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이 24일 베이징 모터쇼에서 중국 전략 전환을 밝혔다.
- 중국 소비자와 기술 생태계 학습으로 아이오닉 V 전기 SUV를 출시했다.
- 2030년까지 20개 모델 출시와 50만대 판매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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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V에 CATL·모멘타 적용
2030년 베이징현대 50만대 목표
[베이징=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을 다시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상품을 중국에 들여와 판매하는 전략이 아니라, 중국 소비자와 현지 기술 생태계에서 배우고 이를 제품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자 스마트카 경쟁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중국에서 현대차가 택한 재도전의 키워드는 '판매'보다 '학습'에 가까웠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4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중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중국에서 겸손해지는 법을 배웠다"며 "무엇이 잘되고 안되는지 끊임없이 분석했고, 파트너와 딜러, 고객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장 부진 원인에 대해 "상황이 너무 좋을 때 우리는 안주하게 되고, 스스로를 너무 과신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는 아주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는데 이전에는 결정 속도가 너무 느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에는 적절한 시기에 결정을 하면서 노하우를 갖게 됐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전략이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이날 전면에 내세운 모델은 중국 전략형 전기 SUV '아이오닉 V'다. 아이오닉 브랜드의 중국 공식 출발점이자, 베이징현대의 전동화 전환을 상징하는 첫 모델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중국에서 총 20개 모델을 출시하고, 베이징현대 기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5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무뇨스 사장은 "오늘 아이오닉 브랜드 출시는 단순한 브랜드 공개가 아니라 상품과 전략을 공개하는 자리"라며 "총 20개의 모델을 2030년까지 출시할 것이고, 그 시작은 아이오닉 V"라고 말했다. 이어 "유니크한 디자인, 긴 주행거리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는 없는 독특한 전략을 실시하고자 한다"며 "현지화를 위해 CATL 배터리를 탑재하고, 모멘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강조한 것은 '중국형 스마트 EV'다. 중국 시장에서 전동화 자체는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니며, 스마트 캐빈과 자율주행, 현지 디지털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는 판단이다.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동사장은 "이제 중국 소비자는 단순히 전기차에 끌리지 않는다"며 "전동화는 기본이고, 더 중요한 것은 지능화, 즉 스마트화"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젊은 층은 스마트 캐빈과 스마트 드라이빙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이것이 우리가 아이오닉 V라는 신차를 발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이오닉 V에는 중국 현지 기술 파트너들이 대거 결합됐다. 배터리는 CATL, 자율주행은 모멘타, 인포테인먼트와 음성인식에는 바이트댄스 계열 더우바오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적용됐다. 바이두와 고덕 지도, 위챗 등 중국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허재호 현대차 중국 CTO 전무는 "아이오닉 V는 스마트 캐빈과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생태계와 접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했다"며 "더우바오의 LLM 기반으로 음성인식, 스마트 추천, 개인화 서비스 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두와 고덕 지도를 모두 지원하고, 위챗을 비롯한 서드파티 앱도 지원한다"며 "펫 모드, 노래방 등 중국 젊은 고객이 선호하는 스마트 기술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성능도 중국 시장에 맞춰 강화했다. 허 전무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 차종에 대해 자율주행 성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아이오닉 V는 개발 단계부터 높은 기술력과 실도로 데이터를 보유한 모멘타와 본격적으로 협업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오닉 V는 자율주행 레벨 2+ 기능을 확보했고, 향후 중국 아이오닉 라인업에는 레벨 2++까지 협업할 것"이라며 "고속도로에서 가능한 레벨 2+ 자율주행과 메모리 파킹 등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디자인 역시 기존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문법을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이 아니었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전기차 경쟁이 가장 심하고 SDV가 가장 발전한 중국에서 어떤 차를 만들어야 현대차와 아이오닉 라인업이 고객에게 소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며 "시장 트렌드를 안전하게 따라갈지, 시장에 없는 혁신적인 프로파일과 사용성을 추구할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적인 방법은 그만큼 리스크가 따르지만, 중국 디자인팀이 이번에 그 도전을 과감히 했다"며 "안전한 방법이 아닌 혁신적 방법을 찾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중국 고객의 소구점을 찾았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전기차만 고집하지 않고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EV와 EREV를 병행해 중국 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저우타오 동사장은 "플랫폼은 컴팩트와 중대형 두 가지로 준비하고 있으며, 파워트레인은 EV와 EREV를 모두 계획하고 있다"며 "각각 3개 차종씩, 2년 내 6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2030년에는 에너지 전략 등을 고려해 더 많은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뇨스 사장도 "고객에게 특정 기술을 꼭 쓰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선택권을 드리고 싶다"며 "아이오닉 V, 아이오닉 E, 추후 D세그먼트 SUV와 MPV를 제공하고, EREV 선택지도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을 단순 판매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리스크를 분산하고, 다른 지역 전략까지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보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에서 성장하면 다른 권역에서의 리스크를 미리 예방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며 "중국 시장을 통해 글로벌 차원의 리스크를 헤징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V의 중국 외 시장 판매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In China, For China, To Global'에 맞게 다른 국가 도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중국에서의 출시 성공에 따라 중국, 아시아태평양, 호주, 동남아 순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이나 중남미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들 지역은 중국 OEM이 탄탄한 기반을 지닌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다시 꺼낸 카드는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다. 중국 시장의 속도와 소비자 변화, 현지 기술 생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다시 경쟁하겠다는 전략 전환이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 OEM과도 경쟁할 수 있다면, 탄탄히 성장할 수 있다면 우리도 충분히 강한 것"이라며 "과신하지 않고 더 겸손하고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말미에도 "우리가 한국 기자분들을 만날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운다"며 "긍정적인 압박을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파트너, 중국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고 현지 리더십을 신뢰하고 있다"며 "본사도 최고의 결과를 내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