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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잔나비 전 멤버 유영현, 학폭 피해자와 7년 만에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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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밴드 잔나비가 지난 2019년 학교 폭력 가해 의혹으로 팀을 탈퇴한 전 멤버 유영현 관련 사안에 대해 7년 간의 경과를 밝혔다.

잔나비는 지난 14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당시 모두에게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기를 약속했다"며 "부단히 고심하고 노력했고, 이제는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밴드 잔나비. 학폭 가해자 의혹으로 탈퇴했던 유영현(맨 왼쪽). [사진=잔나비 인스타그램]

앞서 유영현은 2019년 학교 폭력 가해자 의혹이 일면서 잔나비를 자진 탈퇴한 바 있다. 이에 최정훈은 "유영현은 과거 논란 당시 억울함을 토로하면서도 학급 내 집단적 가해 분위기에 책임을 느껴 팀을 떠나는 선택을 했다"며 "피해자의 상처를 먼저 생각하며 시간을 재촉하지 않았다"며 당시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유영현은 피해 당사자들과 진심 어린 소통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했으며, 특히 중재자를 통해 피해자의 치유 과정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해왔다.

이와 함께 피해 당사자의 편지가 공개됐다. 당사자는 "유영현이 당시 방관자로서의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깊이 받아들이며 긴 시간 스스로를 돌아봤다"며 "그의 진심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한 사람의 용기이자 책임감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을 함께 짊어진 잔나비 멤버들에게도 감사하며, 이제는 제 삶의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고 용서의 뜻을 밝혔다.

소속사 페포니뮤직 측은 "피해 당사자분의 동의 하에 용서 과정을 공유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모든 당사자 뿐 아니라 잔나비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유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입장을 전하게 됐다"고 해당 글을 올리게 된 경위를 밝혔다.

다음은 잔나비와 피해 당사자의 편지글 전문.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글을 씁니다. 24년 11월에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당시 제가 언젠가 허심탄회하게 말씀 드리기를 약속 드렸었죠. 그 약속은 꼭 지키고 싶었어요. 부단히 고심하고 노력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잔나비와는 떼어낼 수 없는 일이었고, 그 속에서 저희와 동행을 하는 우리 팬분들께는 꼭 알려드리는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이제는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아 모처럼 꾹꾹 눌러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19년 5월 23일에 네이트판에 게시 됐던 유영현 지목 글 작성자분의 메시지를 건네어받았습니다. 중재자 친구를 통해서였습니다. 잔나비 멤버들에 대한 코멘트도 있고, 공개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글이라기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받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시간들과 지난 11월의 일을 이 메시지를 통해 비로소 설명 드릴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처음 글이 게시된 그 날, 저흰 곧바로 영현에게 글의 진위를 물었고 열거된 일들을 하지 않았다고 영현은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글의 작성자분께 학급 전체의 가해가 있었던 부분은 사실이었기에, 영현 스스로도 책임이 있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완전히 결백하지 못 한 상황 속에서 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가타부타를 따지는 것이 옳지 않을 것 같았고, 당사자 또한 팀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스스로 팀을 떠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후 많은 일들이 잠잠해졌지만, 영현이는 오래 아팠고, 남은 생을 그렇게 자포자기 하듯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친구로서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을 여기서 마무리 지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길이 분명 있으리라고 믿었고, 응당한 책임을 지며 진심으로 소통 할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용서를 받고 차근히 풀어나갈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그 방향이 잔나비와 영현, 그리고 작성자분께서 각자의 새로운 앞날을 마주할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중재자가 되어 줄 친구를 긴 시간에 걸쳐 주의 깊게 수소문하였고, 많은 시간 함께 보내며 차근히 온 마음을 전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마음이 열린 작성자분께 제 마음이 담긴 편지도 한 통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 가운데에 서 있던 제 심정을 완곡히 말씀드리기도 했고, 그 동안의 이야기들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진심을 꼭 보여 드리고자 했습니다. 죄의 경중은 피해를 입은 이의 마음 속에 있다고 믿고, 응당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시간을 재촉할 수 없었습니다.

말씀 드리고자 했던 24년 11월의 일은 그러던 중에 생긴 일이었습니다. 가까이에서 사과와 용서의 과정을 지켜 보았고 그 상황에 대한 인지 속에서 행한 결정이었음을 이 글을 빌어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일을 하는 것이 무너져가는 영현의 상태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시에 모두에게 즉각 설명 가능한 상황도 아니었으면서도, 순서를 뻔히 알면서도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 날 팬분들께서 저에게 주신 말들 모두 뼈 아프게 새기며 1년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스로 더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고 현실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날 품었던 미안함과 고마움들 마음 한 켠 고스란히 지키며 살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 글이 잔나비의 곁을 지켜주시며 많은 걸 함께 감내 해야 했던 우리 팬분들의 쉽지만은 않았을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낫게 해드리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연말연초 콘서트 이후 훈훈한 분위기를 즐기는 속에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서 불편하셨을 팬분들께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일들이었기에 염치 불구하고 긴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래로는 작성자분께서 이 곳에 올리도록 보내주신 메시지의 전문을 덧붙이겠습니다. 이 메시지가 공개됨에 빌어 그 분도 영현이도 잔나비도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시간이 참 많이 흘렀습니다. 그 시절의 일들로 인해 저는 오랜 시간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장난'이었을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을 만큼 큰 아픔이었어요.

그 상처를 꺼내는 데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고 그때의 마음을 솔직히 글로 남겼습니다. 당시 저는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단어 속에서 모든 것을 단순히 나누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의 저는, 같은 반의 모두가 나를 비웃고 내 아픔을 외면했기 때문에 모두가 방관자이자 공범이라고 느끼며 살았습니다.

그 중 특히 잔나비 멤버로 유명해진 인물이 있었기에 그 이름을 통해 제 상처를 표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글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절대 용서하지 못할 것 같던, 잊을 수 없을 것 같던 상처였지만 저 또한 치유의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과거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당시 담임 선생님의 사과 문자도 받았고 수년간 영현 씨가 지속적으로 저와 연락을 시도하며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그 진심을 느꼈고, 당시 방관자로서의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깊이 받아들이며 긴 시간 스스로를 돌아봤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현씨가 당시 저를 가장 심하게, 직접적으로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찾아가 자필 사과문과 편지를 받아와 주었습니다. 사실 그 친구들이 그 시절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저를 나약한 존재로 만들었던 친구들이었죠.

영현씨가 제 지인을 통해 그 친구들의 사과문과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부탁했고 그때 제가 겪은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었다 라는 말을 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편지들을 읽는 동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억울함이나 분노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너무 오래 갇혀 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그 사과문과 편지들, 그가 보여준 그 행동과 진심은 제가 스스로도 풀지 못했던 매듭을 풀어준 것 같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이제는 나도 그 시절을 놓아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저는 압니다. 그 역시 그 시절엔 미성숙했고, 그 이후 오랫동안 자신을 돌아보며 제가 말했던 '방관자이자 공범'이라는 말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며 살아왔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가 제게 보여준 그 진심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한 사람의 용기이자 책임감으로 느껴졌습니다. 이제 저는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그런 노력 덕분에 제가 긴 시간 붙잡고 있던 어둠 속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함께 마음을 써주며 책임을 나누어준 잔나비 멤버들에게도 고맙습니다. 그리고 늘 제 상처를 먼저 생각해준 00씨에게도 고맙습니다. 모두의 친구인 상황을 잘 알아요. 그 마음 잊지 않고 미안합니다. 이제 저는 제 삶의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에게도, 잔나비 멤버들에게도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그들의 음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저에게 그랬듯 또 다른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닿기를 바랍니다. 저도 제 자리에서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이렇게 다시 한 번 글을 쓰며 한번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그 시절의 나를 완전히 보내주는 길 같아요. 이제는 정말 괜찮아요. 이 말을, 이제는 진심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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