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우리나라 주거1번지 강남을 대표하는 아파트는 어딜까?
삼성동 아이파크나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떠올릴 수 있다. 이들 아파트는 지금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로 꼽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강남 대표 아파트는 따로 있다. 3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도 강남의 아파트군(群)의 1인자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단지와 대치동 선경아파트가 주인공이다.

◆'강남불패'의 원조 압구정 현대
압구정동 개발은 1972년 시작된 '영동(永東) 토지구획정리사업'에서 시작됐다.
압구정동 현대단지는 반포·청담동과 함께 아파트지구로 지정돼 1975년부터 아파트 공사에 돌입했다. '강남 신화'의 주인공 압구정 현대는 이렇게 탄생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1차에서 14차까지 모두 6148가구로 건설됐다. 현대단지는 한남대교 하단 1차에서 동호대교, 성수대교에 이르기 까지 넓게 분산돼 배치됐다.
압구정 현대는 입주연한 20년이 넘어 노후화돼 강남 제1아파트란 위상을 내주고 있다. 중대형 주택이 많아 재건축 수익성이 없고 주민들의 재건축에 대한 관심도 없는 것이 압구정 현대의 모습이다. 입주 35년이 지난 지금도 압구정 현대는 재건축 열기는 보이지 않는다.
압구정 전략정비구역의 지정과 해제에도 주민들 반응이 없다. 압구정동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략정비구역 지정이나 해제 때 모두 집값 변동폭은 없었다"며 "향후 리모델링이든 재건축이든 개발이 있어야겠지만 현재로선 주민들 모두 조용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군의 메카, 대치 선경
대치 선경아파트는 압구정 현대보다 7~8년 늦은 80년대 초중반 입주를 시작했다. 이제 막 30년에 다다른 아파트다.
대치선경은 규모 면에서는 압구정 현대에 크게 뒤진다. 1·2·3차, 1087가구로 현대의 6분의1에 규모다.
선경이 '강남 대표 아파트'로 부상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다. 남부순환로가 지나는 도곡·대치동 일대는 2000년대 들어 집중된 학원가를 중심으로 명문 학군으로 거듭났다. 특히 타워팰리스를 시작으로 대치 동부센트레빌, 도곡삼성래미안, 도곡렉슬 등이 잇따라 입주한 것도 이 일대를 명문주거지로 끌어올린 원동력이 됐다.
선경아파트는 대치동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아파트로 꼽힌다. 입주 희망자들이 많아 매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아파트다.
선경 역시 주민들의 재건축 열기는 약하다.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 때문이다. 인근 청실·은마아파트가 재건축에 적극적인 것과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대치동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은마를 제외하면 이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지만 지역에서 위상은 매우 높다"라며 "중고생 학군 수요를 원하는 수요가 끊이지 않은 만큼 재건축 여부와 상관 없이 시세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군수요 선경 중소형 우세, 현대 대형 우세
두 아파트는 매매와 전세시세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대치 선경1차 전용83㎡는 10억5000만~11억5000만원에 매매시세가 형성돼있다. 이는 압구정 현대3차 전용 83㎡의 매매시세인 10억~10억5000만원보다5000만~1억원 가량 높은 것이다.
전세가는 더 뚜렷한 격차를 보인다. 압구정 현대3차 83㎡는 3억7000만~4억5000만원의 전세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대치 선경1차 83㎡는 4억5000만~5억5000만원으로 8000만~1억원의 시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대형주택은 중소형과는 다소 다른 시세 양상을 보인다. 압구정 현대6차 전용 137㎡는 매매시세는 17억5000만~18억원에 이른다. 대치 선경1차 전용 144㎡의 매매시세는 17억5000만~20억원 선이다. 실제 거래가격은 거의 차이가 없는 셈이다.
또 전용 165㎡ 규모 대형 아파트는 압구정 신현대 전용 158㎡이 20억~23억원의 매매가를 보이며 대치 선경2차 전용 161㎡는 19억~22억원선이다. 현대단지가 더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차이는 아파트 수요층의 차이란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압구정 현대는 중고생 자녀보다는 성인 자녀를 둔 노령층이 많고 대치 선경은 중고생 자녀를 둔 중산층 이상 수요가 많아서다.
이 때문에 압구정 현대는 대형 주택의 강세가 뚜렷하고 대치 선경은 중소형 아파트값이 강세다. 특히 중대형만으로 구성된 현대 6·7차는 대치선경과 거의 유사한 수준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대치 선경의 강세는 학군 때문이다. 실제 대치 선경은 2000년대 초반 압구정 현대를 시세에서 추월한 이후 우세를 뺏기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재건축 변수가 두 아파트의 서열을 흔들어 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압구정은 한강조망이란 천혜의 프리미엄을 안고 있기 때문에 대치동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단지는 압구정동 일대에 넓게 조성돼 있는 만큼 현대단지 재건축은 곧 '압구정지구 재건축'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부동산1번지 채훈식 실장은 "대치 선경에게 재건축은 새아파트를 짓는다는 것 밖에는 의미가 없다"면서 "하지만 압구정 현대가 재건축을 하면 정체된 압구정 일대를 뒤바꿔 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