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유튜브 채널에 나와 타격 슬럼프 등 MLB 생활 술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6월 타율 1할대. KBO 최고의 타자 샌프란시스의 이정후(27)에겐 낯선 경험이었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다. 결국 탈모 증상까지 겪었다.
이정후는 지난달 말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진행된 김태균 해설위원과의 인터뷰에서 "가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 같아요. 목에 담이 걸린 것도 아닌데, 2주 전부터 엄청 당기더라고요"라고 고백했다. 해당 인터뷰는 11일 김태균 유튜브 채널 'TK52'를 통해 공개됐다.
이정후는 "넷플릭스를 매일 보며 스트레스를 푼다. 어차피 안 되니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자고 생각해서 다 시도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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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11일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에 나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태균 유튜브 캡처] |
슬럼프는 길고 깊었다. 시즌 초반 3할대 타율이 쉼없이 추락했다. 이정후는 "MLB 투수들은 공의 구속도, 움직임도 다르다. 95마일짜리 공이 바깥쪽으로 흐르길래 싱커인 줄 알고 쳤는데 체인지업이더라"며 미국 무대의 벽을 실감했다. KBO 시절 가장 까다로웠던 투수로는 롯데에서 뛴 레일리를 꼽았다. "슬라이더를 아예 못 쳤다. 나중엔 시합에도 못 나갔다. '일부러 빠졌다'는 말도 나올 정도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정후의 고민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아버지인 이종범 전 코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98년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에 입단한 이 전 코치는 시즌 초반 맹활약하다 팔꿈치 부상 이후 급격히 무너졌고 원형 탈모 증세까지 겪었다. 그는 훗날 "당시 유니폼만 입으면 탈모가 생겼다. 구멍 난 곳에 유성 매직을 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이정후는 다르다. 7월 들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7경기에서 타율 0.296을 기록하며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3일 애리조나전과 12일 다저스전에서 3안타 경기를 기록했다. 7월에만 멀티 히트 경기를 세 차례 만들어냈다.
현지 적응도 순조롭다. 이정후는 "작년에는 타지 생활이 힘들었는데, 올해는 오히려 한국보다 좋은 점도 있다.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라클파크 특유의 '스플래시 히트'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작년에 하나 칠 뻔했는데 관중석 앞에 떨어졌다. 홈구장에 적힌 스플래시 히트 숫자를 보며 한국인 최초 기록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야구 후배들에 대한 질문엔 "다음 메이저리그 진출자는 안우진이 제일 가깝지 않을까 싶다"며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되든 안 되든 큰 무대를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한국 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정후는 슬럼프 탈출을 위해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있다"면서 "다시 태어나도 야구선수 하고 싶다. 매일 경기하는 게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에 김태균 해설위원도 "나도 무조건 다시 야구선수 할 것"이라며 공감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