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올해도 탁월한 외인 안목으로 외국인 투수 계보를 잇는 데 성공했다.
NC는 전반기 한 경기를 남겨둔 현재 8위(39승 5무 40패)에 위치하고 있다. 하위권 성적이지만 긴 시간 연패에 빠진 적이 없다. 그 이유는 1선발과 2선발을 맡고 있는 로건 앨런과 라일리 톰슨이 맹활약을 펼치며 확실한 원투펀치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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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NC 선발 로건 앨런이 28일 두산과 창원 경기에서 선발로 나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NC] 2025.06.28 zangpabo@newspim.com |
1선발 로건은 10일 현재 18경기 105.1이닝 5승 8패 평균자책점 2.91로 경기당 5.8이닝을 책임졌다. 소화 이닝은 리그 6위, 평균자책점은 리그 7위를 기록 중이다. 시즌 최다 패 3위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이 경기당 2.44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성적은 더욱 값지다.
로건의 투구 내용은 최정상급이다. 최근 3경기를 보면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22이닝 2실점(2자책점)의 대호투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22일 kt전 7이닝 6삼진 무실점, 28일 두산전 8이닝 8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직전 SSG전에선 7이닝 5삼진 1실점으로 자신의 차례에선 마운드를 완벽히 책임졌다. 6월만 놓고 보면 33이닝을 던져 3승과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으며 월간 최우수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호준 NC 감독은 로건에 대해 "이제 진짜 1선발처럼 던진다"며 "처음에 걱정했던 부분은 구속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제구력은 원래 좋았다. 구속이 오르면서 제구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두 가지가 다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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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앨런. [사진=NC] |
2선발 라일리는 시즌 초반 뚜렷한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개막 후 5차례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을 5.96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3월 29일 LG 트윈스전과 4월 5일 키움 히어로즈를 만나 각각 9실점, 5실점을 헌납하며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적응을 마친 라일리는 점차 제 활약을 보였다. 라그는 4월 24일 LG전 6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적응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11일 키움전부터 6일 SSG전까지는 선발 4연승을 달렸다. 라일리는 18경기 108.2이닝 11승 4패 평균자책점 2.98로,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이닝 소화 3위, 평균자책점 9위, 탈삼진(139개) 3위 등 대다수 투수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입단 당시만 해도 둘 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로건은 지난해까지 빅리그 무대를 누비긴 했으나 12경기 28이닝 1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아쉬운 모습이었다. 트리플A에서도 20경기(19선발) 6승 3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불안했다. 최근 몇 시즌 내내 하락세를 보였고, 구속도 평범해 피안타 허용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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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 톰슨. [사진=NC] |
라일리도 2018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았으나, 빅리그 데뷔는 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선 5시즌 동안 총 108경기(선발 82경기)에 나서 19승 25패, 평균자책점 4.68이라는 성적을 작성했다. 공은 빠르나 제구와 구위가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호준 감독은 "라일리가 미국에서 뛸 때는 볼넷이 많았는데, 국제 업무팀에선 KBO 리그 공인구가 더 작아 탄착군이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형성될 거라 봤다"라며 "루친스키와 같은 유형으로 판단했는데, 역시 우리 구단 국제 업무팀의 눈이 정확했다"고 밝혔다.
로건과 라일리는 국내 무대에서 철저히 적응하며 우려를 지워냈다. NC는 이로써 다시 한번 '외국인 투수 명가'의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루친스키(현 오클랜드), 페디(세인트루이스), 하트(샌디에이고) 등은 모두 NC에서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대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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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리 톰슨 [사진 = NC] |
루친스키는 2019~2022년 4시즌 동안 53승 36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고, 2020년엔 19승으로 NC의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뒤를 이은 페디는 2023년 20승 6패로 MVP와 외국인 투수 최초로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1위를 모두 석권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고, 하트 역시 2024년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로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평균자책점과 다승 부문에서도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초 큰 기대를 모으지 않았으나 리그에 점차 적응하더니 보란 듯이 증명하며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 반열에 올랐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고, 최소 6이닝씩은 책임지면서 불펜의 부담을 줄여줬다. 확실한 선발 카드 2장은 감독과 팀 모두에게 큰 힘이 됐다. NC의 외국인 투수 수급 능력은 올해도 '대박'을 쳤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