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반도 평화·북핵 해결 강조
"러·북 협력, 안보리 결의와 국제법 틀 내에서"
ARF 회원국 북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불참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11일 오후 마지막 회의체인 제32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주요 지역·국제 정세를 논의했다.
박 차관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에는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는 한편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대화와 외교의 공간 마련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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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11일 열린 제 32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모습 [사진=외교부] 2025.07.11 |
ARF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EU, 인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몽골, 파키스탄 등 모두 27개국이 참여하는 장관급 안보협의체다. 특히 북한이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체 중 유일하게 참석하는 회의여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ARF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라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대화 복귀,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촉구하는 명확하고 일관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해 줄 것을 회원국들에 요청했다.
또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북·러 간 군사 협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러·북 협력은 안보리 결의와 국제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이어 "한반도의 화해와 협력, 역내 평화 증진 과정에서 아세안과 긴밀히 공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다수의 참가국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지속에 우려를 표하며 한국 정부의 긴장 완화와 남북 소통 재개 노력에 지지를 보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ARF에 장관급이 아닌 주최국 대사나 아세안 대표를 참석시켜 왔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는 아예 대표단을 보내지 않아 2000년 이후 처음으로 ARF에 불참했다.
박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힘과 회복력에 대해 ARF 회원국들이 보여준 신뢰와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또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아세안과 아세안 주도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회원국과의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반도 문제 외에도 남중국해, 미얀마, 우크라이나, 중동 정세 등 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한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박 차관은 "불확실성과 긴장이 고조된 국제 정세 속에서 ARF가 역내 안보와 평화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은 ARF 설립 멤버로서 신뢰 구축과 예방외교 달성에 지속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