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접근성 확대 및 주가 상승 기대
분할 후에도 지속되는 비용 구조 리스크
이 기사는 3월 16일 오후 3시45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온라인 중고차 판매업체 카바나(종목코드: CVNA)는 최근 몇 년간 월가에서 가장 극적인 반전 스토리를 써 내려간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2017년 주당 15달러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카바나는 팬데믹 호황기인 2021년 주가가 300달러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22년 말에는 16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주가가 5달러 수준으로 추락했고, 시장에서는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 이후의 행보는 더욱 놀랍다. 카바나는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효율화하며 수익성을 되찾았고, 매출과 이익의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주가는 저점 대비 약 4000%에 달하는 폭발적인 랠리를 연출했다. 올해 1월 23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가인 486.89달러를 기록하며 초기 투자자들에게 천문학적 수익을 안겼다.
2025년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소매 차량 판매 대수는 약 60만 대를 기록했고,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 상각 전 이익) 마진은 11%, 순이익은 19억 달러에 달했다.
어니스트 가르시아 카바나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에서 2035년 사이에 연간 소매 차량 판매 300만 대와 13.5%의 조정 EBITDA 마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재확인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1월 고점 대비 약 38% 하락한 3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약 29%가 빠져나간 셈이다. 화려한 실적과 빛나는 성장 스토리 이면에 투자자들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리스크 요인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결과다.
◆ 창사 첫 주식 분할...5대1, 5월 7일부터 적용
이러한 상황 속에서 카바나 이사회는 3월 13일 회사 역사상 첫 번째 주식 분할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5대1 분할 방식으로, 기존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4주의 신주를 추가로 받게 된다.
구체적인 일정은 오는 5월 5일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 승인을 거쳐, 5월 6일 장 마감 기준으로 클래스 A와 클래스 B 보통주 보유자들에게 신주가 배정된다. 분할 조정된 주식은 5월 7일부터 기존 종목코드 'CVNA'로 매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분할에 앞서 카바나는 발행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한 정관 개정도 함께 추진한다. 해당 개정안 역시 같은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마크 젠킨스 카바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결정에 대해 "카바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모든 팀원이 주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할이 완료되면 현재 약 300달러 수준인 주가는 약 60달러로 낮아진다. 카바나는 오랜 기간 전사적 차원의 주식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장기 근속 정규직 직원들은 근속 연수에 따라 주식 보상 자격을 얻고 할인된 직원 주식 매입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분할은 이 같은 직원 주주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 주식 분할의 본질...파이는 그대로, 조각 수만 늘어난다
5대1 분할은 단지 발행 주식 수를 다섯 배로 늘리고 주당 가격을 같은 비율로 낮추는 것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주당 300달러에 100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분할 후에는 주당 60달러에 500주를 갖게 된다. 그러나 전체 지분 가치는 3만 달러로 동일하다.
주당순이익(EPS), 시가총액, 재무제표상의 모든 지표는 비례적으로 조정될 뿐이며, 새로운 현금이 유입되거나 부채가 사라지는 일도 없다.
흔히 쓰이는 비유처럼, 주식 분할은 피자를 더 얇게 조각내는 것이다. 전체 파이는 그대로인데 단지 조각 수만 늘어날 뿐이다. 분할을 가치 창출 이벤트로 보는 투자자들은 착시 효과를 좇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에서는 분할 발표가 종종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소수점 단위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기관이나 직원 주식 매입 프로그램에서도 매수가 용이해진다.
또한 경영진이 향후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가가 높다는 사실 자체가 호황의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이를 나눈다는 행위가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를 강화하는 심리적 효과를 낸다.
역사적으로도 주식 분할 발표 후 단기 랠리가 연출되는 경우는 적지 않았다. 모멘텀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현상이 자주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 카바나의 분할 발표 당일인 3월 13일에도 주가는 장 초반 303.26달러까지 급등한 뒤 2.57% 상승한 300.15달러로 마감했다.
◆ 드리워진 역풍...비용 압박과 공매도 리포트
카바나의 화려한 성장 스토리 뒤에는 투자자들이 반드시 직시해야 할 리스크 요인들이 존재한다.
◇ 4분기 실적 부진과 비용 구조 문제
카바나는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조정 EBITDA가 5억 1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인 5억 3600만 달러를 하회한 수치다. 차량 외 비용 및 감가상각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으며, 소매 부문 차량당 총이익도 3076달러로 전년 대비 255달러 줄었다.
빠른 외형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비용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다. 카바나는 차량 매입, 재정비 네트워크 확충, 신차 딜러십 인수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광고비는 전년 대비 64% 증가했고, 마진은 1%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비용 부담은 현재 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르시아 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해도 판매와 EBITDA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수치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다. 모간스탠리의 다니엘라 하이지안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핵심 질문은 회사가 다음 성장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비용 압박이 구조적인 성격을 띠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②편에서 계속됨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