친윤의 당이 아니다 이 말입니다. 우리 당의 당명이 바로 국민의힘이라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그런 행보를 해야 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론을 정하는 것이 그게 극히 상식적인 당론이 되지 않겠나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이 기자) 최근에 영남 의원 중심으로 의원 44명이 관저 앞으로 몰려간 적이 있어요. 야당에서는 이게 윤 대통령 지키기 아니냐고 강력히 반발했어요. -(조 의원) 대통령 관저에 가신 분들은 개인적인 그런 이유와 사정이 있으시겠지만 국회의원이잖아요. 국회의원은 헌법을 수호할 의무가 있고 또 국민을 위해 양심적인 의정활동을 해야 된다 이렇게 보고 있거든요.이 국회의원 배지가 보면 이 국민을 위한 국자잖아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그 나라의 주인은 바로 대통령이 아니고 국민이거든요. 그렇다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어떻게 위헌적인 비상 계엄을 한 대통령을 지키겠다라고 할 수 있는지 아마 그 지역 유권자분들은 자존심이 되게 상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왜냐하면 국민을 지키라고 국회의원을 뽑아줬는데 불법적이고 위헌적인 그런 행위를 한 대통령을 지키겠다라고 지킴이를 자처한다면은 과연 그분들이 국민들 입장에서 올바른 국회의원으로 볼 수 있겠느냐 이거는 아주 심각한 그런 부분이라고 보고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다시 제가 호소드린다면은 제발 이성을 되찾으시고 국민을 지키는 국회의원이 되라,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해서 우리나라를 이렇게 위기에 빠뜨린 대통령을 지키겠다라고 하면 그 위헌적인 행위를 한 대통령이 착각할 수 있거든요. 자기가 잘했다고 착각을 할 수 있단 말입니다. 그런 착각이 안 들도록 잘못된 부분은 잘못됐다고 엄하게 꾸짖는 것이 맞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특히 우리 당에서 잉태한 대통령이잖아요. 우리 당에서 선출한 대통령이라면 우리 당에서 뭔가 거기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사과를 하는 것이 온당하고 우리가 민주당보다 훨씬 더 강하게 비판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라고 이야기할 때 상식을 가진 국민들께서 우리 당을 응원하고 지지하지 않을까 이렇게 저는 그렇게 보는 거죠. 그런 행동을 하면 의원 자격이 있습니까? 나는 그걸 좀 묻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유사시에 과연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해야 되는데 어떤 특정인 그것도 대통령을 위해서 한다 이렇게 해버리면 국민들이 얼마나 허탈하겠어요.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국민들께서 5년간 그 권력을 권한을 위임하는 자리거든요. 우리가 착각하면 안 된다 이 말입니다. 특히 일부 보수 진영에 있는 분들은 군주라는 표현도 쓰더라고요. 그거는 아마 왕정 시대 때 이야기인데 착각하면 안 됩니다. 민주공화국에서 군주는 바로 국민 여러분입니다. 국민이 대통령보다 더 직위가 높다는 것을 항상 알아주고 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요동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야당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과 입법 독주 등 거대 야당의 무리수가 보수 결집으로 이어져 여당 지지율이 이제 급등했다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요. -(조 의원) 우리 당이 잘해서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요. 직무 정지 상태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데 대통령 지지율이 오른다 그거 참 재미나죠. 그럼 대통령이 없어도 관계없다는 거 아닙니까? 대통령이지만 아무것도 안 하니까 오히려 지지율이 더 올라갑니다. 물론 일부는 맞다라고도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부분은 극히 제 상식에 맞지 않다 이리 보고 있고요. 우리가 조금 올라갔다 하더라도 이미 윤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력은 끝이 났다 이리 보고 있거든요. 민주당이 해도 해도 너무 지나치다는 그런 평가들도 많이 있거든요. 특히 민주당의 지금 대표로 나와 있는 이재명 대표가 여러 가지 문제가 많지 않습니까? 범죄 전과 4범에다가 지금 선거법 위반 등 여러 재판이 진행중에 있거든요. 국민들이 과연 윤석열 대통령도 밉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호의적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우리 당이 전열 정비를 잘해서 정말 상식적이고 공정하고 민주적 의식이 뚜렷한 그런 후보를 잘만 낸다면 우리가 정권 재창출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제가 누누이 강조하는 것은 윤 대통령하고 자꾸만 연관 지어 가지고 그분을 옹호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는 철저하게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선을 긋고 갈 때 저는 우리 당에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오고 희망이 있다 이렇게 보는 거지요. -(이 기자) 6선을 한 대표적인 부산 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데요. 부산 민심은 어떻습니까? -(조 의원) 부산 시민들께서는 자존심이 되게 센 분들이거든요. 역사의 고비 고비 때마다 부산이 움직이면 대한민국이 제대로 가는 그런 형국이었거든요. 다시 말씀드려서 부산이라는 도시는 민주화의 성지입니다. 민주화의 성지이기 때문에 그 자존심이라는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거든요. 대다수의 부산 시민들은 옳고 그름에 대해서 매우 엄중하다 이래 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매우 높고 또 그 민주주의를 계속 지켜 나가겠다는 그런 의식이 강한 도시가 바로 부산이거든요. 약간 극우적 사고를 하는 분들을 제외하고 상식을 가진 부산 시민들은 저에 대한 응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잘했다라기보다는 우리 비상계엄은 이거는 아주 잘못됐고 민주당은 너무 심하다 하는 양갈래가 있는데 분명한 것은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옳지 못한 행위였다 하는 것은 아마 많은 부산 시민들이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기자) 여당이 좀 변신해야 된다 이런 얘기가 많지 않습니까? 여당은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요? -(조 의원) 비상계엄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께서 유무형의 경제적 손실 그리고 정신적인 손실을 입었습니다.제가 이번에 부산 간에 제가 다녀왔습니다마는 비상계엄이 있고 나서 한 일주일 정도 후에 자기 아들의 기업이 부도가 났다는 거예요. 자금 회전이 거의 안 돼서 그랬다며 저한테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서 원망을 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가정 그런 시민들이 아주 많이 있다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 당이 해야 나아가야 될 방향은 지금의 윤 대통령 하고의 좀 분리 작업을 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좀 더 철저하게 우리 당이 윤석열 대통령하고는 분리해서 저는 가져갔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탄핵을 무효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같이 죽자는 거하고는 진배없다 이리 보고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 대해서 좀 더 단호하게 분리하는 작업을 통해서 새로운 당의 면모를 보여줄 때 정권 재창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의 힘이라는 그런 정당에 걸맞은 그런 자세로 우리가 임할 경우 국민들께서 우리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기자) 의원님이 최근에 친윤계 의원들 모임이죠. 단톡방 '시작2' 이걸 주도적으로 만드셨다고 하는데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조 의원) 제가 단독으로 만들었다기보다는 당 대표였던 한동훈 대표가 어찌 보면 쫓겨난 거잖아요. 이것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너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워요. 자기가 불리할 때는 뭉치자 하면서 평상시에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다 쳐냈거든요. 그 대표적인 인물이 이준석 대표죠. 마음에 안 드니까 내치고 그다음에 김기현 대표 마음에 안 드니까 내치고 한동훈 대표 마음에 안 드니까 내치고, 이게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그런 나라의 대통령 또는 정당에서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당 대표라는 것은 좋든 싫든 어쨌든 당원들에 의해서 선택받은 분들 아닙니까? 대통령은 당의 주인은 당원입니다라고 이야기해 놓고 당원이 뽑은 대표를 마음에 안 든다 해가지고 그런 식으로 내치는 그런 모습들은 썩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쨌든 한동훈 대표가 그런 아픔이 있는 상황에서 모임을 SNS로 한번 갖자해서 그런 모임을 저희들이 가지게 된 걸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이 기자) 최근에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한동훈 전 대표가 빠르면 1월에 복귀할 수도 있다 뭐 이런 이런 얘기도 한 적이 있어요. 의원님은 한 전 대표와 좀 소통을 하십니까? -(조 의원) 네네. 얼마 전에 제가 같이 만나서 이런저런 말씀을 나눴습니다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아직까지 등장하기를 좀 부담스러워하시고요. 아마 2월 조금 넘어가면 어 또 상황이 어떻게 또 급변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의 결심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6선인 조 의원님도 뭔가 좀 역할을 하셔야 된다 이런 당내 목소리도 있어요. -(조 의원) 저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여러 여러 채널로 듣고 있거든요. 저한테도 예를 들어서 어떠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그 역할에 대해 마다하지 않고 충실히 우리 국민의힘의 정권 재창출과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기자) 최근에 이제 민생 경제가 아주 어려운 상황인데 제대로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조 의원) 사실은 동의하고요. 저는 이러한 우리나라의 정당 정치의 폐해가 어디서 오느냐 하면 저는 당론이라는 것 때문에 온다고 봅니다. 국회의원들 각각의 헌법기관이지 않습니까? 그 헌법기관의 생각을 당론으로 올가매는 거지요. 그래서 제가 만약에 당 대표라고 한다면 첫 번째 공약이 당론을 없애는 겁니다. 그래서 보통 서방의 민주주의가 아주 활발하게 펼쳐져 있는 정치 선진국가들을 보면은 당론이 없거든요. 저는 이런 당론이 결국 우리 국민들의 어떤 삶, 즉 민생의 발목을 잡는 하나의 큰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보고 있거든요. 지금도 이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가서 이제 헌재를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여야가 정상적인 국회 운영으로 해서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되는데 고소 고발하고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정치가 실종이 돼버리거든요. 그렇게 고소 고발할 것 같으면 뭐 한다고 국회의원을 합니까? 정치의 영역은 법치의 영역을 위에 있거든요. 법이 하지 못하는 일을 정치가 하는 게 그게 상식이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여야 수준이 제가 96년도에 이제 정치를 시작했는데 거의 30년 전하고 비교했을 때 훨씬 더 떨어지는 수준이거든요.거듭 말씀드리지만은 법에 의해서 다스리는 영역과 또 법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다스리는 정치 영역을 구분할 줄 알아야 되는데 그걸 하지 못하니까 국민들의 먹고사는 민생 문제를 외면하는 그런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고 봐요. 저는 특히 중진 의원들끼리 민생을 논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기자) 여야 의원들이 만나서 식사도 잘 안 한다고 그래요. 그러니 정치가 실종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와요. -(조 의원) 그렇습니다. 저도 최다선 의원으로서 좀 다양한 경험을 하지 않았습니까? 서로가 소통이 안 되고 계속 싸우는 가장 첫 번째가 당리당략, 욕심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정치적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우리 쪽에서 이제 한 가지 양보를 하면은 상대 쪽에서도 반드시 양보하게 돼 있거든요. 내 쪽에서 먼저 양보하는 그런 미덕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그것이 바로 정치를 하는 거라고 봅니다. 정치는 뭡니까? 민주주의라는 것은 대화와 타협이거든요. 타협에 양보라는 내용이 저는 합리적으로 들어가 있다 이렇게 보거든요. 자기가 절대 다수다, 우리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런 오만이 민주주의의 정신을 훼손시키고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 기자) 일각에서는 차제에 개헌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비롯되는 폐해가 심하다는 거에 공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조 의원) 사실은 좀 많이 늦었죠. 우리나라가 7공화국으로 가야 되는데 여야가 공수 교대가 되면 개헌하자 해놓고 언제 우리가 그랬냐는 식으로 게 눈 감추듯이 감춰버리는 그런 형국인데요. 어쨌든 이번에 나오는 대선 후보들의 첫 번째 공약에 제왕적 대통령제를 개선할 수 있는 개헌 논의라든지 이런 것들이 담겼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공약을 했으면 실천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대선 공약으로 내건 그런 약속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지켜 나가려고 하는 모습이 필요하고 그중에서 여야 공이 개헌에 대한 압박은 많이 할 겁니다.지금 많은 국민들께서는 4년 중임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4년 중임제를 하더라도 대통령의 권한을 좀 많이 견제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많이 마련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기자) 예 트럼프 시대가 이제 곧 열리게 되지 않습니까? 역풍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트럼프 시대에 어떻게 준비해야 될까요? -(조 의원) 제가 2월 중에 여야 의원들 모시고 미국을 방문할 예정에 있습니다. 저희가 한미 의원 연맹을 지금 결성하고 있거든요. 이번에 가는 목적은 국회 대표단을 꾸려서 새로운 트럼프 2기 대응을 위해 미국을 다녀올 텐데요. 블링컨 국무부 장관을 국회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 한미 동맹에 대한 정의를 아주 깔끔하게 정리를 잘 해 주시더라고요. 무슨 말씀인가 하면은 한미 동맹은 어떤 1인과 1인의 동맹이 아니고 또 어떤 특정 정당과의 동맹이 아니고 나라 대 나라의 동맹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 상당히 소중한 국가라는 것을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미 동맹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하는 얘기를 분명한 어조로 하더라고요. 트럼프 정부로 바뀌었을 경우에 한미 동맹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건가 하는 부분에 대해 답변을 그렇게 하더라고요. 저는 큰 기조에 있어서는 트럼프 정부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보고 있고요.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어떤 개인적인 독특함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외교력을 발휘해서 잘 풀어나간다면 저는 어떤 그런 위기들도 잘 극복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 기자)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조 의원) 비상계엄으로 인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불안하고 또 혼돈 속에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바로 서고 국정이 안정돼야 경제도 안정이 되고 우리 사회가 안정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 조경태는 국민 여러분들을 위해서 또 국정을 또 안정시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은 국민의힘 최다선 의원인 조경태 의원님 모시고 여러 가지 정국 상황에 대해서 얘기 들어봤습니다. -(조 의원) 감사합니다. leejc@newspim.com 2025-01-1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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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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