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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⑱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기사입력 : 2023년03월21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05

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우리 사회의 대전환, 행복을 위해 통과해야 할 두 개의 관문

스웨덴 학생들의 낙관적 미래관, 어디서 나올까?

논문지도를 위해 학생들을 1주일에 한번, 때로는 1주일에 2번을 만나기도 한다. 자주 만나다 보니 졸업 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다. 그 중에서 추천서를 부탁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 그런 학생들과는 좀 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성장배경, 취미, 사회적 시각, 동료와의 협치 능력, 토론 능력 등을 그동안 보아 왔던 것과 비교해 기록해 놓곤 한다.

졸업 학생들을 위해 1년에 평균 추천서를 4~5개를 쓰는 편이다. 추천서를 쓰면 반드시 채용 인사처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추천 사유, 학생의 토론과 능력, 단체 생활에서의 협동 감각, 단점을 물어본다. 그들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아껴서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이야기 해 주려 노력한다. 합격한 학생들에게 예외 없이 감사하다는 전화나 메일을 받는다. 그 학생들 중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 이민자 가정 출신 학생, 여학생, 남학생들이 고루 섞여 있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관심과 꿈을 물어보았다. 한둘 빼고 열이면 여덟, 아홉은 예외 없이 미래를 참 밝게 바라본다. 그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과 기회가 넓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활동무대는 세계다. 공부를 마치고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브뤼셀로 실습을 떠나는 학생들, 국제기구가 있는 스위스, 로잔 혹은 파리로 향하는 학생들, 간혹 국제연합이 있는 뉴욕으로 떠나는 학생들도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지방정부, 정부기관, 국회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얼굴에는 항상 기대에 차 들 뜬 마음들을 읽을 수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체장애와 이민자 가정출신의 배경으로 인해 성장하는 동안 느꼈을 자신감의 결여나 차별에 대한 소회 없이 자신 있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들의 행복을 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행복을 향한 두 개의 관문

그들은 어떻게 행복감을 느끼는 것일까? 브라이언 베리(Brian Barry) 교수는 그의 저서 '정치적 논쟁'(Political Argument, 1990)에서 자유의 성취 때문이라 정의한다. 불평불만이 없는 상태(Non-Grievance)를 1차적 자유이며, 소망하던 것, 혹은 부족한 것을 채웠을 때의 만족(Want-Satisfaction)이 2차적 자유로 정의한다. 이 두 가지 자유는 행복으로 이르게 하는 1차적, 2차전 관문이다.

1차적 관문. 스웨덴 학생들이 행복한 이유를 달리 표현하면 이렇다. 그들은 삶을 살아오는 과정에서 불평불만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공부하고 싶을 때 교육이 무상이라 공부할 수 있었고, 학업지원금이 있어 문화생활을 즐기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고, 어릴 때부터 받은 아동수당으로 물질적으로 크게 부족한 것이 없었다. 그들의 성장과정에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제약이나 통제, 제한, 억압, 압력, 차별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큰 만족은 못했는지는 몰라도 삶 자체에 대해 큰 불평이나 불만이 없었다. 1차적 관문은 더 높은 행복으로 이르게 하는 필수요소다. 신분적 차이, 신체적 차이, 생물적 차이, 인종적 차이가 극복되지 못하는 사회는 1차적 관문에서 좌절하고 주저 않고 만다.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 있는 차별의 제거가 바로 정치의 역할이다.

2차적 관문. 행복은 무언가 간절히 소망하던 것을 얻었을 때에 가장 크다고 한다. 좌절은 그런 꿈을 꾸어 보지도 못하거나, 꿈을 꿔도 이룰 수 없을 때 느낀다고 한다. 소망하는 것이 크던 작던 이루는 것이 절실하면 행복의 단계에 이른다. 한국음식의 맛에만 만족할 수 있는 한국인이 해외여행 중 현지에서 먹는 얼큰한 라면은 최고의 행복감을 준다. 세상을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이라고 하면서 감탄한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대학이나 직장에 취직했을 때의 행복감보다는 못 할지는 몰라도 당장은 라면 맛이 그에게 행복의 전부다. 애타게 갈구했던 것, 여행지에서 충족시켜 주지 못했던 것을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제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학문적 지식과 언어적 능력을 날개로 달고 있어 비상할 수 있다. 라면 맛과 대학 입학이 주는 행복의 크기는 비교할 수 없다.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인정해 주면 된다. 그래서 나의 행복만큼 다른 사회구성원의 행복도 동일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단지 개체로서 내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듯 다른 사람들의 행복추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기본적 자세다.

1차 관문에서 좌절하는 사람들

1차적 관문에서 좌절하게 하는 것이 기회의 박탈이다. 장애, 여성, 이민자,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아예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당연히 얻을 수 있었던 기회를 뇌물을 받은 사람이나 내부거래자에 의해서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면 불평과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1차적 자유가 박탈당한 것이다. 부패와 차별은 승자와 패자의 순위를 바꿀 수 있는 힘이자 수단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갖지 못한 사람은 좌절하게 된다. 공정은 불평과 불만을 야기시키는 것들(제약이나 통제, 제한, 억압, 압력, 차별)을 제거해 준 상태다. 공정한 사회는 모두가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져 1차적 관문이 보장되는 곳이다. 존 롤스(John Rawls)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최우선 순위가 바로 부패 제거다. 부패는 사회적 약자들이 2차 관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다. 일반국민의 작은 부패(Petty corruption)부터 고위공직자, 정치인, 경제인들의 큰 부패(Grand corruption), 그리고 전체로 확산된 체계적 부패(Systematic corruption)까지 전 사회 구성원의 몸속에 배인 관행에서 발생하는 부패는 여간해서는 퇴치하기가 쉽지 않다. 스웨덴의 빅뱅이론의 예에서 보듯 부패개혁을 통해 엘리트 집단으로 진입하지 못했던 서민자녀들의 불평불만이 제거되기 시작했다. 의무 교육으로 부모의 의지와 관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누구나 재능만 있으면 뇌물을 주지 않아도 기술자, 발명가, 과학자, 의사, 법조인이 될 수 있었기에 2차 관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부패가 제거된 사회는 적재적소에 인재가 배치되어 국가의 성장 동력에 시너지효과가 커진다. 부패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관행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고위공직자가 은퇴하면 3년 정도는 로펌과 산하 연구기관으로 옮겨가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의 부패가 입증되면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정치에 다시 쉽게 진입하지 못하도록 강한 제제를 가해야 한다. 선거특별재판소를 설치해 선거사범에 대한 사법 심판을 3심까지 1년 내에 끝낼 수 있도록 해야 임기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 대통령이 당선 되었을 때 측근을 절대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국무총리 전담 임명제나 책임장관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제투명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측정하는 부패인지도(Corruption Perception Index) 순위를 세계 5위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국가목표로 삼아 실현시켜 보자. 이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을 확신한다. 왜냐 하면 우리의 제도, 법, 관행, 습관이 모두 새롭게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패가 낮은 국가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이 낮아진다. 공공성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과 같은 복지병이나, 기여보다 혜택에 치중하는 무임승차 현상도 현격히 낮아진다. 부패가 낮으면 정부신뢰도 높아져 세금에 대한 저항도 낮아지게 된다. 내가 낸 세금으로 자신 뿐 아니라 자녀세대에서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출산율이 높아진다. 실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재들이 배치되기 때문에 국가의 시너지 효과는 최고조에 이른다. 노력한 만큼 기대한 성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불만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차별과 젠더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의 실현은 시대적 과제다. 성주류화는 자연 상태의 회복이라 보면 된다. 인구의 반은 여성이므로 책임과 의무를 나누는 것이 성주류화의 핵심이다. 여성도 병역의무를 함께 나누고 당당하게 남성이 지배하고 있는 권력을 나누어 갖는 것이 성주류화의 지름길이다. 성주류화 사회로 들어서면 사실 젠더갈등은 수면 아래로 사라지게 된다. 그만큼 여성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장관 수와 국회의원의 40%의 지분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여성의 권리에 속한다.

성주류화가 이루어지면 저출산 문제의 첫 번째 관문은 통과하는 셈이다.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직장에서의 여성차별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한국사회의 저항과 불신이 남아 있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성자유화와 가족구성의 다양성을 인정하면 저출산과 함께 성주류화로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스웨덴이 가족구성에 형태의 사회적 변화에 따라 제정된 1987년 동거법 이후 출산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성주류화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보면 우리나라도 이제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동성부부의 입양권, 미혼여성의 출산권, 미혼모의 양육권 등 아직까지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도 소수자의 자유선택권, 인간권, 여성의 생명권, 아동권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회적 주장에 대한 목소리를 수렴해 보아야 한다.

장애인들이 좌절해 1차적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장애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의 존엄권, 인권, 생존권, 행복권 추구권은 헌법 보장 사항이지만 여전히 배척의 대상이다. 장애인 어머니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을 꿇고 주민들 앞에서 절규하는 장면이 서구 TV에 여과 없이 비춰 지면서 한국은 아직 장애인 차별국가이자 후진 국가로 낙인 찍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 회원국 중 장애인의 인권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장애인의 아픔과 불만은 예산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내 부모와 나 자신의 퇴행성관절염과 난청 장애에 마음 아파하듯,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을 포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행복의 2차 관문으로 들어가게 하는 다양한 차별들이 제거되지 않으면 영원히 우리는 3류 사회로 머물고 만다. K-Pop으로 대표되는 K-Culture에는 엄청난 자부심을 느낄지 모르지만 인권분야에 있어서는 세계가 걱정스럽게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스웨덴 시내 [사진=최연혁 교수 제공]

불평불만이 높은 사회는 여전히 차별사회이자 불편한 사회라는 증거다. 2차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1차 관문을 넘지 못한 우리 이웃들을 포용해 주지 못하면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만 중시하고 물질적 성취에 더 찬사를 보내는 비정한 사회가 된다. 남과 비교하게 되고, 상대적 가치박탈로 그나마 성취한 2차적 행복의 가치도 함께 상실된다. 격차가 커지면 불평불만도 커진다. 지역 간 빈부 격차, 문화 격차, 교육 격차는 지방의 공동화를 더욱 가속화 시킨다. 지역의 경쟁력을 살찌우는 국가정책이 필요하다.

지방자치체에서는 지방의 역량을 키우고 지역 내에 존재하는 부패사슬 구조를 깨트려야 한다. 지방의 인재가 중앙과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다양한 인센티브와 다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한 유인책을 짜내야 한다. 좋은 관광자원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과 자연, 역사적 문화체험 캠프, 고요함 (Silence) 체험 등 내면을 살찌울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창의적 콘텐츠를 갖고 있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큰 세계적 경쟁력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템플스테이는 누구나 꼭 한번 체험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들어간다. 한국의 차 문화체험, 고궁체험, 한옥체험, 한식과 사찰음식 등 우리의 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방관광 자원을 개발할 때 더 연계시켜 볼만하다. 다른 곳보다 더 좋은 관광 콘텐츠보다 꼭 그곳에서만 체험해 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전통 창 음악과 전통민요, 정의 문화 등 한국적 콘텐츠를 지방에 특화해 개발하면 세계에서 유일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인근 지역과 함께 하는 지역특화 관광자원도 지방정치인들이 창의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것도 핵심 임무다.

세계의 인재가 모이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브레인 게인(Brain-gain) 사회를 지방에서부터 만들어 보자. 지방의 국제적 경쟁력이 높아지면 지방의 경제수준 뿐 아니라 문화수준과 정치수준을 끌어 올리는 효과와 함께 국가경쟁력이 함께 상승한다. 지방의 인재들이 빠져 나가지 않고 오히려 좋은 인력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브레인 게인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방대학들이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방정부와 함께 창의적 기지를 더 발휘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적 색채를 띤 한류학과 다양한 지방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대학에서 제공하면 세계적으로 한국에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 수 있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1차적 관문의 장애물을 제거해 2차 관문으로 들어설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양한 제약과 차별을 제거하고, 남들처럼 작은 소망과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다양한 실패 후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애 주기 별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어 보자. 이를 위한 창조적 상상력을 더하고 헌법에 제시된 기본권과 행복권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적 대전환이 요구된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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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100일 앞두고 '트럼프 대 해리스'로 재편...원점에서 대접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미국 대선은 미증유의 격랑에 휘말리게 됐다. 오는 11월 선거를 불과 100여일 앞둔 시점에서 대선 지형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쪽으로 급속히 기울던 대선 승리의 추도 원점으로 일단 되돌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 판 뒤집혀진 대선 구도...트럼프 피격·전당대회 효과 사라져  워싱턴 정가와 정치 분석가들은 "그동안 당연시됐던 바이든 대 트럼프의 대선 구도와 전략이 한번에 뒤집혔다"면서 "미 대선은 이제 시작"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 해리스' 대결 양상은 그동안 익숙하게 자리 잡았던 '트럼프 대 바이든' 구도와는 판이하게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단 민주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되면서 '트럼프 대세론'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그동안의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에 3~6%포인트(p) 앞섰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미시간·팬실베이니아주 등 7개 경합주 대부분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격차는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상당수 정치 전문가들의 예측이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2024.07.22 mj72284@newspim.com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하면서 셈법이 달라졌다.  그는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거의 밀리지 않는다.  지난 2일 CNN 방송이 SSRS와 함께 실시해 발표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박빙 구도를 보였다. 당시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49%)은 바이든 대통령(43%)를 6%p 차이로 앞섰다.  더구나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 사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과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집어삼켰다는 평가를 나온다.  지난 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를 참관했던 미국 정치전문가인 김동석 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바이든의 전격 사퇴로 공화당이 기대했던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는 사라질 전망"이라면서 "대선 레이스가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 "바이든 보다 쉬운 상대" vs "뭉치면 이길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측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바이든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돼도, 11월 승리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 후보 사퇴 직후 CNN 방송과의 통화에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장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민주당 후보 승계 시나리오에 대비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그는 최근 해리스 부통령을 바이든의 후보 교체 후보로 "언급할 가치도 없다" 거나 "그녀(해리스)가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정말 나쁘고 한심하다"고 깎아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은 이미 해리스의 등판에 대비해 해리스가 '바이든 대통령의 실정을 조장한 장본인'이라는 내용의 비판과 광고 등을 준비해둔 상태라고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와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싸잡아 공략하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캠프에서 최근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시절부터 불법 입국 범죄자에 괸대해왔으며, 현재의 불법 입국자 문제와 남부 국경 문제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공격하기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면 민주당에선 "100일이면 대선 판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면서 "해리스를 중심으로 선거 전략을 새롭게 짜면 승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으로선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추진했던 정책 유산은 계승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에선 차별성을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22 mj72284@newspim.com 특히 올해 60세인 해리스 부통령은 그동안 대선판의 최대 뇌관이었던 '고령·건강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그는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서 이제 건강 지능 문제를 지적하고, 세대교체까지 공격 무기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는 또 사상 첫 '흑인 여성 미국 대통령'에 도전하는 후보다. 민주당에선 '인도계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 등장하면 최근 이탈 조짐을 보였던 여성은 물론, 흑인이나 소수계 지지층도 재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막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이끌어냈던 점을 감안하면, 당내 결집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배우 추문' 등 사생활 문제도 다시 끄집어내 핵심 이슈로 정조준할 가능성도 높다.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8월 19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후보로 공식 선출되면 양측의 공방은 한층 가열되며 선거판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올해 미국 대선 레이스는 100일 앞두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 셈이다.  kckim100@newspim.com 2024-07-2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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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공의 7707명 모집 개시...주요 병원 교수들 "내 제자 아니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이 22일 개시됐다. 정부가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에 대한 사직 처리를 요청하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과 일부 병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어 시작 전부터 파행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수련병원은 이날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하여 이달 말까지 지원을 받는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서울성모병원 정부 요청에 따라 수련병원들은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에서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고, 전체 전공의 1만4531명의 56.5%인 7648명이 사직 및 임용 포기로 처리됐다. 수련병원들은 사직 처리된 전공의 수보다 많은 7707명을 하반기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과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 채용에 대해 교육을 거부하거나 면접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채용을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일부 교수들은 "하반기 전공의를 뽑아서는 안 된다"며 강행 시 교육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960명의 전공의 중 881명을 사직 처리하고, 하반기에 1019명을 모집하겠다고 정부에 신청한 상황이다. 가톨릭대 의대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하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 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며 보이콧 성명을 냈다. 주요 대학병원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러한 움직임에 합세하는 모양새다.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날 '국민께 드리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전공의들의 지난 2월 집단 사직과 미복귀에 대해 "정부의 잘못된 의료 정책에 젊은 의사들과 예비 의사들은 본인들의 진로까지 위태로워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단호하고 결연하게 항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대증원에 대해 원점 재논의를 주장하기도 했다. 입장문은 "(꼬인 실타래를 푸는) 묘책은 바로 2025년도 의대 증원을 비롯하여 그동안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해온 의료 정책들을 2월 6일 이전으로 되돌리고 의정 논의, 합의를 거쳐 합리적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무모한 의대 증원을 취소하고 신뢰 관계를 회복한 후 의정 협의를 시작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같은 날 입장문을 발표하며 정부를 향한 비판을 가했다. 입장문은 "정부는 전공의를 사직케 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앞서 사직서 수리를 금지하도록 명령한 것과, 이를 철회한 것의 손해의 책임을 정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브란스병원이 사직 전공의들을 일괄사직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병원은 내년 이후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하반기 가을 턴으로 정원을 신청하였지만 우리 교수들은 이 자리는 우리 세브란스 전공의를 위한 자리임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병원 경영진과의 마찰을 예고했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만에 하나 정부의 폭압과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우리의 병원이 사직 처리된 우리 전공의들의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이들로 채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의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 연세의대 교수들은 작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에 지원한다면 이들을 새로운 세브란스인으로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 할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범 의료계 의사결정 기구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는 지난 20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날 의료 현안과 관련된 발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온갖 꼼수를 동원해 뽑을게 아니라 이를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전공의들과 학생들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길이 유일하게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calebcao@newspim.com 2024-07-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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