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기자가 24일 베이징 오토차이나에서 전기차 중심 전시를 탐방했다.
- BYD는 플래시차저 급속충전 기술을 그룹 브랜드에 적용했다.
- 샤오미·지리 등은 자율주행·실내 UX로 경쟁 기준을 바꿨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충전 속도·자율주행·실내 경험까지 진화
베이징서 확인한 자동차 경쟁의 새 기준
[베이징=뉴스핌] 이찬우 기자 = 베이징 오토차이나 전시장은 전기차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공간이었다. 오히려 내연기관차가 낯설게 느껴질 만큼, 전시장 대부분은 전동화를 전제로 움직이고 있었다.
경쟁의 기준도 달라졌다. 전기차로서의 성능은 기본값이 됐고, 자율주행과 충전 속도, 사용자 편의성, 실내 디스플레이, 새로운 기술 경험이 브랜드를 가르는 요소로 떠올랐다. 베이징 오토차이나는 신차 전시장이라기보다 자동차 산업의 다음 경쟁 방식을 보여주는 무대에 가까웠다.

24일 베이징 오토차이나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BYD 부스였다. BYD는 이번 전시에서 전기차 대중화 기업을 넘어 충전 경험을 바꾸는 기술 기업으로 스스로를 재정의했다. 현장 곳곳에는 '5분 충전, 9분 완충', '영하 30도에서도 추가 3분'이라는 문구가 크게 걸렸다.

BYD가 강조한 플래시차저 기술은 BYD 단일 브랜드에 머물지 않았다. 팡청바오, 덴자, 양왕까지 BYD 그룹 산하 브랜드 전반에 적용된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현장에 전시된 차량 곳곳에서 플래시차저 배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기술이 콘셉트가 아니라 양산차에 이미 적용돼 판매되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BYD는 영하 30도 환경에서의 급속충전 성능까지 시연하겠다고 예고하며, '빠른 충전'이 실험실 안의 수치가 아니라 실제 사용 조건에서도 작동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샤오미 부스는 또 다른 방식으로 현장을 압도했다. 초록색 YU7, 빨간 SU7, 노란 SU7 울트라가 놓인 공간은 자동차 전시장이라기보다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회에 가까웠다.

레이쥔 회장은 무대에 올라 차량 성능을 감성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숫자와 결과를 앞세웠다. 35일 동안 2만6000대 인도, 최대 902km 주행거리, 베이징에서 상하이까지 1313km 실주행 테스트, 1분 37초대 서킷 랩타임 등 발표 내내 수치가 이어졌다. 자동차를 설명하는 방식이 전통 완성차와 달랐다. "잘 달린다"가 아니라 "검증했다"는 메시지가 중심이었다.

샤오미 부스 한쪽에는 순수 전기 슈퍼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카도 전시됐다. 낮게 깔린 차체와 매끈한 실루엣은 현재 판매 중인 SU7보다 한층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리오토 부스는 샤오미와 결이 달랐다. 이곳의 중심은 속도보다 사용성이었다. 리샹 회장은 대형 차량에서 승차감과 공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4년간 연구개발한 2세대 플랫폼, 섀시와 서스펜션 시스템, 능동형 섀시 기술이 발표의 핵심이었다. 전시장 대형 화면에는 전자식 도어 핸들, 기계식 도어 핸들, 전동식 도어 방지 기능 등 세부 구조가 큼직하게 표시됐다. 차량을 팔기보다 기능을 이해시키려는 방식이었다.
리오토 L6, L9, MEGA 주변에는 가족 단위 이동을 상정한 실내 경험이 강조됐다. 관람객들은 외관보다 실내를 오래 들여다봤다. 대형 디스플레이에는 내비게이션보다 콘텐츠 화면이 먼저 눈에 들어왔고, 뒷좌석과 실내 공간은 이동 중 머무는 공간처럼 꾸며졌다.

지리자동차그룹 부스에서는 자율주행이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처럼 보이지 않았다. 전시장 한쪽에는 지리그룹의 로보택시 '이바캡'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함께 배치돼 있었다.
이 차량은 자율주행 4단계 수준의 로보택시를 목표로 개발된 모델로, 스티어링 휠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항저우와 쑤저우 등지에서 실증 운행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커 부스에서는 '큰 차'가 주인공이었다. 지커 009, 9X 등 9가 붙은 대형 모델 앞에는 관람객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009는 문을 여는 순간 자동차보다 고급 라운지에 가까웠다.
2열 독립 시트, 넓은 승하차 공간, 대형 디스플레이, 고급 소재는 이 차가 단순한 MPV가 아니라 프리미엄 이동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지커는 대형 SUV와 MPV를 통해 '전기차도 플래그십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한국 시장과 맞닿는 모델도 눈에 띄었다. 지커 7X는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핵심 차종으로, 현장에서 확인한 실내 구성과 디지털 인터페이스는 중국 프리미엄 전기 SUV가 어떤 방식으로 한국 소비자를 공략할지를 가늠하게 했다. 7X는 과장된 미래차 이미지보다 넓은 공간과 간결한 디스플레이, 고급스러운 실내 질감을 앞세운 모델에 가까웠다.
국내 전기 SUV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Y와 현대차 아이오닉 5·기아 EV5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큰 만큼, 지커의 한국 진출은 중국 전기차가 더 이상 저가형이 아니라 프리미엄 영역까지 직접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같은 지리 그룹의 링크앤코는 더 젊고 감각적인 방향을 택했다. 08 EM-P와 900은 선명한 컬러, 과감한 라이트 그래픽, 오렌지색 실내 구성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실내에 앉으면 대형 디스플레이와 카드형 UI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의 계기판이라기보다 하나의 앱 화면처럼 느껴졌다.

체리자동차는 중국 브랜드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체리의 리수에용 마케팅·브랜드 총괄 부총경리는 누적 판매 1900만대 돌파, 올해 말 2000만대 달성 전망을 언급하며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체리는 이미 13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고 있고, 해외 소비자 수는 약 600만명, 해외 생산기지는 22개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운영센터와 스페인 에브로 공장 등 현지 생산 기반도 앞세웠다.
체리의 전략은 BYD나 샤오펑처럼 전동화에만 몰입하지 않는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확장형 전동화, 순수 전기차를 동시에 가져가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이다. 일부 2.0L 엔진은 210kW 이상 출력을 확보했고,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대 2000km 이상 주행거리, 고성능 전기모터는 최대 2만6000rpm 이상을 내세운다.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중국 시장에서도 "내연기관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으며 전동화와 공존한다"는 메시지가 분명했다.

반면 현대자동차 부스는 전환기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아이오닉 V를 중심으로 한 전시에는 취재진과 관람객이 몰렸고, 차량 내부에는 수평형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간결한 조작계가 배치됐다. 현대차 역시 디지털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지만, 중국 브랜드들과는 온도가 달랐다.
샤오미와 리오토, 지커, 링크앤코가 기술과 경험을 공격적으로 과시했다면, 현대차는 완성도와 안정성을 앞세운 신중한 접근에 가까웠다. 중국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도 현장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통 완성차 업체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했다. 마쯔다가 EZ-60과 MX-5를 함께 내세우며 전동화 속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했다면, 포드는 머스탱과 브롱코를 앞세워 퍼포먼스와 오프로드 감성을 전면에 드러냈다. 폭스바겐은 티구안 L ePro, 마고탄 PHEV, 타이론 L PHEV, ID. 유니크스 08 등 전동화 모델을 대거 배치하며 중국 시장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보여줬다. 중국 브랜드들이 기술과 속도로 판을 흔드는 사이, 전통 브랜드들은 감성·헤리티지·현지화로 맞서는 모습이었다.
이번 오토차이나가 보여준 것은 중국 전기차의 성장만이 아니었다. 경쟁의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었다. 과거 차체와 엔진, 가격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충전 속도와 자율주행, AI 알고리즘, 실내 UX, 브랜드 생태계가 자동차의 가치를 결정하고 있다.
더불어 2026 베이징 오토차이나는 자동차가 더 이상 완성된 제품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차는 업데이트되고 학습하며, 충전 인프라와 콘텐츠, 생활 공간까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시장에 놓인 차량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이었지만 향하는 방향은 같았다.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은 더 빠르고, 더 똑똑하고, 더 연결된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