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수익만 1조2000억원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 정보통신(IT) 기술자들의 해외 위장 취업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시도를 정조준하며 추가 대북제재를 단행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12일(현지시간) 북한 정권의 지시를 받아 미국 등 글로벌 기업에 부정 취업한 뒤,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데 가담한 개인 6명과 기관 2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이들 IT 조직이 2024년 한 해에만 이런 방식으로 빼돌린 수익은 약 8억 달러(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위조 신분으로 美 기업 침투
제재 대상에는 북한 IT 인력을 관리하며 군사 및 상업용 기술 탈취를 주도한 압록강기술개발회사(Amnokgang Technology Development Company)와 이들의 자금 세탁을 도운 베트남, 라오스, 스페인 소재 조력자들이 포함됐다.
특히 베트남 소재 '광비엣DNBG(Quangvietdnbg)'의 최고경영자(CEO) 응우옌 꽝 비엣은 2023~2025년 약 250만 달러 규모의 불법 수익을 암호화폐로 환전해 북한 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라오스에서 활동하는 북한 IT 팀장 윤성국과 그에게 일감을 주선하거나 대금을 결제한 조력자들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재무부는 북한 IT 노동자들이 도용된 신분과 위조된 서류를 이용해 미국 등 서방 기업에 프리랜서로 취업한 뒤, 임금의 대부분을 정권에 상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례에서는 기업 네트워크에 악성코드를 심어 민감한 정보를 추출하거나 금전적 갈취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번 제재로 인해 지정된 대상들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나 미국 금융 시스템을 이용한 모든 활동이 금지된다.
◆ 베선트 장관 "자금 끝까지 추적"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북한 정권은 기만적인 수법으로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탈취한 데이터를 무기화해 막대한 금액을 갈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 아래, 재무부는 이러한 악의적인 활동으로부터 우리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 자금의 흐름을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중국 방문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 외교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왔다. 외교가에서는 미 정부가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불법 자금줄 차단과 같은 원칙적인 제재 이행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