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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훈의 리턴즈] 침몰하는 한진호..."내가 주인" 외쳐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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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인류 문명의 역사는 중심부에서 변방으로 이동해 왔습니다. 오리엔트에서 지중해로, 알프스 북부에서 네덜란드와 영국으로 옮겨갔죠. 지금의 미국도 한때는 유럽의 식민지였던 변방 시절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경우 중심부가 변방으로 간 적은 없지만 몽고, 만주 등 변방의 역동성이 중심부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고 신영복 선생에 따르면 변방과 중심은 공간적 개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변방성(변방의식)이 핵심이라고 합니다. 성찰의 공간이랄까요. 중심부가 쇠락하는 이유는 변화하지 못한 탓이고, 반대로 변화와 창조가 있다면 변방도 새로운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문명이든 국가든, 집단이든 개인이든 성찰과 변화 없이는 생명을 이어갈 수 없다는 교훈입니다. 결국 낡은 것에 대한 '냉철한 각성'과 '과감한 결별'이 변방성의 핵심입니다.

 

최근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중심의 한진가(家)와 강성부의 한국지배구조개선펀드 KCGI가 일진일퇴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양측 지분율이 박빙으로 가면서 한달 뒤 주주총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안팎에선 국내 행동주의 펀드가 과연 재벌기업을 어디까지 흔들지, 실제 오너를 끌어내리고 경영권을 차지할지 궁금해 합니다. 이번 분쟁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에 국한된 문제라기보단 추후 지배구조가 취약한 재벌기업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다보니 재계 관심도 상당합니다.

변방(강성부펀드)의 중심부(한진가 오너) 공세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립니다. 단기 차익을 노린 '먹튀'란 평가와 함께 경영실패와 오너 갑질에 대한 징벌이란 반응도 나옵니다. 일명 '땅콩회항 사건' 이후 줄곧 오너리스크에 시달린 한진가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두고 안팎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사실입니다. 재벌 1~2세에서 3~4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툭툭 터져나오는 '금수저의 돌출 사건사고'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은 측면도 있습니다.

어쨌든 현 오너일가가 중심부의 안일함에 빠져 변화와 혁신을 결행하지 못한 탓이 크겠지요. 한때 삼성 SK 현대차 등이 그랬듯 외국계 헤지펀드나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될만 했던겁니다.

강성부펀드는 자본주의 체제 최적의 카드인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토종 사모펀드입니다. 외국계 헤지펀드의 먹튀 논란과도 그래서 조금은 달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국민 정서상 그렇습니다. 전략도 먹혔습니다. 극도의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재계 13위 한진그룹의 경영권이 순식간에 기로에 서있습니다. 또 강성부 말대로 한진이 컨닝을 했든, 하지 않았든 뒤늦게나마 부랴부랴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보인 것도 사실입니다. 일정부분 강성부가 몰아붙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주주연합에 조현아가 포함된 것을 두고 '영혼을 팔았다'는 날 선 비판도 나옵니다. 무능한 오너, 갑질 오너의 상징인 조현아와 손잡으며 애초 펀드의 진정성과 명분이 상당부분 퇴색한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셈법이 빠르고 분명한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조차 '머리로는 이해되나 감정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니까요. 과거와의 과감한 결별을 못한데 따른 후폭풍은 추후에도 이어질 것입니다.

이번 싸움, 누가 이길까요. 사실 이는 시장과 대중의 주요 관심사가 아닙니다. 분쟁 당사자나 이해관계자들의 궁금증일뿐입니다.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을때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기업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강성부의 주장대로 조원태가 경영을 이어가면 기업 가치가 떨어지고, 강성부가 경영권을 가져가면 기업 가치가 올라갈까요?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을땐 또 어떨까요?

사실 강성부가 처음 공세를 폈을 땐 대한항공을 지배하는 한진칼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당 2만~3만원을 오갔습니다. 이후 지분 경쟁이 본격화됐고 주가는 두 배 가량 올라 5만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1~2년전 2만원 전후 주가에 비해 지금 항공산업이 좋아졌나요? 지속가능한 사업이란 확신이 드나요?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2017년을 빼면 수년째 적자입니다. 이로 인해 주가수익비율(PER)은 마이너스로, 운수창고업종내 하위 20% 수준입니다. 그나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자산이 많다보니 업종평균보단 높습니다.

전망은 더 암울합니다. 작년 한일갈등 타격에 이어 연초 코로나19 사태로 당장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추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로나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3000원짜리 제주 특가 항공권이 나올 정도니 말 다했지요. 주변 상황의 극단적 변화, 기업 내부의 구조개혁 없이는 항공업 가치의 추가 훼손이 자명합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주총에서 이기든, 승자가 된 이가 무엇을 하든 꽤 오랜기간 제대로 된 성과물을 내놓긴 어렵습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소멸된 한진칼은 주식으로써 한동안 가치가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자본시장이, 이 사회가 바라는 건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한진가의 변화입니다. 누가 중심이 되던 변화와 혁신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원합니다. 한진가 노조와 전임직들의 조원태 지지선언도 그를 강력하게 신뢰해서라기보단 조현아와 강성부에 대한 불신과 반발이 클 것입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어느 한쪽이 확실한 승리를 거두고, 획기적 기업구조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겠지만 현재 지분구도 속에선 그 누가 이겨도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도입니다. 그런데 주변 상황은 풍전등화 그 자체입니다. 일정부분 타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KCGI 지분 17%면 단일주주로는 최대입니다. 2년도 안된 기간동안 취득한 지분가치, 그리고 평생 기업을 일궈온 주주의 지분가치가 똑같이 평가되는게 적절한 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나 일단 서로가 테이블에 마주 앉아 기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언제까지 침몰해가는 한진호 갑판에 앉아 "내가 주인이다"라고 외칠 건가요. 진정한 오너, 진정한 주인이라면 이래도 되는 걸까요?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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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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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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