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2시7분 구속영장 발부...내란특검 尹 신병확보 성공
6시간40분 동안 영장실질심사 진행...특검, 강도높은 수사 펼칠듯
[서울=뉴스핌] 김현구 홍석희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재구속됐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219일만이자, 지난 3월 8일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된지 124일만이다.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내란 특검(특별검사)'은 향후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혐의 보강에 주력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이날 오전 2시 7분경 "증거를 인멸할 염려"라는 사유와 함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내란 특검팀은 지난 6일 국무위원 계엄 심의 권한 방해, 사후 허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외신 허위 공보, 체포영장 집행 저지,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등 5개 범죄사실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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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0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직권남용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기 위해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 22분께 시작해 휴정 시간을 포함해 약 6시간40분 동안 진행됐다.
심사가 저녁 시간으로 이어져 오후 7시경부터 1시간가량 휴정한 뒤 저녁식사를 하고 오후 8시경 심문을 재개했고, 오후 9시경 종료됐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과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6시간여 동안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 등 주요 혐의 소명 여부와 증거인멸 우려 가능성에 대해 치열하게 맞섰다.
윤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으며 심사 말미에 약 20분간 최후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에 외환 혐의에 대한 범죄사실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특검이 졸속으로 영장을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발표한 변론 요지를 통해 "수사 미진이 명확한 상황에서 졸속 영장 청구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심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두 번째 구속심사 받으셨는데 심경이 어떤가' '체포영장 집행 막으라고 지시하신 거 아닌가'라는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법원 건물을 빠져나온 직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를 마친 뒤 서울구치소에 인치돼 영장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했다. 이후 영장이 발부되자 '수용자'로 신분이 바뀐 윤 전 대통령은 그대로 수용동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최대 20일 동안 구속 수사를 할 수 있다. 특검은 이 기간에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보강한 후 그에 대한 추가 기소를 단행할 전망이다. 기소 후 재판 단계에서는 최장 6개월까지 구속 상태로 재판이 가능하다.
한편 특검은 지난 6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총 66쪽의 청구서 중 16쪽 상당을 구속 필요성 주장에 할애했다. 여기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범죄가 소명됐고 사안이 중대한 점,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점 등을 주장함과 동시에, 특히 증거인멸과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를 강조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부서 관련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외신을 상대로 허위 공보를 했던 부분, 비화폰 통화내역을 삭제한 부분들이 증거인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특검은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기존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하고 최근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진술에 맞춰 새로운 진술을 하기 시작한 점,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참여하지 않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범행을 진술한 점 등을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이 강 전 실장에게 진술 번복을 시킨 것으로 의심되며, 향후 그가 김 전 차장과 다른 사건관계인들에 대해서도 회유 또는 압박을 통해 진술 번복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특검은 박억수 특별검사보(특검보)를 필두로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 검사 7명 등 총 10명을 투입했고, 총 178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했다. 일부 화면이 PPT에 포함되긴 했으나 특검은 영장심사에서 폐쇄회로(CC)TV나 특정 영상을 재생하진 않았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