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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⑤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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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부패한 음식은 망설일 필요 없이 바로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아깝다고 먹으면 배탈이 나거나 생명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채나 과일이 부패하면 아까워서 일부 썩은 부위를 도려내 먹기도 한다. 맛에 조금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영양분은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가 부패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버릴 수도 없고 도려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부패가 일상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만연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부패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설사 안다고 해도 제대로 손도 댈 수 없다.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어떤 나라도 성공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태리는 새 정권이 들어 설 때마다 부패 청산을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지만 별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마피아 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가 정계와 경제계 뿐 아니라 문화, 체육, 검찰, 사법부, 지역 상권과 개인 삶까지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 정부들도 예외 없이 현직 대통령이 정권 임기 중 부패스캔들로 낙마하거나 퇴임 후 본인이나 가족 중 한 사람이 사법적 심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부패청산이 어려운 이유

국가 부패의 고리를 끊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경험적 연구를 정리해 보면, 부패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득권층의 오래된 특권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권은 소수의 지배계층이 누려 왔던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신분적 특수 가치를 말한다. 왕과 귀족, 그리고 성직자들이 누리던 신분적 지위는 극히 제한된 인원에게 엄청난 권력과 재화, 그리고 위엄이 집중되어 있다. 이 구조 속에서는 특권을 가진 자를 통해야만 제도권에서 활동할 자격을 얻을 수 있었기에 부패 사슬구조는 끝없이 양산되고 확산된다. 중세시대 때부터 유지되어 왔던 길드제도는 직능 분야별로 기술자격증 획득과 활동을 보장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엄청난 권력이 집중되어 쉽게 부패할 수 있는 구조였다. 특권을 잃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득권자들은 이를 절대적으로 사수하고자 내부적으로 더 단단해 지고 조직화 하며 특권파괴세력을 서슴없이 제거하고자 하는 행태를 보이게 된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국가에서 검사, 경찰서장, 시장 들이 암살되는 경우처럼 공권력이 특권의 성역을 건드리려고 하면 할수록 저항은 더 거세지며 절대 무너지지 않는 아성을 구축하려고 한다.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둘째, 기득권의 카르텔 구조 때문이다. 기득권들끼리의 연결조직은 정치계부터 사법, 경찰, 관료, 경제, 교육, 문화, 체육 등 사회구석구석까지 촘촘히 연결되어 있어, 어디가 숙주인지 알 수가 없다. 이태리 시칠리아 섬 중심으로 조직된 마피아와 나폴리 지역 중심의 까모라 조직은 하나를 제거해도 다른 조직이 남아 있으면 다시 재건을 할 수 있는 어망그물구조로 되어 있어 완전제거를 어렵게 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카르텔 구조 속에서 새로운 엘리트는 순환되고 재탄생하는 빌프레드 파레토의 엘리트 순환론(Elite circulation)은 카르텔 구조의 견고성과 영속성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셋째, 관행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사고, 인식, 가치, 행태, 전통, 관습 등은 오랫동안 답습되어 왔기 때문에 문제를 알아도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는 고치기가 불가능하다. 부패가 만연된 나라에서는 병원, 경찰서, 동사무소, 축구경기장, 호텔, 시장 등 관계없이 거래를 위해 지불하는 뇌물의 규모, 힘 써줄 내부자의 유무에 따라 재화나 서비스의 질과 속도가 결정된다. 고위직 공무원이 퇴직 후 로펌에서 고액을 받고 활동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풍토도 관행의 늪에 빠진 경우다. 일반국민의 작은 부패(petty corruption)부터 고위공직자, 정치인, 경제인들의 큰 부패(grand corruption), 그리고 전체로 확산된 체계적 부패(systematic corruption, endemic corruption)까지 전 사회 구성원의 몸속에 배인 관행에서 발생하는 부패는 여간해서는 퇴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넷째, 정부와 관료, 정치인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부패를 아무리 청산하려고 노력해도 국민이 믿지 못하기 때문에 대개 실패하고 만다. 정부는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원을 통해 부패를 통제하고자 하지만, 부패의 온상은 사실 정당, 정부, 의회 안에 있다고 할 정도로 부패에 연루되어 있는 정치인이 많다 보니 전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몇 년 전 세계정치학회 부패연구 학자들 연구모임을 위해 브라질의 작은 도시 쿠리찌바(Curitiba)에 모여 국제회의를 하면서 왜 브라질이 그렇게 부패를 통제하기 어려운가를 논의한 적이 있었다. 대통령부터 지방정부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총체적으로 부패의 사슬에 얽혀 있어 체제 리셋팅을 하지 않는 한 부패청산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또한 외부에서 투입된 청렴한 정치인이 무언가 해 보고자 해도 부모님 혹은 측근 등 가까운 인사가 부패에서 자유스럽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부패사슬 구조에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청렴한 사람조차 결국 믿을 수 없게 된다. 결국 불신은 불만이나 포기, 이탈로 연결되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위기의 원인이 된다.

다섯째, 국가의 부패가 제도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과 제도의 부재 혹은 갖춰져 있더라도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편법이 용인되는 사회에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법과 제도의 허점이 더욱 부패를 키우고 제거를 어렵게 한다. 법대로 절차가 이루어져도 내부거래자가 있으면 결과는 다르게 나온다. 엽관제도(spoils system, 당선자가 승리를 위해 도운 사람들을 주요 공직에 임명하는 제도)가 인정되는 국가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빈번해 권력자에게 충성을 담보로 줄을 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못 하는 사람이 도리어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된다.

[사진=게티이미지]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사회에 만연했던 부패를 청산했던 나라는 영국, 미국, 북유럽국가들, 싱가포르, 뉴질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다. 이 들 나라 중 스웨덴의 부패는 한 때 외교가에 회자될 정도로 우스개 꺼리의 소재였다. 스웨덴 외교사에 남겨진 기록을 보면 1771년 프랑스 대사의 귀국 보고서에서 "스웨덴은 정부와 의회의 모든 정치인 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부패의 병에 감염되어 움직이는 나라"라고 적고 있다.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흘러 들어온 정치자금은 정치인들의 매수를 위해 쓰였고, 친러, 친불 정책을 이끄는데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동원해 친러, 친불 정책을 부추기고 1800년대까지 이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 앞에서 지적한 5가지 부패의 특징이 모두 해당된 국가였다.

그렇다면 스웨덴은 어떻게 사회에 만연된 부패를 청산할 수 있었을까? 1770년대 외교관의 눈에도 확인될 정도로 심각한 부패국가에서 1900년대 초 들어서는 어떻게 부패청정 국가가 되었을까? 그 블랙박스를 열어보자.

예테보리 대학 정부의 질 연구소 소장이었던 보 로스타인(Bo Rothstein) 교수가 스웨덴의 성공사례를 통해 구축한 부패개혁이론(corruption reform theory)을 제시했다. 로스타인 교수의 연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부패문제를 다루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이론은 일련의 동시적(syncronized), 전방위적이며(multifaceted), 신속한(swift) 반부패 조치(anti-corruption measures)로 구성되는 대폭발 이론(bing-bang theory)에 집약되어 있다. 과학적 우주기원론인 대폭발이론을 탈부패의 모델에 적용해 탄생한 이 이론의 핵심은 이렇다.

최초의 개혁은 행정부개혁에서 출발한다. 정부주도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행정부가 먼저 개혁의 최전선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1840년 행정부 개혁은 7개의 정부부처를 먼저 구축했다. 그 이전에는 왕실조직으로 정부를 이끌었지만, 왕실과 정부를 구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는 법무부, 외교부, 재정부, 육군부, 해군부, 종교교육부, 그리고 내무부로 구성되었다. 처음으로 제1장관제를 입명해 법무부가 그 역할을 맞도록 했다. 총리제의 전신인 제1장관제를 도입한 것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1721년 국사를 책임지는 제1장관(Prime Minister)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스웨덴에서 도입한 것은 한참 시간이 지난 뒤였다. 1840년대 영국과 미국도 비슷한 정부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이때부터 아직까지 국왕이 정부의 좌장이지만, 실질적 국사는 장관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입헌군주국(Constitutional monarchy)의 신호탄을 쏜 것이다. 부처별로 장관 밑에는 정치차관을 두어 장관의 실질적 업무를 보좌하도록 했다.

사회개혁의 시작은 교육개혁에서 시작했다. 그동안 교회가 가지고 있었던 국민교육을 국가의 종교교육부에 두고 학교조직을 구축했다. 1842년 의무교육제를 도입해 국민의 지식함양을 통한 국민성의 개조와 인재배출이 급선무라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개혁의 청사진이 있어도 결국은 국민의식의 변화가 없으면 실패할 것으로 보았다. 교육은 더 이상은 기독교 교리와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 아닌 국어, 수학, 인문지리, 과학적, 철학적 사고를 함양하고, 기술과 상업 등 스스로의 능력으로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식을 통한 변화 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기술 독점권과 상권을 장악한 길드조직이 남아 있는 한 교육으로 눈 뜬 새로운 기술자와 상인들의 자유로운 진입을 방해한다고 보고, 1846년 의회주도로 길드제도의 폐지를 결정했다. 이 제도의 폐지로 중세 이후 500년 이상 유지되어 왔던 견습 위주의 마스터제도, 인허가권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길드단체들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길드조직이 갖고 있었던 교육기능과 인허가권은 국가교육 기관과 행정기관으로 이전해 관리했기 때문에 부패한 대학의 교육제도와 입학과 졸업의 전권을 가진 교수의 특권 박탈도 그 다음 수순으로 진행해 나갔다. 귀족자녀에게만 주어졌던 대학입학자격도 학점과 입시를 통해 선발하는 전면 개방제로 전환해 서민자녀들도 사회 주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었다. 이는 길드조직의 해체와 의무교육 도입 그리고 대학개혁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가능했다. 그 다음으로 기업의 자유로운 설립을 위해 주식법(1848)을 공표했다. 이 전까지는 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이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었다. 이로서 자유시장주의 체제가 서서히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신 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 다음 수순은 뭘까? 바로 관료제 개혁이었다. 1855년 고위관료는 오직 귀족출신에게만 개방되어 있던 폐쇄적 제도를 폐지하고, 실력위주 채용으로 전환했다. 관료들이 가지고 있었던 행정결정권, 예를 들어 집을 지을 때 행사하는 인허가권, 조달, 입찰 등의 모든 행정절차를 폐쇄적 체제에서 완전 개방제로 전환했다. 지방관료 개인의 결정권을 집단결정권으로 개선했고, 관료들에게 주어졌던 인허가 요금의 획득권을 박탈하고 일정 수준의 임금으로 전환했다. 그 이전에는 인허가에 따르는 행정결정권을 이용해 모든 요금을 관료가 착복하고 있었던 셈이다. 즉 세금을 제외한 모든 인허가권은 정부부처로 이관되고, 모든 수익은 국가에 귀속되었으며, 이때부터 관료는 봉급생활자로 전환되었다.

그 다음 수순으로 지방자치의 강화를 위해 조세제도와 법원개혁을 동시에 진행했다. 1860년 국가행정조직을 24개 행정서비스 단계로 나누고 광역단체인 란스팅(Landsting)을 설립했다. 지방 문제는 지역민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했던 것이다. 란스팅은 의료서비스, 교통인프라를 책임지게 하고, 정부의 중앙조직은 교육, 치안, 선거관리, 재판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소득세, 재산세, 지방세, 재산세, 소득세, 인하가세, 인지세 등을 명확히 구분해 납부하게 하는 조세제도도 1869년 개혁되었다. 소득세와 재산세는 투표권 확대이전까지 선거권과 피선거권 부여를 위해 필요했기 때문에 조세개혁을 통해 유권자의 확대를 꾀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현물로 세금을 낼 수 있었지만 화폐로만 징수하는 체제로 개선되었다. 따라서 주먹구구식이 아닌 보다 체계적인 징수체제가 마련되었다. 지방관료 들의 개인적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이권과 권력남용, 탈취 및 횡령 등 부패에 연루된 공무원에 대한 철저 규명과 해임, 사법적 책임을 강화에 부패의 씨앗을 제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2심인 고등법원제도를 구축해 3심 제도를 강화하고 지방조직이 갖고 있던 사법권을 박탈했다. 이를 위해 지방법원도 정비해 나갔다. 막스 베버(Max Weber)가 주장한 기독교 문화의 부의 축적이 자본주의의 중요한 요소로 보았지만, 스웨덴의 예에서 보듯 관료개혁과 사법개혁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부패청산은 불가능했고, 자본주의로의 진입에서 관료가 큰 걸림돌이 되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마지막 단계에서 정치특권 개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350년 이상 유지되어 온 4원제 의회, 즉 교회원로원, 귀족원, 시민원, 농민원으로 구성된 의회 체제를 개혁할 수순이었다. 1866년 교회원로원은 폐지하면서 성직자들의 정치개입을 배제했고, 귀족원은 폐지하지만 간접선거로 선출된 상원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았으며, 시민원과 농민원은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 의원으로 구성하는 하원으로 통합했다. 법안과 예산안은 양원에서 찬성해야 통과할 수 있도록 균등하게 권한을 분산했다. 4원제를 양원제로 개혁하면서 세습권력에 철퇴를 가한 것이다. 이전까지 고급장교, 외교관, 정치인, 고급관료 들은 귀족의 독차지였지만, 개방형으로 전환하면서 누구든 최고 위치까지 올라갈 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특권을 향유했던 귀족들의 반발은 컸다. 루이스 데예르(Louis De Geer) 당시 총리의 지도력과 협상능력, 시대의 변화를 꿰뚫는 통찰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5년 이상의 준비기간, 개혁안 제출 후 2년 이상의 설득과 협상기간 동안 귀족원의 두 번에 걸친 반대투표 후에야 교회원로원과 귀족원의 찬성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 모든 개혁을 이루는데 소요된 30년 동안 3명의 국왕, 3명의 총리가 교체되었다. 이렇게 빠른 기간 동안 압축적 개혁을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계몽군주 들이었다. 민주화 이전 모든 먹이사슬 구조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국왕 스스로가 권력을 놓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행정 권력을 행정부에 넘기고, 예산권과 입법권은 의회로, 그리고 사법권은 법원으로 넘겨주며, 중앙권력을 지방으로 이양함으로써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은 것을 시작으로, 귀족, 성직자, 관료의 모든 특권이 한 세대 안에 제거되었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실력위주로 신세대가 채워지면서 국가조직에 새로운 피가 공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교육개혁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는 신세대가 자라날 시간이 필요해서다. 특권을 폐지할 때 중앙과 지방에서 활동할 정치인, 관료, 외교관, 장교, 법관 등의 직업군이 키워져 투입되는 시간은 적어도 20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오스카 1세, 칼 15세, 루이스 데예르 [사진=위키미디어공용]

부패청산을 위한 조건

스웨덴의 부패청산 성공모델은 위로부터의 개혁모델이다. 기득권자들이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고 새로운 국가재건에 동참을 한 것이다. 지방 상권을 잡고 있었던 길드조직을 폐지해 지방조직 세력을 국가의 통제 하에 두었던 것도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경제자유화와 시장경제의 시작은 기업창업이 자유롭도록 주식법이 새로 제정되면서 가능했다.

로스타인 교수가 빅뱅이론에서 지적한 대로 이 모든 개혁은 연속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신속하게,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빅뱅이론에서 빠진 것이 있었다. 바로 누가 이 개혁을 주도 하느냐의 문제다. 처음 이 개혁을 주도한 사람은 바로 1844년 국왕에 오른 오스카 1세다. 미국을 다녀와 미국민주주의(Democracy in America, 1835, 1838)를 집필한 알렉시스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과 가깝게 교제하면서 미국과 영국의 민주주의를 깊이 통찰할 수 있었으며, 독일, 프랑스, 이태리를 돌며 강대국들의 통치체제를 체험하고 돌아와 개혁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다. 오스카 1세의 아들 칼 15세는 아버지 뒤를 이어 1860년과 1870년대의 행정개혁과 정치개혁을 완성시켰다. 그들의 뒤에는 걸출한 정치인이 있었다. 루이스 데예르는 두 번의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세 명의 왕을 보필했다. 이 세 사람이 없었다면 스웨덴의 부패개혁은 아마도 실패했을 지도 모른다. 빅뱅이론과 리더십 이론의 결합은 부패척결의 설명력을 높여줄 수 있다.
반부패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는 반대세력이 다시 힘을 모아 반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놓기 때문이다. 빠른 기간 동안, 총체적 개혁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갈 정치인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이유다. 현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한 세대를 끌고 나갈 수 있는 한 정당이 최고 지도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해 추진하거나, 정당 간 빅딜을 통해 국가 개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부패가 낮은 국가들의 공통점

부패를 측정하는 5가지 지표, CPI(Corruption Perception Index, 세계투명성기구), CCI(Control of Corruption Index, 세계은행), ICRG(International Credit Risk Guide, 세계은행), EQI(European Quality of Government Index, 예테보리대학 정부의 질 연구소), CI(Corruption Indicators , 예테보리대학 V-Dem 연구소) 등의 국제비교에서 부패가 낮은 나라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 국가들은 예외 없이 민주주의의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낮은 부패는 민주주의의 최고 정점에 오르기 위해 요구되는 핵심 요소다. 민주주의가 잘 구가 되고 있는 나라들 중에서 부패가 높거나 특권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나라는 없다. 부패가 없는 국가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적은 기회비용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공공성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과 같은 복지병이나, 무임승차등도 현격히 낮다. 높은 세금에도 국민저항이 낮은 이유는 부패가 없어 정부를 신뢰할 수 있고, 낸 세금으로 본인 뿐 아니라 자녀세대에서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부패가 낮은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높은 이유다. 합리적 선택이론(rational-choice theory)에서 말하는 집단행동의 딜레마(collective action dilemma)는 부패가 없을 때 사라진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낸 세금으로 다른 사람만 더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불신감 때문에 세금을 면하려고 해외로 도피하거나, 탈세를 선택한다. 제로섬 게임이 아닌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사회모델은 부패가 낮아 신뢰할 수 있을 때나 가능하다. 실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재들이 배치되기 때문에 국가의 시너지 효과는 최고조에 이른다. 노력한 만큼 기대한 성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행복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부패가 만연되면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사회가 된다. 상대방을 믿을 수 없으니 기회비용은 더 커지고, 실질적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접근하려고 다양한 부패 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아무리 해도 안 되니 상대적 가치박탈과 양극화는 더 커진다. 가진 자 중심의 사회가 되고 갑을 관계는 고착화 된다. 결국 특권이 문제다. 부패척결은 특권을 없애는 특효약이다. 반대로 특권 철폐 없이 부패는 절대 청산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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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급여 사외적립 2030년 전면 의무화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2030년부터 전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가 적용된다. 중소기업이 의무화 적용 시점보다 먼저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정부는 재정 지원 및 경영자금 융자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전문성을 갖춘 수탁법인이 퇴직연금 적립금을 대신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도 활성화한다. 중도 인출 방지를 위해 퇴직연금 담보 대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법과 제도도 개편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정부는 이 방안을 지난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안건으로 논의한 이후 이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당정협의를 거쳐 확정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 2월 노사정 공동선언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전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를 법으로 규정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외적립 의무화는 임금체불 위험성을 낮추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임금체불 액 중 퇴직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41.1%(8229억원)에 달한다. 퇴직연금 기능강화방안 [자료=고용노동부] 이번 기능 강화 방안 내용을 담은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은 다음 달 나올 예정이다. 개정안이 연내 통과될 경우 사외적립 의무는 상시 근로자 수 100인 이상 사업장에 2028년 1월부터 의무화된다. 1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은 2029년 1월부터, 10인 미만 사업장에는 2030년 1월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단계적 도입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퇴직연금 미도입 사업장 1500곳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한 조치다. 중소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조기 도입 사업장 재정 지원과 경영자금 융자 비용 보전 사업도 신설됐다. 각각 내년 예산 정부안에 60억원, 62억원 규모로 반영됐다. 정부는 30인 미만 중소기업이 의무화 적용 시점에 앞서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최저임금 130% 미만 근로자의 부담금 10%를 사용자에게 지원한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이 퇴직연금 신규 도입 후 1개월이 지나면 경영자금을 융자할 때 대출금리 2%포인트(p) 이차보전을 지원한다. 의무화 적용 시점이 지났는데도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은 사업장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 제도인 푸른씨앗에 자동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사업장이 원하지 않으면 이를 탈퇴할 수 있는 선택권도 보장된다. 이후에도 퇴직연금을 도입하지 않는 사업장은 과태료 등 제재를 받을 예정이다. 푸른씨앗은 내년 1월부터 100인 이하 사업장까지, 2028년 1월부터는 300인 이하 사업장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범위가 확대된다. 정부 방침은 퇴직연금을 중도 해지하지 않고 노후를 위한 연금으로 받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주거나 의료비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때를 위해 퇴직연금 담보 대출 상품이 나올 수 있도록 법과 제도도 손질한다. 퇴직급여를 받게 됐을 때 연금 수급을 기본 선택지로 하고, 의사를 표현한 경우에만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연금소득 분리과세 한도는 현행 12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확대하고, 청년의 경우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퇴직연금 납입액 15%까지 세액공제한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활성화한다는 방침도 이번 발표를 통해 구체화됐다. 지난 2월 노사정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수탁법인 설립 주체를 기준으로 ▲금융기관 개방형 ▲연합형 ▲공공기관 개방형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금융기관 개방형은 민간 금융사가 별도 수탁법인을 설립하고 불특정 다수 사업장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연합형은 사용자 연합이 수탁법인을 세우거나, 전국 단위 노사 단체 연합이 불특정 사용자·가입자 대상으로 운영한다. 공공기관 개방형은 푸른씨앗이 확대되거나 이와 유사한 기금이 신설되는 방식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에 적용된다. 한 사업장이 계약형과 기금형 퇴직연금을 복수 설정하거나 다수의 기금형 퇴직연금을 설정할 수 있다. 근로자 대표의 동의만 있다면 특정 기금형 퇴직연금을 기본값(디폴트)으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금형 퇴직연금 수탁법인이 되기 위해서는 노사와 전문가, 정부 등으로 구성된 인가위원회의 심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가 필요하다. 인가 체계는 기금의 난립을 방지하고 규모의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예비 인가·본인가 2단계 구조로 구성된다. 인가 요건은 인적·물적·재무요건으로, 재무 안전장치로 일정 규모 이상의 최소 자본금 요건을 설정한다. 정부는 수탁법인에 강력한 수탁자 책임을 부여하고, 법률에 가입자 이익 최우선의 원칙도 규정한다. 의무위반 시 수탁법인의 손해배상책임 및 가입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명시한다. 운용과 이해상충 관리, 설명의무 위반 등 핵심 영역에 한해 입증책임을 전환해 수탁법인이 의무위반과 손실 간 인과관계 또는 고의과실이 없음을 입증하는 경우 손해배상 책임이 면책된다. 가입자의 손실보전과 사고 대응·복구에 활용할 수 있는 운영위험준비금도 의무 적립하도록 한다. 수탁법인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시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 제재 처분 권한은 주무부처인 노동부에 두고, 각 기관의 전문성을 감독 전 과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감독협의회 등 관계부처 협력체계도 마련한다. 정부는 계약형 퇴직연금 제도도 손질할 예정이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와 변동성을 감안해 현재 70%인 IRP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DC형·IRP·중퇴기금의 투자가능상품을 확대하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상품 평가를 통해 질 낮은 상품은 퇴출한다. 퇴직연금 운용 과정에서 퇴직연금공단(가칭) 등 별도 수탁법인을 신설하거나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는 방법 등 그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쟁점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의 참여 여부나 그 방식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퇴직급여 적용 기준을 근속기간 6개월로 줄이거나 일할 계산을 채택하는 방안 등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노사관계 제도발전위원회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은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도출한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로, 노후 소득의 안정성과 수익성 간의 균형을 맞춰 노동자의 노후를 든든하게 지켜내는 제도적 기반을 세운 것"이라며 "개정 법안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의무화 일정에 맞춰 현장 지원체계를 빈틈없이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6-10-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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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H 중심 도심복합사업 바뀐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면 수용 방식으로 추진하는 공공 정비사업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의 서울 지역 사업장 중 절반가량을 서울시가 맡아 시행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내년 1분기 예정인 국토교통부의 추가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공모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사업 참여를 활성화하고 원활한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사업비를 시공자와 공동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사업으로 서울시가 방관했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에 서울시가 50%까지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의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모습 [사진=뉴스핌DB] ◆ 국토부, 서울시에 도심복합사업 50% 시행권 넘겨…사업장 분할·공동 시행 내달 확정  2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된 서울 지역 사업 물량의 50%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전체 사업 물량의 절반에 대한 시행권 이양을 국토부에 요청했고, 국토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사업구역 또는 물량을 분할하는 작업이 늦어도 다음 달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0일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공모를 추진한 지 3년 만이다. 서울에서는 용산구 효창공원앞역(서울지하철 6호선), 양천구 염창역(9호선), 서초구 이수역(4·7호선) 일대 등 총 11곳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공급 규모는 1만8000여 가구다. 유형별로는 용적률을 높여 고밀 개발하는 역세권 유형인 주거상업고밀지구가 6곳, 노후 저층 주거지를 아파트 단지로 정비하는 주택공급활성화지구가 5곳이다. 도심복합사업은 민간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토지등소유자가 조합을 설립해 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공이 토지등소유자의 토지 지분 등을 수용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 토지등소유자에게 주택을 현물로 보상하거나 현금으로 보상하며, 세입자에게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가 제공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서울시내 도심복합사업의 절반에 대해 시행 참여를 요청해 이를 수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공모결과에서 선정된 11개 구역 1만8000가구부터 사업 시행에 참여한다. 서울시가 참여하면 지방자치단체가 도심복합사업에 참여한 첫사례가 된다.  다만 사업 물량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눌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전체 사업 물량의 절반을 맡아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의 사업장을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동으로 시행해 각각 절반씩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국토부는 단일 사업장을 LH와 SH가 공동으로 시행할 경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사업장별로 시행 주체를 나누는 방안을 서울시에 권고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체 11개 사업장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5곳 정도를 서울시가 맡는 단일 시행 방식으로 추진할 것을 서울시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직 시행 방식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구상대로 LH와 SH가 공동 시행해 전체 공급 물량의 절반씩을 맡을지, 사업장별로 시행 주체를 나누는 단일 시행 방식으로 추진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심복합사업은 사업 신청과 승인 과정에서 자치구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사업이다. 이에 사업장별로 시행 주체를 나눌 경우 자치구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서울시의 사업 참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공모에서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지역 11개 사업장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과 같은 야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서초·송파·양천·용산구에는 각각 1곳씩, 총 4곳의 후보지가 포함됐다. 나머지 7곳은 여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6개 자치구에 분포해 있다. 이들 자치구가 서울시 산하 SH보다 정부 산하 LH의 사업 시행을 선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서울시가 사업장별 분할 방식에 선뜻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장별로 시행을 분담하면 서울시는 같은 야당 소속 구청장이 있는 자치구의 사업장을 주로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서울시가 도시계획과 주택 정비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여당과 정부가 정비사업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하는 내용의 도시정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국토부는 서울시에 조속한 시행 방식 결정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오는 11월까지 방침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 서울시, 내년 공모 물량도 절반 참여 유지…사업비 마련 위한 시공자 공동사업 검토 서울시는 이번 공모에서 선정된 11개 사업장을 시작으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참여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모 물량의 절반을 맡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이후에도 전체 사업 물량의 50%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월 도심복합사업 참여를 선언한 서울시는 SH에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참여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모아주택·모아타운처럼 자체 공모를 통해 사업지를 선정하는 방식과 국토부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내년 3~4월께 추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체 공모를 추진할 경우 자치구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업 추진에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국토부와 공동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SH가 시행하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업비 조달 방식도 손질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사업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서울시와 시공자인 건설업체가 사업비를 공동으로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심복합사업은 공공이 토지 등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토지보상비가 필요하고, 공사비 역시 사업 시행자가 부담해야 한다. LH는 국가 재정과 공공 재원을 활용해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지만, 서울시는 재정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만큼 대규모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려면 별도의 재원 조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공자와 사업비를 분담하는 방식이 도입되면 초기 재정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분담 구조와 건설업체의 참여 유인 등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서울시는 시공자와 사업비를 공동 부담하는 방식으로 도싱복합사업을 추진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즉 서울시 재정으로 토지보상비를 지급하고 공사비는 시공자가 부담한 후 분양 이후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올 상반기 공공주택 건립을 위한 도심복합사업 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며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시공자 공동사업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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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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