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홍승훈의 리턴즈] 나쁜 놈(공매도) 옆에 더 나쁜 놈(버블)

기사입력 : 2020년08월24일 06:00

최종수정 : 2020년08월24일 06:00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나쁜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없는 것이 바람직하나 현실적인 상황 때문에 존재해야 하는 것도 있지요. 이런 걸 퉁쳐서 필요악이라고 해봅시다. 예컨대 농사를 잘 짓기 위해 농약을 치는 행위, 가축들에 항생제를 놓거나 풀 대신 사료를 주는 행위도 이 범주에 속할 것입니다. 치료제 개발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행하는 동물 임상시험도 마찬가지겠군요. 공매도 역시 이런 측면을 간과해선 안될 이슈인듯 합니다.

요즘 다시 불거진 공매도 논란. 금융투자업계, 아니 정치권까지 크게 번졌는데요. 공매도는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미리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서 되갚는 과정에서 차익을 내는 투자기법입니다. 올초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시장 패닉이 오자 금지됐던 공매도 제한조치가 오는 9월15일 만료를 앞두고 연장이냐 재개냐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매도 폐지 혹은 재연장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요약됩니다. 전체 공매도 거래의 99%를 외국인과 기관이 차지하는 현실에서 공매도를 재개하면 증시 위축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입니다. 현실적으로 공매도를 치기 어려운 개인들로선 어찌보면 반대가 당연하겠지요. 팬데믹이후 추락한 증시를 되살려낸 주축으로 꼽히는 '동학개미들'로선 더 그렇습니다. 한 손 묶고 경기를 뛰라는 것이지요. 사실 기업 주가에 끼는 일정부분 버블은 중소기업이나 벤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탄력을 만드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반면 재개를 주장하는 이들은 공매도가 투자전략의 하나로, 가격 균형을 찾아주는 순기능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공매도가 가격을 떨어뜨린다는 뚜렷한 증거는 사실 없습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매수와 매도에 따라 시장가치가 적절히 반영되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과잉버블 전에 거품을 빼는 역할인거죠.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제약은 최소화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도 사실입니다. 버블을 없애고 균형을 찾아주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있기에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리 선진국에서 널리 활용되는 것도 현실입니다.

사실 폐해만 놓고 보면 공매도보다 무서운 것이 버블입니다. 희대의 튤립 투기 사태부터 미국의 철도주식 버블, 2000년 IT 닷컴 버블 등의 결말은 다들 아실 겁니다. 버블의 끝자락을 잡고 기대에 부풀었다 폐가망신한 기억들을 떠올려보면 공매도와 같은 가격 조정 기능은 분명 시장에 필요한 부분입니다. 가격이란 게 반드시 오르기만 한다고 좋은 건 결코 아닙니다. 시장이 소화 가능한 수준에서 올라줘야 지속 가능한 것이지요. 매번 급격한 상승 뒤엔 어마어마한 폭락이 이어졌던 게 지금껏 글로벌 자산시장의 역사였습니다.

당장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공매도 논란은 재연장으로 귀결될 것 같습니다. 연장기간이 얼마나 될 진 두고봐야겠지만 이미 여러 정치인들이 숟가락을 얹고 발을 들여놓는 폼이 그렇습니다. 방어막을 겹겹이 쳐둔 부동산시장,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우려가 확산되는 요즘 동학개미의 주축인 3040세대의 표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당장 재개를 하긴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이번 기회에 해묵은 이슈인 공매도 논란에 대해 접근법을 달리 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공매도 제도의 근본을 손질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일례로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와 달리 중소형주의 경우 공매도 세력이 작정하고 달려들면 한순간에 주가를 부러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대부분 이런 쪽에 있습니다. 만일 공매도 세력이 특정종목의 가격을 일정부분 이상 밀어버리면 개인매물은 자동으로 나옵니다. 수급을 견딜수 없는 곳까지 밀어낸 뒤 나오는 매물을 걷어들이는 악성 공매도 수법. 이런 행태에 대해선 어느정도의 보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불법으로 규정된 무차입공매도 등에 대한 처별규정 강화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입니다. 가깝게는 2년여전 한 외국계IB가 국내서 무차입공매도를 했다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위법에 대한 단속과 처벌규정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홍성국 의원이 대표발의한 불법 공매도 관련 개정법률안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 개정안에는 위법,불법으로 공매도를 했을 때 처벌 수준을 현행 최대 1억원의 '과태료'에서 주문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과징금'으로 상향했습니다. 1년 이상 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도 도입하는 내용을 담겼습니다.

필요악. 요즘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 의미인데요. 지금은 잠시 악일 수 있는 행동이지만 결과적으로 선한 것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제도의 근간을 튼실히 해둬야겠지요. 요즘 우리 주식시장이 글로벌리 상승률 톱 수준입니다. 신용잔고와 고객예탁금도 연일 사상최대입니다. 어느정도 벌어둔 시간으로 둑과 보를 제대로만 쌓는다면, 공매도. '미리 맞는 매' 정도의 수준이 아닐런지요. 

deerbear@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