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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하) 국가의 미래와 국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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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제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이 제도의 핵심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주권 사상에 있다. 국민주권 사상은 16세기 철학자인 장 보댕(Jean Bodin)의 국가주권론에서 출발한다. 계몽주의 시대의 주권중심 통치에 대한 사상적 기반을 제공해 준 보댕은 주권을 가진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 권력과 압제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는 주권을 가진 국가는 외적으로부터 방어, 국민의 생명, 재산, 안전, 질서를 지키기 위해 사용되는 폭력은 주권자인 통치자에게 귀속된다고 보았다. 즉 주권을 위임받은 절대권력자의 통치는 폭력을 수반할 수 있으며 절대권력까지 용인된다고 보았다.

이에 비해 존 로크(John Locke)는 인간이 이성을 지닌 자유로운 주체라고 보며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통제와 억압도 용인되지 않고 국가 (또는 정부)가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침해할 경우 통치자에게 양도했던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다. 어떠한 억압과 통제에 대한 국민의 반항권을 인정하며 법에 따른 통치와 개인의 자유, 인권과의 양립 등을 강조한 주권재민, 즉 "주권은 국민에 귀속된다"는 정치사상을 정립했다. 이를 계승한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독립된 개체가 가진 평등한 선택권을 이성(reason)과 다른 개념인 의지(will)라 보고 공동체의 집합적 의지를 일반의지(general will)이라 정의했다.

1762년 발표된 <사회계약론>에서 루소는 개개인의 의지는 곧 주권을 의미하며 그 총합인 일반의지, 즉 국민주권을 국민대표자에게 위임하는 것보다 다수의 국민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정이 가장 적합한 정치제도라고 주장했다. 직접민주정을 통해 정당한 주권(legitimate sovereignty)이 행사되기 때문에 국민투표제는 루소가 주장한 최선의 정치제도로 현대적 적용의 기반을 제공해 주었다.

고대 민주정을 채택한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의 원로원,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에서도 국민투표가 실시되었으나,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과 공산당 선언 이후 주권재민과 정당한 주권행사에 대한 요구가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 같은 시도로 1848년 스위스가 국민참여형 국민투표제를 도입했고, 1874년 헌법을 개정해 국민투표에 부친 것이 근대적 기원이라 할 수 있다.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 1892년 오리건주에서 처음 시도되어 미국에서는 직접민주정의 형태를 오리건모델(Oregon model)이라 불리울 정도로 여타 주로 확산되었다. 1차대전은 대의민주주의제도가 확산되는 시기로 바이마르 헌법을 채택한 독일도 국민투표제를 채택했고,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 뿐 아니라 프랑스, 이태리, 일본 등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현대 정치체제가 대의민주정으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투표제는 선거와 선거사이 국가의 중요한 의제결정을 위해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제도로 사용된다. 국민투표제와 직접민주제도에 대해 연구한 알트만 (David Altman) 교수에 따르면 국민발안(popular initiative)과 국민소환제(popular recall)만 레퍼렌덤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국민투표 혹은 입법부나 행정부에서 제기해 국민에게 결정권을 주는 제도는 플레비사이트(plebiscite)라 부른다.

아래 도표를 보면서 설명하면 훨씬 더 쉽게 이해가 된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헌법과 관련법에 따라 시행되는 국민투표로 국민결정형이라는 점에서 의무적 플레비사이트(mandatory plebiscite)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 제130조 2항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이에 해당된다. 여기서 '예변적 대응형'이라는 뜻은 국가상황의 유무에 관계없이 헌법개정시에는 반드시 국민에게 최종적 결정권이 주어지는 제도다.

주황색 부분은 헌법 제72조의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관한 국민투표로 외교, 국방, 통일 및 비상사태와 같은 국가안위적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부의권이 주어짐 (헌법 제72조.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및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파란색은 스웨덴에서 사용하고 있는 협의형 국민투표제 혹은 협의형 플레비사이트(consultive plebiscite)에 해당된다. 연두색 부분은 이태리, 영국, 스웨덴의 왕정폐지, 국제기구 가입 및 탈퇴, 통치자 신임 등에 관한 국민투표로 결정형이라는 점에서 플레비사이트라 불린다. 헌법에는 포함되고 있지 않아 특별법제정, 국민합의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두색 내 노란X 표시는 의회의 대응절차를 밟지 않기 때문에 적용이 되지 않는 부분을 나타낸다.

노란색 사각형 부분은 국민발안과 국민소환제의 내용으로 국가적 차원에서는 스위스에서 가장 활발하게 도입되어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19개주, 멕시코 6개주, 아르헨티나 14개도, 독일 4개 란트(land)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국민발안과 소환제의 경우에도 국민의 의사를 물어 결정할 때는 이를 국민투표의 범주로도 넣기도 한다.

국민투표제의 구분 [출처: Altman, David. 2011. Direct Democracy Worldwide. Cambridge University Press. ISBN: 978-1107427099. 11쪽]

국민투표를 통한 사회혼란 해소방법

스톡홀름에 위치한 국제민주주의선거원조 기구인 IDEA에서 발간한 직접민주주의 핸드북 (Direct Democracy: The International IDEA Handbook, 2008)은 직접민주주의제가 대의민주제도의 보조적 장치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제도학자인 로렌스 모렐(Laurence Morel) 교수가 편집인으로 참가한 <국민투표와 직접민주주의 루트리지 핸드북>에서는 직접민주주의체제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 체계적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로 학자적 연구가 확장일로에 있다.

2000년대 들어 직접민주주의 제도에 관한 단행권 출판수가 20여권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그만큼 대의민주주의 제도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의 저하, 기술의 발달, 국민주권실현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직접민주정을 도입하고 있다 (직접민주정과 국민투표제 연구결과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는 뒷부분에 정리한 연구목록 참조할 것).

세계에서 가장 많이 국민투표제가 시행되고 있는 국가는 스위스다. 헌법개정, 국제기구 가입 및 탈퇴, 그리고 국가비상사태 시 1년 이상 유효한 법을 제정할 때 그리고 국민민생 이슈 등 국민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다양한 국민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스위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848년부터 2020년까지 240번에 이르고 매년 1.6개의 국민투표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의 특징으로 2중 과반획득의 원칙을 들 수 있다. 전국 국민투표의 과반을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26개 칸톤 중 최소 14개에서 과반수를 얻어야 통과될 수 있다. 2024년에만 연금, 건강보험, 생명다양성 등의 4개의 사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렀다.

우리나라는 1948년 이후 총 여섯 번에 걸쳐 국민투표를 시행했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국민투표는 예변적 대응형인 국민결정형으로 플레비사이트 형태라 할 수 있다. 즉 헌법에 규정된 헌법개정을 위한 최종절차로서의 국민투표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헌법 제72조에 의거한 국민투표는 시행된 적이 1948년 제정헌법 이후 한 번도 없다.

헌법개정은 국회가 주도권을 쥐고 재적의원 2/3의 동의를 받아 진행할 수 있다. 여야가 함께 손을 잡고 추진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외정책, 안보정책, 통일정책, 그리고 국가안위에 대한 현안 이슈에 관해서는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다.

국회와 사사건건 충돌하며 민생과 국가안위에 대한 논의가 중단된 상황에서 국민에게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국가적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대한 헌법적 해석과 국민투표의 장단점을 충분히 논의하고 진행을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 어지러운 현 정국을 생각하면서 국민에게 결정권을 주는 방법을 고안해 보는 것도 한 방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정치가 혼돈되고 다양한 충돌이 돌출될 수록 루소의 정당한 주권과 로크의 주권재민을 실현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국민차원에서 시작되어야 하리라 본다.

우리나라 역대 국민투표.

참조자료: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연구서 (2000년 이후)

◆ Altman, David. 2010. Direct democracy worldwide
◆ Altman, David. 2019. Citizenship and contemporary direct democracy
◆ Asimakopoulos, John. 2014. Social structures of direct democracy : on the political economy of equality
◆ Biggers, Daniel R. 2014. Morality at the ballot : direct democracy and political engagement in the United States
◆ Bowler, Shaun & Donovan, Todd. 2000. Demanding choices : opinion, voting, and direct democracy
◆ Braunstein, Richard. 2004. Initiative and referendum voting : governing through direct democracy in the United States
◆ Bruce, Iain. 2004. The Porto Alegre alternative : direct democracy in action
◆ Della Porta, Donatella, O'Connor, Francis & Portos, Martín, author.; Subirats, Anna. 2017. Social movements and referendums from below : direct democracy in the neoliberal crisis
◆ Goebel, Thomas. 2002. A government by the people : direct democracy in America, 1890-1940
◆ Kaplan, Temma. 2003. Taking Back the Streets: Women, Youth, and Direct Democracy
◆ LeDuc, Larry. 2020. The Politics of Direct Democracy : Referendums in Global Perspective
◆ Lewis, Daniel C. 2013. Direct democracy and minority rights : a critical assessment of the tyranny of the majority in the American states
◆ Marczewska-Rytko, Maria (ed.) 2018. Handbook of direct democracy in Central and Eastern Europe after 1989
◆ Matsusaka, John G. 2020. Let the People Rule : How Direct Democracy Can Meet the Populist Challenge
◆ Miller, Kenneth P. 2009. Direct democracy and the courts
◆ Moeckli, Daniel; Edward Elgar Publishing. 2021. The legal limits of direct democracy : a comparative analysis of referendums and initiatives across Europe.
◆ Qvortrup, Mads, author. 2013. Direct democracy : a comparative study of the theory and practice of government by the people
◆ Reilly, Shauna & Yonk, Ryan M. 2013. Direct democracy in the United States : petitioners as a reflection of society
◆ Shaun Bowler & Todd Donovan. 2010. Demanding Choices: Opinion, Voting, and Direct Democracy
◆ Smith, Daniel A. & Tolbert, Caroline. 2009. Educated by initiative: the effects of direct democracy on citizens and political organizations in the American states.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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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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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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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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