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마켓

속보

더보기

[주식고수] 회계사 박동흠의 '평범한 듯 비범한' 투자법

기사입력 : 2017년05월21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05월21일 09:00

"이보다 재밌는 일 없다...본업(회계사)보단 부업(주식투자)"
"기업 회계감사 경험 큰 도움...사업보고서 토대 '가치투자'"

[뉴스핌=백현지 기자] "회계사라서 주식투자를 잘하게 된 건 아니다. 주식투자를 잘하기 위해 회계사가 됐다." 회계사 출신 박동흠 씨의 얘기다. 물론 15년간 기업 회계감사로 쌓은 경험이 주식투자에 큰 자산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형 회계법인을 나온 이유 역시 주식투자에 대한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란다.

그는 서른 살에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고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주식투자만큼 재미있는 걸 찾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도 박동흠 씨는 본업보다 부업인 주식투자에 집중한다. 기업 재무제표 분석, 사업보고서 분석을 기반으로 한 박 회계사의 투자 꿀팁을 들어봤다.

박동흠 회계사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공모주 투자, 3일만 묶어두면 된다"

그는 공모주 전문가다. 공모주 투자만 10년째다. 매년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모든 종목들을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 해 100개 종목이 상장하면 100개 종목을 모두 뜯어보고 연구한다. 우량 공모주가 나오면 언제든 투자할 수 있도록 전 증권사에 계좌를 갖는 것은 기본이다.

그의 공모주 투자방식은 제도권 전문가들과는 판이하다. 일명 공모주만 투자하는 꾼들은 상장 당일 손실 혹은 수익이 나도 대부분 당일 물량을 정리한다. 펀드에서 투자한 공모주도 보호예수가 걸려 있지 않은 이상 상장 후 한 달 내 매도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는 공모주 투자에 앞서 철저한 개별기업 재무제표 분석과 업황 등을 면밀히 살피고서야 투자한다. 때문에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오길 기다린다.

"가장 긴 기간 투자한 공모주는 한국항공우주였어요. 2011년 6월에 들어가 지난해에 팔았으니 5년간 들고 있었네요." 한국항공우주는 공모가가 1만5500원이었지만 지난해 10만원을 돌파하며 공모가 대비 7배 가까이 급등했다. 한국항공우주가 성장이 예상되는 회사였기 때문에 단기 차익실현에 나서지 않고 기다릴 수 있었다는 게 박 회계사의 설명이다. 그는 진정한 가치투자를 강조한다.

"상장 당일에 오르고 안 오르고는 중요하지 않아요. 오히려 유망종목이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매수할 수 있어 고맙죠." 지난 2016년 박동흠 회계사가 투자한 종목 중 마이너스 수익률(연말 기준)을 기록한 것은 핸즈코퍼레이션 한 종목뿐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투자한 뉴트리바이오텍은 2만3000원에 사들여 6만원대에 매도해 약 2.5배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1만6000원에 매수해 2만2000원에 팔아 37.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해 동안 공모주 투자 수익률만 무려 42%다.

그는 공모주의 매력이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 기업을 분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게 장점이다. "투자 결정에 앞서 투자설명서를 통해 회사의 현금흐름과 비교기업 등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 일반청약 둘째 날 오후에 들어간다면 단 3일, 40시간만 돈이 묶여 있으면 됩니다"라고 했다. 통상 공모주는 동일업종 대비 주가 할인을 해 증시에 입성하기 때문에 거액의 증거금이 몰린다. "(수익이) 확실한 공모주에는 보험대출 등을 통해 거액을 투자하는 것도 불안하지 않죠."

공모주 분석자료들을 혼자 보는 게 아까워 공유하고자 만든 블로그는 방문자 수만 200만명에 근접한다. 또 그는 자신의 투자 노하우가 담긴 저서 '공모주 투자하기'를 내기도 했다.

◆ STX그룹주의 추억

처음부터 가치투자를 표방했던 건 아니다. 그의 첫 투자 종목은 하이닉스. 주변 지인의 추천이 이유였다.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기 시작한 건 2007년 금융위기 이전, 대세 상승장이 왔을 때였다. 그때 10배 수익을 안겨준 일명 대박종목으로 'STX그룹주'가 있다. 지금은 소외주지만 당시는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조선, 중공업, 해운이 각광받을 시기였다. 그래서 STX그룹주를 모두 편입했다고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손실을 봤다. 그제서야 박 회계사의 투자철학이 정립됐다고 한다. "차트 공부를 밑줄까지 그어가며 했죠. 그래프 분석하는 게 있어 보이잖아요. 매일 HTS를 보고요. 결국 투자했던 태양광 회사가 상장폐지당하면서 치명타를 입었죠. 덕분에 정신 차리게 됐습니다." 박 회계사가 투자했던 중국 기업 성융광전투자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됐다. 이후 그는 장기 가치투자로 전략을 바꿨다.

박 회계사는 재무제표를 볼 때 현금흐름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회사가 돈을 버냐, 못 버냐라는 근본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또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가운데 수익가치가 떨어져도 자산이 있는 종목은 하방 경직성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그에겐 있다.

작년 국내 주식시장 주도주로 떠올랐던 바이오주에 대해선 "투자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제약, 바이오에 투자하고 싶다면 글로벌 대형제약주를 보라고 한다. "전통적인 제약사는 주가가 떨어지면 살 수 있는데, 신약만 개발하는 회사는 수익모델이 없습니다. 임상을 통과하지 못하면 꽝인 거죠. 제약주 투자를 하려면 글로벌 제약주에 투자해야 합니다. 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에 2000억원을 쓰지만 노바티스는 11조원을 씁니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삼성전자만큼 영업이익이 나죠."

◆ 사업보고서는 투자판단의 보고

박 회계사는 자산가치가 높고 수익가치가 좋은 기업을 기다려 투자한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그만의 업종별 사업보고서 분석법을 통해 알짜 기업을 골라낸다고 한다.

"종목 선정은 실적발표자료 집계 파일을 기초로 엑셀로 필터링합니다. 그 다음에 사업보고서를 열심히 분석하죠.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가장 기본적인 제조업을 기준으로 볼게요. 사업보고서 보면 판매가격(P)의 정보, 원재료가격 추이, 생산능력(CAPA), 생산실적, 가동률 등에 대한 정보가 나옵니다. 매출액과 가격 정보를 활용하면 판매량(Q) 추정이 가능하죠. 회사 제품이 잘 팔리는지 안 팔리는지 확인이 됩니다. 그 다음에 원재료가격이 하락 추세인지 상승 추세인지 보죠. 판매가격과 원재료 가격 간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Q가 늘어나야 최고의 기업이겠죠. 여기에 고정비 절감 효과까지 발생하려면 가동률도 올라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사업의 내용편, 재무제표, 주석사항을 서로 조합해서 분석합니다."

◆ 현금도 종목이다, 쉬는 것도 투자

박 회계사는 쉬는 것도 투자라고 했다. "현금도 종목"이라는 얘기다. 현재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은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있다. 부동산이나 주식이나 모두 쌀 때 사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쉬는 것도 투자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이제는 쉬는 것도 투자죠. 올해는 별로 눈에 들어오는 종목이 많지 않네요. 단기에 대박 날 종목이 없으면 월적립식으로 가져가는 투자도 합니다." 그는 이제 주식에 대해 상당히 여유로운 스탠스를 갖게 됐단다. 이제 홈트레이딩시스템(HTS)도 며칠에 한 번 볼 정도다.

올해 유망업종으로는 슈퍼 빅사이클에 진입한 반도체를 꼽았다. "반도체 소재가 괜찮아 보입니다. 통신 규격이 LTE에서 5G로 넘어갈 예정이니 통신장비기업도 잘 봐야겠죠."

주식투자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팁을 달라고 했다. "저성장 시대에 주가만 고성장이길 바라는 것, 주식 사서 많이 남기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욕심입니다. 싸게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사서 적정가치로 오르면 파는 전략이 정답입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바이든-트럼프, 6월 27일 첫 '맞장 토론'...美 대선 레이스 점화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6월과 9월 두차레 양자 TV 토론을 갖기로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오는 6월과 9월 대선 토론을 갖자고 전격 제안했다. 그는 이날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자신은 지난 수십 년간 대선 토론을 진행해왔던 초당적인 대통령 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TV 토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대신 트럼프측에 6월과 9월 두차례 토론을 갖자고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에는 자신들의 러닝 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토론도 가질 것도 요구하면서, 트럼프 선거 캠프에 토론회 진행 방식 등을 세부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직접 협상을 갖자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는 2020년에 두 번의 TV 토론에서 나에게 졌고, 그 이후로 토론에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나에게 다시 토론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자, 친구 내게 하루를 만들어줘. 나는 심지어 두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재판 휴정일이 수요일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도널드, 날짜를 정하자. 수요일엔 한가하다고 들었다"고 도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좌)과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적극 응수하고 나섰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나는 6월과 9월에 '비뚤어진 바이든'과 토론할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토론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내 생각에 바이든은 군중을 두려워하지만 두 번의 토론을 위해 매우 넓은 장소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후 양측 선거 캠프는 오는 6월 27일 CNN 방송 주관으로 1차 토론을 갖고, 9월 10일에는 ABC 방송 주최로 2차 토론을 갖는데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양측의 선거 캠프가 이미 기존 초당적 대통령 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TV 토론이 아닌 별도의 양자 토론을 개최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TV 토론은 아예 불참한 채 바이든 대통령과 토론을 하자고 요구해왔다. 트럼프의 토론 요청에 뚜렷한 대응을 하지 않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관련 질문을 받자 "언제 어디서 할 지 모르겠지만 기꺼이 응하겠다"고 처음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등으로 지지층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트럼프와의 양자 토론 이슈가 지지율 상승에 호재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최근 '성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으로 인한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고, 전국적 선거 운동에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양자 토론 합의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은 이밖에도 무소속으로 나선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돌풍을 견제하고 올해 대선 구도를 조기에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읽힌다.  kckim100@newspim.com 2024-05-16 04: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