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하 "재판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즉시 신청"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판결 뒤집기'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첫날 20건의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되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다시 다투는 '마지막 소송'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버 쯔양을 협박·공갈한 혐의로 징역형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등도 재판소원 청구를 예고해 정치권·유명 인사들의 '판결 뒤집기' 행렬이 이어질 조짐이다.
◆ 시행 첫날 헌재에 20건 접수

13일 헌재에 따르면 지난 12일 0시~24시까지 총 20건의 재판소원이 접수됐다. 전자접수로 15건, 방문접수 2건, 우편접수 3건 등으로 집계됐다.
1호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 모하메드 씨가 제기한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소송이다. 다만 이 사건은 지난 1월 8일 이미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안으로, 확정일로부터 30일이 지나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헌재의 설명이다.
법원 확정판결을 대상으로 한 재판소원 제기도 잇따를 전망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전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양문석 의원은 재판소원 청구를 검토 중이다. 양 의원은 판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법원 판결에서 우리 가족의 기본권이 간과된 부분이 있다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된 구제역도 재판소원 의사를 밝혔다. 구제역의 변호인 김소연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가 남긴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이준희로부터 재판소원과 법왜곡죄 고소 등 사건 일체를 위임받았다"고 전했다. 구제역은 편지에서 "재판소원 관련 모든 권한을 변호사님께 위임하겠다"며 "저의 억울함을 이번 절차를 통해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변호사)도 재판소원 청구를 결정했다. 장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대법원 확정판결의 위헌성을 다투는 재판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즉시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재판소원 사유 있으면 심판 대상...헌재서 대부분 '각하' 전망

재판소원은 형사·민사·행정 사건에서 법원의 확정 재판 과정에서 기본권 침해나 적법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보는 당사자가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 안에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헌재가 헌법·법률 위반을 인정하면 해당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다시 재판하도록 돌려보낼 수 있어, 기존 3심제 위에 헌법 기준에 따른 '마지막 점검'이 한 겹 더 쌓이는 구조다.
기본권 침해 등 재판소원 사유가 있는 법원의 판결은 심급과 상관없이 헌재 심판 대상이 된다. 재판소원을 청구하면 전담 사전심사부의 사전심사를 거친 뒤,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본격 심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은 지난 10일 간담회에서 "1심에서 기본권 침해가 발생했고 2·3심에서 시정이 안 됐다면 1~3심 모두 기본권 침해라는 결과에 있어서 동일하다"며 "당사자는 어느 재판을 선택해서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처장은 "보충성의 원칙에 따라 제일 마지막 단계의 재판을 갖고 재판 취소를 청구하는 게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며 "헌재가 법원의 재판을 취소하면, 대법원이 환송하더라도 결국 원인을 제공한 심급까지 사건이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소원 청구의 상당수는 지정재판부 단계에서 각하될 것이라는 게 헌재 안팎의 관측이다. 각하란 사건을 본안에서 심리하지 않고 돌려보낸다는 뜻으로, 청구가 법에서 정한 형식·절차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내리는 결정이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초기에는 기대감 때문에 많이 제기되겠지만 대상성이 없는 사건이 상당수일 것"이라며 "실무상 1000건 중 한두 건 정도만 명백한 헌법·법률 위반 사건에서 취소나 파기환송이 이뤄지고, 나머지 99%는 법원의 법률 해석과 적용을 그대로 존중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igh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