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피의자 64명 송환...구속영장 발부 등 진행중
최근 캄보디아 범죄 단체 조직원들 선고 실형 줄지어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의자 64명이 송환돼 현재까지 48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관련 사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피의자들은 로맨스스캠, 투자사기 등에 연루된 혐의로 송환됐지만 동시에 감금, 폭행 등을 당했다고 진술하는 등 가해자와 피해자 여부를 명백하게 가리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캄보디아 거점 범죄 조직원들에 대한 실형 선고가 줄짓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처음에 범죄조직임을 모르고 가담했더라도 범죄 사실이 있다면 유죄 선고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 |
[영종도=뉴스핌] 이형석 기자 = 캄보디아에 구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등 국제 범죄 조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5.10.18 leehs@newspim.com |
지난 17일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강민호)는 범죄단체가입 등 혐의를 받는 서모 씨 등 5명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을 열었다. 이들 모두 징역 3~6년의 실형과 추징금을 선고 받았다.
특히 팀장으로 관리자 역할을 한 서모 씨에게는 징역 6년과 추징금 7000만원이 선고됐다. 이들은 이른바 '마동석'으로 불린 외국인 총책의 캄보디아 거점 콜센터 범죄단체에서 상담원으로 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사건과 같이 외국에 본거지를 마련하는 경우 분업과 함께 수법이 고도화돼 적발이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며 "상담원으로 직접 피해자들을 기만하고 서씨는 팀장으로 관리자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법원 역시 외국에 거점을 두고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 문제를 엄중하게 본 것이다. 서씨는 조직원을 넘어 관리자 역할을 한 것이 상대적으로 높은 형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해당 조직의 다른 조직원들 3명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일에도 부산지법 형사 14단독(부장판사 목명균)은 캄보디아 로맨스스캠 범죄 단체에서 유인책 팀원으로 활동한 남성 3명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속아서 범죄단체에 가입했고 강요에 의해 범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한 선고에서 가담 기간과 역할이 핵심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범죄 조직임을 모르고 출국했거나 가서 협박을 받은 경우에는 참작을 받긴 하겠지만 무죄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모르고 갔다고 해도 정상적이지 않은 취업인 것은 알 수밖에 없다고 판단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강요에 의해 범죄를 행했더라도 범죄 사실이나 거기에 있었다는 것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곽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형량이 달라지는 기준을 "가담 기간과 본인의 역할"이라고 짚었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로스쿨 교수는 "본인들이 원래 피해자였다면 형량이 줄어들 수는 있는데 옆에서 총을 겨누고 있었다거나 완전히 의사가 제압된 상태가 아닌 경우 무죄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범죄 피해를 입고 끌려가서 가담했거나 구출 신고를 적극적으로 한 경우 등은 양형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dy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