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尹 구속으로 '증거인멸 차단·관련자 진술 확보' 용이"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구속되면서 김건희 특검팀과 채해병 특검팀의 수사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다음날인 10일 오전 2시 7분경 "증거를 인멸할 염려"라는 사유와 함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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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구속영장 발부 직후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건희·채해병 특검팀의 수사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각 특검팀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신병 확보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팀뿐만 아니라 김건희·채해병 특검팀에서도 핵심 인물로 지목돼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주가조작 사건,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배우자인 김 여사와 함께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채해병 특검팀 역시 'VIP 격노설', 즉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회의에서 격노하며 채해병 사망 사건 수사 방향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본격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 해병대 지휘부 등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직접적 지시와 개입 여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법적 외압이나 사건 은폐가 이뤄졌는지를 조사하는 데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김건희 특검팀과 채해병 특검팀이 내란 특검과 별도로 출범했더라도, 결국 모두 윤 전 대통령과 연관된 사건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한쪽 특검팀에서 구속이 이뤄진 만큼, 다른 특검팀의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곽 변호사는 "구속이 이뤄지면 당사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돼 증거인멸 시도가 어려워진다"며 "이런 효과는 특검 사건 전체에 공유되고, 다른 특검팀도 실질적으로 핵심 참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속 상태로 수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각 특검팀의 수사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 절차가 신속해질 뿐만 아니라 관련자들의 진술 확보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른 특검팀들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구속 상태에서는 소환 통보 없이 구치소 등에서 바로 신문할 수 있고, 각 수사기관이 필요시 즉각적으로 조치하며 수사 진행이 신속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구속된 이후에는 윤 전 대통령이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돼 다른 사건 관계인들의 진술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게 된다"며 "이로 인해 윤 전 대통령의 유죄를 뒷받침하는 진술이 더 많이, 더 자유롭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구속으로 전직 대통령 신분이 갖는 상징적·정치적 영향력이 사라졌기에 김건희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 채해병 특검팀은 추가 강제 수사에도 부담없이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확보는 관련자들의 진술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자리를 비우자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의 범행을 더 자유롭게 진술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윤 전 대통령과 연루된 모든 특검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