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4월 시장 점유율 롯데칠성 앞서
티오피·칸타타, 효자상품 앞세워 여름 시장 출격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즉석음용 커피(RTD, Ready To Drink)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롯데칠성음료와 동서식품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이후 꾸준히 업계 정상을 지키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던 롯데칠성은 지난해 연말부터 동서식품의 공격에 휘청하더니 결국 여름 성수기 길목에서 또 한 번 좌절을 맛봤다. 동서식품이 롯데칠성을 제치고 4월 즉석음용 커피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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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jjy333jjy@newspim.com |
◆동서식품은 어떻게 업계 1위가 됐나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반격은 2017년부터 본격화됐다. 2016년까지만 해도 즉석음용 커피 시장 내 동서식품 점유율은 16.2%로 업계 3위였다. 당시 롯데칠성 점유율은 27.7%로 둘 사이 격차는 상당했다. 하지만 동서식품은 이듬해 매일유업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오더니 계속해서 성장 가도를 달렸다.
여기에는 티오피(TOP) 영향이 가장 컸다. 동서식품의 경우 점유율에 티오피, 멕스웰 등 자사 브랜드 즉석음용 커피와 스타벅스 즉석음용 커피 판매량이 합쳐서 집계된다. 앞서 동서식품은 2005년 스타벅스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 OEM으로 스타벅스 즉석음용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 점유율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판매 증가율 약 5% 중 자사 브랜드 비중이 약 3.5%이다. 자사 브랜드 내에서도 티오피 상승률이 약 3.4%다.
티오피가 이처럼 꾸준히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화'에 있다. 동서식품은 티오피를 블랙, 스위트 아메리카노, 라떼 등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 출시했으며 포장 유형도 캔, 컵, 페트로 점차 늘려갔다. 즉석음용 커피는 캔, 컵, 페트, 호일백(파우치형), 병으로 나뉜다.
동서식품 내에서는 티오피 고유 이미지 구축이 성장 발판이 됐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출시 당시부터 지금까지 배우 원빈을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원빈과 함께 열정을 강조하는 광고와 프로모션을 하면서 티오피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 구매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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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칠성] = 2020.06.16 jjy333jjy@newspim.com |
◆기세 몰아 티오피에 주력하는 동서식품…롯데칠성, 칸타타로 맞선다
성장 이유가 분명한 만큼 동서식품은 올여름 성수기에도 티오피 판매에 더욱 주력할 생각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 새로운 컵커피 '맥심 티오피 너티 카라멜 에스프레소 라떼'를 출시, 티오피 컵커피를 5종으로 확대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또 티오피 캔커피 9종 패키지 디자인을 전면 교체해 새로운 변화를 줬다. 이번 리뉴얼은 5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동서식품의 포부가 담겼다.
올해 전체 점유율 집계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롯데칠성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핵심 전략은 동서식품과 동일하다. 롯데칠성 역시 자사 즉석음용 커피 중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칸타타'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칸타타가 여름에 판매율이 급증하는 호일백 타입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관련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대용량 커피에 거는 기대도 크다.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용량 제품은 즉석음용 커피 시장의 중요한 품목이 됐다. 이미 2018년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콜드브루 블랙'을 시작으로 '콜드브루 라떼' '콜드브루 스윗트 블랙' 대용량을 출시해 매출을 올렸던 롯데칠성은 신제품 '레쓰비 그란데라떼'로 여름 시장을 노린다. 이 제품은 레쓰비 500㎖ 버전이다.
롯데칠성은 또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신제품 출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신제품 출시 계획을 갖고 있다"며 "계속해서 새로운 맛과 용량 다변화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