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 청원 12만명 돌파
한투연, 정청래·한정애에 전화·문자 폭탄 독려
한투연 대표 "연말까지 대량 매도 폭탄 쏟아진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세제 개편안에 반대하는 국회 전자 청원이 1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개인투자자연합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등을 중심으로 집단 행동 움직임이 거세다. 10억원의 대주주 요건 반대 집회 개최를 예고한 데 이어 문자나 댓글 폭탄은 여당 기획재정위원들과 진성준 전 정책위의장에 이어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4일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따르면 '대주주 양도소득세 하향 반대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12만명을 돌파했다. 6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한투연은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역행하고 전체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투연 등 개미 투자자들의 여당을 향한 성토의 목소리는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에서 세제 개편안이 확정되고 다음달 국내 주식시장이 대폭락하면서 지속되고 있다. 한투연 회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획재정위원들과 당 지도부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문자 항의에 나섰고, 진성준 전 정책위의장 후임으로 임명된 한정애 정책위의장에 대해서도 인스타그램 주소를 공유하며 공동 댓글 행동에 돌입하고 있다. 아날 이날 한투연 게시판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휴대폰 변호를 공유하면서 전화, 문자 폭탄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투연 회원들 사이에선 코스피5000 특위를 대상으로 단체 소송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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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세제 개편안의 실망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3% 넘게 하락한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달러·원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달러·원 환율은 17.00원 오른 1404.00원에, 코스닥 지수는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에 장을 마감했다. 2025.08.01 ryuchan0925@newspim.com |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코스피 5000시대를 선언했는데 전폭 지지하고 반드시 와야하고 이왕이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며 "그런데 민주당의 행동은 말과 달리 코스피 5000대신 2000을 향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실망과 분노의 민심이 타오르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세수 부족을 이유로 대주주 기준을 인하한다면 대다수 대주주들이 세금 회피를 위해 가을부터 연말까지 대량의 매도 폭탄을 쏟아낸다"며 "그렇게 되면 세수증대는 눈곱만큼도 없고 외국계 공매도 세력이 큰 천문학적 수익을 가져간다. 외국인 공매도 세력만 이로운 게 대주주 10억원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투연은 주식투자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 이상으로 규정해 세금을 매긴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난하며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반대 집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주식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대주주 요건 하향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투자자는 "개미들을 유인해 국장에 투자하게 만들고 뒤통수를 쳤다. 새 정부에 사기를 당했다"고 격노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날 코스피가 3.88% 급락한 것을 언급하며 "8·1 참사를 만들었다"는 투자자의 글도 올라왔다.
주식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주주 요건을 두고 여당 내 혼선도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의원들을 향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을 향해선 "A안과 B안을 작성한 뒤 보고해 달라"며 "빠른 시간 안에 입장을 정리해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1일 4% 가까이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8.34p(0.91%) 오른 3147.75에 거래를 마감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