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계, 전략통상정책 추진 최우선 꼽아
"미국발 관세 대응 시급...수출품목·시장 다변화 필요"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무역업계가 새 정부에 가장 크게 바라는 것은 전략적 통상정책이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윤진식)는 11일 '새 정부 경제통상공약 실행 우선순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10일부터 11일까지 무역업계 최고경영자와 임직원 41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0.7%가 '국익 극대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통상정책'을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어 수출품목·시장 다변화(20.3%), 내수·강소기업의 수출기업화(18.1%)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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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전경 [사진=무역협회] |
전략적 통상정책의 세부과제에선 미국발 관세리스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철강과 자동차에 부과된 관세처럼 불확실한 통상환경에서 불리하지 않게 수출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다.
신규 자유무역협정 확대와 기존 FTA 고도화, 정부와 민간의 통상 대응 역량 강화도 뒤를 이었다.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수출품목과 시장 다변화에선 2차전지, 바이오헬스 같은 신성장 품목 육성과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 수출 확대 요청이 컸다. 품목을 늘리지 않으면 시장 다변화도 어렵다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내수 중심 중소·중견기업을 수출시장에 진입시켜 기반을 넓히자는 의견도 18.1%에 달했다. 상품개발부터 실무 교육, 마케팅까지 한데 묶은 통합 패키지 지원 고도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였다. 수출기업 저변을 넓혀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 산업을 육성해 수출산업과 결합하자는 의견(9.5%), 국내 수출산업을 보호할 무역안보 단속체계 확립(7.5%), 국적선박을 확보해 물류안보를 실현하자는 제안(7.0%)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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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무역통상분야 정책공약 중 추진 우선순위 [사진=무역협회] |
한편 무역업계가 바라보는 올해 수출 전망은 밝지 않았다. 응답기업의 43.3%가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5% 이상 줄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과 비슷할 것(38.9%), 늘어날 것(17.8%)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수출 회복 시점을 내년 이후로 본 곳도 71.1%에 달했다. 특히 고용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수출 감소와 회복 지연을 더 크게 우려하는 경향이 뚜렷해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한 맞춤 지원이 시급한 상황임을 보여줬다.
정희철 무역협회 무역진흥본부장은 "무역업계는 새 정부가 안정적인 통상환경을 마련하고 기술집약형 수출 품목을 늘려 중소·중견기업이 수출기업으로 도약하길 기대한다"며 "미국발 관세와 보호무역주의를 지혜롭게 넘어서 수출동력이 한 단계 더 커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