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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종의 통일오디세이] 장성택 처형 10년…여전한 공포통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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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부 숙청으로 권력 다졌지만
'잔혹한 지도자' 이미지 각인
"경제난 책임질 희생양 만들 것"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소는 피소자 장성택을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하였다. 판결은 즉시 집행되었다."

북한 매체를 모니터하던 대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3년 12월 13일 새벽 관영 조선중앙방송의 보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설마 고모부를 죽이기까지 하겠냐'라며 반신반의 했지만 결국 김정은이 극단적인 결정을 내린 때문이다.

집권 2년 만에 아버지이자 선대 수령인 국방위원장 김정일이 낙점해준 후견인이자 고모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한 것이다.

장성택에게는 국가반역죄가 적용됐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앞서 같은 해 11월 중순 수하인 노동당 행정부의 리용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전격 체포되면서 장성택의 몰락은 예고됐다.

하지만 사형선고와 함께 즉각 처형한 장성택 제거 방식은 북한 권력 안팎에 큰 충격을 던졌다.

김일성의 사위이자 한때 평양 권력을 쥐락펴락했던 인물이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렸다는 점에서다.

특히 당시 29살에 불과했던 청년지도자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본보기식 처형의 대상으로 고모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컸다.

◆"사형선고 즉시 행 집행"...전격적 방식에 북 권력층 큰 충격

12일로 장성택 처형 10년을 맞지만 평양 권력 내부에는 공포통치의 그림자가 여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안 노동당 고위간부와 군부 핵심 인사 등을 대상으로 한 숙청과 처형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로 볼 때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핵과 미사일에 이어 정찰위성 발사 등 도발행보의 수위를 한껏 올리고 있는 김정은이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난 심화나 정책노선의 한계 등으로 벽에 부닥칠 경우 본보기시기 처형을 통한 권력기반 다잡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주민과 엘리트의 불만이 자신에게로 쏠리는 걸 회피하기 위해 경제관료나 핵심 실세급 인물을 희생양으로 내세울 공산도 있다.

장성택 처형은 평양 권력 내부의 핵심층을 긴장하게 만들었고, 체제 전반이 꽁꽁 얼어붙는 결과를 초래했다.

장성택의 심복 집단인 당 행정부 등의 측근 간부들을 포함해 숙청이 집중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진행됐는데, 2014년까지도 연루세력이나 잔당에 대한 처형 등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후에도 고위 간부에 대한 숙청은 이어져 2012년 17명, 2013년 10명 수준이던 처형 숫자는 2014년 41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우리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노동당과 내각, 군부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는 숙청 당할지 모른다는 극한의 공포와 보신주의가 번졌다.

최고 실세로 알려졌던 고모부까지 무참하게 살해하는 상황에 간부들은 '우리는 파리 목숨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됐고, 김정은의 눈앞에서 일해야 하는 고위직으로의 진출은 꺼리거나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고 한다.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충격 더해져...당 간부들 "우린 파리 목숨"

이런 우려는 김정은이 이복형 김정남을 독극물을 이용해 암살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더 커졌다.

장성택 처형 3년이 지난 시점인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은 김정일의 장남이자 한때 권력승계 1순위로 점쳐지던 인물이 평양 당국이 파견한 공작원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졌다.

또 백주에 인파로 붐비던 국제공항에서 사건이 벌어진데다, 치명적 독극물인 VX를 이용했다는 점도 파문이 일었다.

물론 최근 몇 년 간 북한 권력 내부에서 핵심간부에 대한 처형이 이뤄졌다거나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정황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매우 은밀하게 이뤄진 사례가 감춰져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적어도 장성택 처형 방식의 겁주기식 숙청이나 본보기식 제거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핵심 권력층 뿐 아니라 북한 체제의 곳곳에는 세습통치와 수령 유일지배의 유령이 떠돌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문화의 유입을 막겠다면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어 잔혹한 방식으로 통제하거나 심할 경우 사형에 처하는 등의 폭압적 방식은 여전하다는 게 대북정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여름 김덕훈 총리에 대한 강한 질책과 함께 당 간부들과 조직에 대한 처벌 가능성은 김정은이 직접 언급하고 있다는 건 북한 체제가 그만큼 위기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핵과 미사일에 올인하면서 북러 무기밀매와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현안에 집중하고 있는 김정은이 이런저런 상황이 꼬이고 대북제재를 비롯한 압박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할 경우 그 책임을 물어 또다시 공포정치로 분위기를 이끌어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식량 부족이나 경제난 등으로 인해 엘리트와 주민의 체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다면 꼬리자르기식의 책임전가를 위해 내각 총리나 노동당의 간부들에 대한 숙청과 처벌 등 피바람이 다시 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지 않아도 김정은 집권 10여년 동안 피폐해지고 내구성이 떨어진 북한 체제에 김정은식 공포정치가 얼마나 더 약발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김정은은 2500만 주민을 볼모로 한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도발적 행보를 이어왔다.

대북제재와 코로나 등이 맞물리면서 올 초에는 개성 등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우리 정보 당국의 판단까지 나왔다.

세계식량계획(WFP)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주민의 40% 수준인 1100만명이 만성적인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김정은의 잔혹성 국제사회에 각인..."언제든 재연될 가능성"

김정은이 주민을 굶주리게 하고 자유와 인권을 유린한 폭압적 지도자로 국제사회에 낙인된 지는 오래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지만 혈육과 친인척마저 통치를 위해서는 서슴없이 제거하는 행태에 세계는 경악했기 때문이다.

장성택 처형의 충격파는 10년이 되도록 오래 남아 있다.

그만큼 국제사회에 김정은의 잔혹성이 각인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의 인권유린 행태에 유엔 등 국제사회가 최근까지도 강력하고 일치된 대응태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물론 김정은의 통치행보를 보면 이런 분위기에 아랑곳 않는 모양새다. 핵과 미사일이 자신의 권력을 지켜줄 수 있다고 믿는 듯 그는 북한 체제의 에너지 대부분을 여기에 쏟아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굶주리는 인민도, 국제사회의 비난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이런 모습은 그가 집권 후 첫 공개연설에서 했던 약속과 정면 배치된다.

그는 2012년 4월 김일성광장에서 "다시는 우리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주민과 엘리트, 간부들은 청년 지도자의 이 말에 기대를 품었을 것이다.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젊은 리더십은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란 기대는 얼마 가지 않아 물거품이 됐다.

평양의 권력 내부에는 지금도 공포통치의 유령이 어슬렁거리고 있다.

절대권력을 거머쥔 폭압적 지도자의 생각과 말 한마디에 언제든 다시 피바람을 부를 수 있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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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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