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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케팅비 아끼고 구독회사로 발돋움...'SKT 2.0'의 실험

T멤버십 개편에 "적립보다 할인" 이용자불만 쏟아지지만
마케팅 비용 아끼고 구독사업에 보탬...SKT엔 '이득'

  • 기사입력 : 2021년07월07일 16:50
  • 최종수정 : 2021년07월07일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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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SK텔레콤이 다음달 구독서비스 신규 출시를 앞두고 구설수에 올랐다. 구독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T멤버십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다.

새 구독서비스는 월 9900원에 11번가 및 아마존의 무료배송과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웨이브, 음악스트리밍서비스 플로 등의 서비스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에서는 "혜택이 오히려 늘었다"고 홍보하지만 가입자들의 체감 혜택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모빌리티, OTT, 이커머스… 새 먹거리로 여겨지던 자회사들을 몽땅 신설투자회사로 넘긴 SK텔레콤은 신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메타버스와 구독서비스,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혔지만 이쪽은 네이버(메타버스·B2B), KT(B2B), 쿠팡(구독서비스) 등 이미 국내 1위 사업자들의 입지가 탄탄한 분야다.

특히 구독서비스는 조금 더 미묘하다. 구독서비스는 통신사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여겨졌다. 통신서비스도 넓게 보면 구독서비스의 일종이라서다. 하지만 통신사로서의 정체성을 구독서비스에 적극 활용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체감통신비 인상효과 때문이다.

통신서비스와 연동해 결제하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여러 면에서 간편해 통신사가 선호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난달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SK텔레콤이 개최한 CEO 세미나에서 유영상 MNO 사업대표도 "새 구독사업은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하되, 통신사업과는 철저히 분리할 것"이라며 "구독서비스를 많이 쓸수록 통신비가 올라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완전히 과금체계를 분리하고 별도의 온라인 채널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1위사업자인 SK텔레콤은 신규 통신요금제를 출시할 때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해야 한다. 지난해 허가제에서 유보신고제로 간소화됐지만 공공재인 주파수망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기는 힘들다.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이 '가계통신비 인하'를 공약으로 들고나와 통신사들을 압박하기도 한다. 그래서 통신비와 구독서비스 요금이 얽히는 것만큼은 무엇보다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정치권과 정부의 전방위 통신비 인하 압박의 빌미가 될 수 있어서다.

통신요금이나 통신사 서비스를 직접 결제할 수 있는 마일리지와 달리, 멤버십 포인트제 개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해야 하는 사항도 아니어서 통신사 입장에선 개편도 손쉽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멤버십 서비스는 요금이나 서비스 이용조건과 직접 연관된 부분이 아니고 통신사 입장에서도 부가적인 마케팅 영역이어서 약관신고사항에 포함시키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새 멤버십 제도가 자리잡으면 SK텔레콤은 마케팅비를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포화시장인 이동통신시장에 공시지원금이나 불법보조금으로 불리는 일회성 마케팅비를 쓰는 대신, 적립된 포인트를 쓰려는 이용자를 만들어 SK텔레콤에 계속 묶어둘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이용자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면 빠른 시일 안에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만한 제휴처와 혜택이 필요할 것이다.

다음달 출시되는 SK텔레콤의 구독서비스 이름은 '우주(宇宙)'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가 출시돼 SK텔레콤이 야심차게 준비한 제휴처가 공개되고 나면 이번 개편으로 볼멘소리를 내던 이용자들이 모두 T멤버십의 새로운 변화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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