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타율 0.231, 6월 0.143으로 하락세
빅리그 투수들의 분석에 당했다는 평가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 중인 이정후가 미국 현지 매체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시즌 초반 기대를 모았던 활약과는 달리 들쭉날쭉한 성적과 고전하는 타격감이 지적의 대상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스포츠 라디오 방송인 '95.7 FM'은 15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전반기를 평가하는 코너에서 "이정후는 현재 로스터에서 가장 큰 물음표"라며 "수비력은 만족스럽지만, 타격 능력은 메이저리그 수준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정후는 예측 가능한 아웃 머신에 가깝다"고도 덧붙이며 공격력 부족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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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로이터] |
이정후는 지난 겨울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63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며, 37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던 그는 이번 시즌이 사실상 첫 풀타임 메이저리그 시즌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9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9(345타수 86안타), 6홈런, 4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0을 기록 중이다. 4월엔 타율 0.324로 리그를 평정하는 듯한 느낌을 남겼지만, 5월(0.231), 6월(0.143)로 점차 하락세를 탔다. 특히 6월에는 84명의 내셔널리그 규정타석 타자 중 타율 최하위를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정후의 슬럼프는 빅리그 투수들의 분석에 직면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그는 전통적으로 몸쪽 공에는 강점을 보이는 반면 바깥쪽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O 시절 '배드볼 히터'로 불렸지만, MLB의 수준 높은 변화구와 강속구 앞에선 정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정후의 컨택률은 87.6%로 높지만, 타구 질은 떨어진다. 하드히트(95마일 이상 타구) 비율은 30.8%로 낮은 편이며, 정교한 수비 시프트에도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잦다.
비록 7월 들어 타율 0.324(37타수 12안타)로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시즌 초반 MVP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때와 비교하면 존재감이 크게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6번이나 7번 타순에 주로 배치되며 중심 타선에서 밀려난 상황이다.
지역 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 역시 "이정후의 장기적인 슬럼프는 자이언츠 공격력 저하의 주된 원인"이라며 "팀은 그를 리드오프로 활용하고 싶어 하지만, 6월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 하위 타선에 배치할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이정후는 후반기를 앞두고 반전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7월 들어 타격감이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재충전 시간을 가진 그는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토론토와의 원정 3연전을 통해 후반기 레이스를 시작한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