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양책에 미국 성장 기대↑
인도 화폐개혁 등도 금 수요 위축
[뉴스핌=김성수 기자]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각광받던 시기가 지났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재정부양책과 감세 정책,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20일에 트럼프의 제45대 미국대통령 취임이 예정된 가운데 금값이 다음 달부터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6일 자 미국 투자매체 배런스는 금이 지난 4분기에 올해 상승분을 거의 다 반납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현재 금 현물은 연초대비 6.8% 오른 온스당 1133.30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 7월만 해도 연초대비 25% 오른 1350달러였으나 상승폭이 푹 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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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금값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달러 가치가 14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것도 금값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값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금값도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 금 수요가 줄어든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선임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당선 후 달러 강세와 채권금리 상승, 주식시장 상승이 줄을 이으면서 글로벌 자금도 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떠나 산업금속과 다른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귀금속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자금유출 규모가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ETF에서는 이달 8~14일까지 7억달러가 유출됐다.
주요 금 소비국인 인도도 금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왔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금 수입량이 많은 나라다.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난달 8일 인도에서는 지하 경제를 척결한다는 취지의 화폐개혁안이 전격 발표됐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고액권인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의 사용을 금지하고 새 화폐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20%로 추정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화폐개혁으로 인도에서 소비가 위축되면서 금 거래도 타격을 입고 있다.
이 밖에도 인도 정부가 금 수입량을 줄이기 위해 201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금 수입 관세를 높이면서, 올 상반기 인도의 금 수입량은 감소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