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도 "역겹고 수치스런 괴물"...공화당 재정보수파도 반대
미 의회 예산국 "BBB 법안 향후 2조 4천억 달러 재정적자 늘릴 것"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대규모 세금 및 이민 개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BBB)'에 대해 연일 거세게 비판했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X 계정에 "KILL the BILL(법안을 죽여라)"이라고 올리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해당 법안을 저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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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는 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머스크의 비판은 미 의회 예산국(CBO)이 해당 법안이 향후 10년간 미국 연방정부의 누적 재정적자를 2조 4천억 달러 이상 늘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직후 나온 것이다. 이른바 'BBB'로 불리는 이 법안은 세금 감면, 이민 정책 재구성 등을 포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입법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머스크는 전날에도 X를 통해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자들은 수치를 느껴야 한다. 당신들은 잘못한 걸 알고 있다"며 "이 법안은 역겹고 수치스러운 괴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방만하고 충격적인, 쪽지 예산이 가득한 초대형 지출 법안"이라고 직격했다.
법안은 하원에서 일부 공화당의원의 이탈로 진통 끝에 단 한 표 차이로 간신히 통과됐고,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머스크의 강력한 반대는 공화당 내 재정 보수파 의원들의 우려와도 맞물려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법안에 포함된 과도한 지출 조항과 부채 확대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 이전에 자신이 법안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압박해 왔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총애를 받으며 최고 실세로 불렸던 머스크가 지난달 30일 정부 효율부(DOGE) 수장 지위를 내려놓았다는 점에서 그가 트럼프 정부와 선 긋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