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KLPGA 투어가 '실력이 곧 기부'로 이어지는 독특한 기부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선수들의 버디 기록이 기부금으로 적립되고, 여기에 팬클럽이 동참하는 방식이 더해져 선행이 투어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KLPGA는 1990년부터 자선골프대회를 열어온 데 이어 최근 몇 년간 기부를 투어 시스템 안에 본격적으로 편입시켰다. E1 채리티 오픈, 올포유-레노마 자선대회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 열린 E1 채리티 오픈에서는 약 3억 원의 자선기금이 조성됐다. 특히 우승자 박현경은 상금 1억8000만 원을 전액 기부해 대회 취지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주최사 E1은 매칭 기부로 화답하면서 2억 5000만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부금이 마련되기도 했다.
박현경은 "원래 통산 10승을 하고 기부하고 싶었는데, 의미 있는 대회라서 100%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승을 한 박현경은 한해 상금 전액을 기부한 통 큰 기부를 했다. 통산 우승은 8승.
이 흐름은 KLPGA가 운영하는 '드림위드버디'가 만들어냈다. 선수가 대회에서 기록한 버디 개수만큼 약정 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실력=기부'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개별 대회 단위로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투어 전체 프로그램을 합치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대까지 누적되는 규모다.

여기에 팬클럽이 가세하면서 구조는 더욱 탄탄해졌다. 박현경과 팬클럽 '큐티풀현경'은 버디 1개당 1000원을 적립해 모은 2000만 원에 박현경이 2000만 원을 더해 경기 사랑의열매를 통해 4000만 원을 기부했다.
임희정(통산 5승)과 팬클럽 '예사', 조아연(통산 4승)의 '아연조아' 등이 버디 기록에 맞춰 팬클럽도 함께 기부금을 적립하거나, 공동 성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임희정은 2025년 11월 팬클럽 '예사'와 함께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3500만 원을 기부했다. 이는 2021년부터 5년째 이어온 선행으로, 버디와 이글 수에 따라 팬클럽이 조성한 기금에 임희정이 사비를 더해 마련한 것이다. 5년간 기부금 총액은 1억4200만 원에 이른다. 임희정은 최근 유한킴벌리와 함께 여성 청소년을 위해 생리대 20만 패드를 기부, 누적 80만 패드를 기부했다.
일부 상위권 선수들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개인 매칭 기부까지 더해 기부 규모를 확장하는 추세다. 선수 개인의 의지와 팬덤의 자발적 참여, 투어의 제도적 뒷받침이 맞물리면서 '경기장 안팎이 이어지는 선행'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2025 시즌 대상을 수상한 유현조(통산 2승)는 아동양육시설 6곳에 각 1000만 원씩 총 6000만 원을 기부했다. 데뷔 2년 차인 유현조는 올 시즌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을 제패하는 등 19차례나 톱10에 오르며 대상을 거머쥐었다.
방신실(통산 5승)은 2025년 고향 평택에 총 7500만 원을 기탁했고, 이예원(통산 9승)은 팬클럽 '퍼펙트바니'가 모은 버디 기금에 매칭 기부를 더해 3000만원을 고려대 의료원에 전달, 의료 사각지대 어르신 등 취약계층 치료비로 쓰이도록 했다.

박성현(통산 10승)은 팬카페 '남달라'와 함께 고려대의료원에 5000만 원을 전달하는 등 누적 기부액이 총 1억1천만 원을 돌파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신지애(통산 2승)는 자살 유족 아동·청소년 지원을 위한 꿈자람 사업 기부금 4000만 원을 냈다. 또한 LPGA에서 뛰는 윤이나는 팬카페 '빛이나'와 함께 연세의료원에 4300만 원을 기부했다.
투어 7년 차인 전예성도 팬클럽 '세젤예성'과 함께 중증소아 환아들을 위한 의료비 1445만 원을 전달했다. 2024 시즌에도 같은 방식으로 1224만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엘리트 스포츠가 단순히 경기력 경쟁의 장을 넘어 기부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KLPGA 팬덤의 기부 문화는 선수의 플레이가 곧 기부로 이어지고, 팬들이 그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른 스포츠 리그와는 다른 차별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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