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진보계의 대모로 불리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낙상 사고로 입원한 지 하루 만에 퇴원했다. 그의 건재함에 대법원에서 최고령인 긴즈버그의 대법관 업무 수행 지속 여부를 우려하던 진보계도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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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 대법관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사진=로이터 뉴스핌] |
9일(현지시간) 캐슬린 아버그 대법원 대변인은 지난 7일 집무실에서 넘어져 갈비뼈 3개가 골절된 긴즈버그 대법관이 퇴원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대변인은 또 긴즈버그 대법관이 양호한 상태로 이날부터 재택근무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긴즈버그 대법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보수화된 대법원에 남아있는 4명의 진보 성향 판사 중 한 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 브렛 캐버너 대법관을 줄줄이 임명하며 대법원은 보수 대 진보 5 대 4의 구도를 갖추게 됐다.
올해 85세로 대법원에서 최고령인 긴즈버그 대법관의 건강 상태는 미국 사회에서 늘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낙상사고로 갈비뼈를 다쳤다. 1999년에는 대장암과 2009년 췌장암을 앓았지만 단 한 번의 심리도 놓치지 않았다. 2014년 긴즈버그 대법관은 우측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주입했는데 이후 불편을 느껴 하루 정도 입원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지난 7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넘어져 갈비뼈 3개가 골절되는 사고를 겪었다. 당일 집으로 향했던 긴즈버그 대법관은 다음 날 조지워싱턴대 병원에 입원해 검사와 치료를 받은 뒤 하루 만에 퇴원했다.
진보 인사들은 긴즈버그 대법관이 대법관직을 수행할 수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에서 힘을 키운 공화당을 뒤에 업고 보수적인 판사를 대법원에 보내 대법원의 보수화를 굳힐 것을 우려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대법원을 떠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권을 갖는다.
진보 성향의 젊은이들은 긴즈버그 대법관은 유명 래퍼 ‘노터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의 이름을 따 ‘노터리어스 알비지’(Notorious R.B.G.)라고 부르며 존경심을 표시해 왔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16년 그를 “자기 말만 하는 사기꾼”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지만 이후 “판사들은 공직자 후보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자신의 발언을 후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 대법관이 사임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