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 꾸려지는 당 지도부에 부담
등판 않으면 '정치적 공백기' 생길 수도
'이재명 지역구' 인천 계양을 출마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보수진영의 개혁과 쇄신을 이끌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출마를 두고 고심이다.
당대표 선거는 "쓰레기더미"라고 표현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당권에 선을 그는 만큼, '양강'으로 꼽히는 김 전 장관과 한 전 대표 모두 출마하지 않는 상황도 배재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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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왼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당 대표 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09.01 leehs@newspim.com |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8~9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대표 선출 등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대표 유력 후보로는 대통령선거 후보였던 김 전 장관과 한 전 대표 등이 자천타천 꼽히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5일 대선캠프 해단식에서 "저는 당대표에 욕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자신에게 당대표 선거 출마를 권유하는 건 "쓰레기더미에 들어가라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기대를 받는 한 전 대표의 당권 도전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친한계 내부에서도 (당대표 선거 출마) 찬반 의견이 6대 4로 갈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전 대표 지지세력이 우려하는 점은 이번 당 지도부가 대선 패배 후 꾸려진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을 이끌고 오는 2026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신임 당대표에게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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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오른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당대표 회담에서 발언을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2024.09.01 leehs@newspim.com |
특히 총선 패배 전력이 있는 한 전 대표가 이번 지선에서도 패배한다면 그의 정치인 경력에 큰 상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향식 공천 등 당 혁신안들이 제시되는 상황에서 당 대표의 지선 공천권 역시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가)지금 당장에 전당대회에 나와서 대표가 된다고 별로 본인 미래에 어떤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당권 싸움에 등판하지 않는다면 의도치 않은 '정치적 공백기'가 생길 수 있다. 필연적으로 당내 개혁이 이뤄지는 와중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당내 정치적 입지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복안으로는 내년 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24년 당대표 시절 논란이 됐던 '셀프 공천'을 한 전 대표가 재연하며 이를 역이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 무주공산이 된 만큼, 당대표 당선 이후 그곳에 출마해 '민주당 성지'를 탈환하는 상징적인 그림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선만 된다면 한 전 대표의 목표였던 원내 입성은 물론이고, 향후 정치적 입지 역시 굳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igh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