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의혹 해명하고 정부와의 협력 방안도 제안할 듯"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 기업과의 관계를 이유로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임을 요구한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탄 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개인적·직업적 배경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만남에서 정부와 인텔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 소식통은 탄 CEO가 인텔의 제조 역량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유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국에 대한 자신의 헌신을 보여 줌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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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연례 제조 기술 컨퍼런스에서 립부 탄 CEO가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일자리 및 수익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내 투자를 압박 중으로, 탄 CEO에 대한 공개 저격은 애플 등 기술 기업들이 반도체 신규 관세에서 면제되는 대신 미국 내 투자를 늘리기로 발표한 다음 날이었다.
반도체 기업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지냈던 탄은 지난해 퇴임한 팻 겔싱어의 뒤를 이어 올해 3월 인텔 CEO에 올랐다. 취임 초반에는 케이던스를 성공적으로 재건한 경험과 업계 전반에 걸친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인텔 주가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탄의 임기 첫 몇 달은 회사 전략을 둘러싼 일부 이사진(프랭크 이어리 의장 포함)과의 갈등으로 얼룩졌다.
또 최근에는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를 중국의 국방 관련 대학에 판매한 혐의로 미국 정부에 1억 4000만 달러(약 1900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낸 점이 확인되면서 정치권으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탄 CEO가 자신이 운영하는 벤처펀드를 통해 수백 개의 중국 기업에 투자한 점도 의혹을 키웠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톰 코튼 의원(공화·아칸소)이 인텔 이사회 의장 프랭크 이어리에게 탄 CEO의 중국 관련 관계에 대한 우려를 담은 서한을 보낸 사실을 공개했고, 하루 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즉각 사임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며 압박했다.
탄 CEO는 지난 목요일 저녁 인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이 지난 40여 년간 자신의 집이었으며, 인텔은 "행정부가 사실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소통해 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업계에서 40년 넘게 활동하며 전 세계와 다양한 생태계에서 관계를 쌓아 왔으며, 항상 최고의 법적·윤리적 기준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