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출 중단 시 90달러 내외
중동 전면전 시 130달러까지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월가의 2026년 국제 유가 전망이 배럴당 50달러 중반에서 130달러까지 크게 엇갈린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료 시점과 체제 변화를 둘러싼 시나리오에 따라 유가 전망도 요동치는 모양새다. 단시일 안에 종전과 이란의 체제 변화, 이에 따른 원유 수출 및 생산 재개라는 장밋빛 전망과 중동 지역 전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를 근간으로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주요 외신과 투자가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기본 시나리오는 전쟁 장기화 없이 긴장만 지속되는 경우다. 블룸버그NEF는 이란발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2026년 브렌트 평균을 배럴당 50달러 중반대로 추정해 왔는데, 이는 현재 전쟁 프리미엄이 크지 않다는 전제에서 나온 숫자다.
이 경로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 있고 이란 수출도 부분적으로 유지되면서 수급이 하루 300만배럴 이상 공급 초과 상태를 이어간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인공지능(AI) 모델이 과거 중동 긴장 국면을 학습해 산출한 결과를 대입해 보면 이 경우 유가는 고점에서 한두 분기 내에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60달러 안팎으로 회귀할 확률이 가장 크다.
두 번째는 부분적, 완전한 이란 수출 중단 시나리오다. 현재 시장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전면 중단될 경우 글로벌 공급의 약 4%가 사라지면서 브렌트가 2026년 내내 배럴당 90달러 부근에 머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블룸버그NEF의 극단적 시뮬레이션도 이란이 시장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4분기 브렌트 평균 가격이 90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본다.
AI 퀀트 모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전쟁 프리미엄'이 유가에 반영된 패턴을 학습한 뒤 이란 케이스에 투사하면, 옵션시장에서 나타나는 '콜 스큐'와 변동성 구조가 이미 상방 꼬리를 두껍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 구간은 완전한 공급 붕괴는 아니지만,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를 동시에 자극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트랙에 가깝다.
세 번째, 가장 위험한 경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포함한 지역 전면전 시나리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해협이 막힐 경우 전 세계 해상유 수출의 최대 3분의 1이 묶이면서 브렌트가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춘에 따르면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보좌관 역시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면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혼란, 성장 급랭이 한꺼번에 덮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한다.
AI가 과거 오일 쇼크, 걸프전, 러시아 제재 국면 데이터를 합쳐 상정한 '호르무즈 봉쇄' 시뮬레이션에서는 단기간에 20~30달러 수준의 전쟁 프리미엄이 유가에 덧씌워지고, 옵션 변동성과 항공·운송·화학 섹터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동시 폭증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 경우 유가는 단순한 에너지 가격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 스트레스 지수의 대표 변수로 기능하면서, 중앙은행의 금리 경로까지 다시 뒤흔드는 결과를 낳게 된다.
마지막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제시한 장밋빛 시나리오는 종전과 함께 이란의 체제 변경으로 국제 제재가 풀리면서 원유 생산과 수출이 정상화되는 그림이다.
다만, 오랜 제재로 이란의 원유 시장 투자가 마비되고 기술 및 장비 접근이 끊긴 상황을 감안하면 설령 제재가 단계적으로 풀려도 생산과 수출이 단시일 안에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데 IB들은 입을 모은다.
이 네 가지 시나리오를 확률 가중해보면, AI 기반 매크로 모델이 내놓는 결론은 명확하다. 완전한 정권 정상화와 빠른 증산으로 유가가 구조적으로 6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경로의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고, 부분적 공급 차질과 높은 변동성을 동반한 80~100달러 범위의 트레이딩이 당분간 이어질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