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해킹 대란에 '특사경' 카드 꺼낸 국회…사이버 수사·대응 권한 확대 본격 논의

기사입력 : 2025년09월25일 14:04

최종수정 : 2025년09월29일 15:38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5일 국회서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강화 방안' 토론회 열려
상반기만 1,000여 건 침해사고, 신고 지연·기술지원 거부가 재발 불러
KISA "백업해도 44% 재발…신고 지연·기술지원 거부 심각"
"정부·학계 '특사경 필요' 공감…법조계, 범위·권한 신중해야"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잇따른 대형 해킹 사고로 국민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회에서 현행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 도입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SK텔레콤, KT, 롯데카드, 예스24 등 연쇄 해킹 사건을 계기로 현행 대응 체계의 한계를 짚고 대안을 모색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첫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용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디지털위협대응본부 위협분석단 단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1,000여 건의 침해사고 신고가 접수됐고, 연말까지 2,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 한 해(1,887건)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경고했다.

박 단장은 특히 대기업·중견기업을 겨냥한 공격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예스24, SGI서울보증, 웰컴금융 계열 대부업체 등 대형 조직을 상대로 한 침해사고가 두드러졌다"며 "국민 불편과 불안을 극대화하려는 공격자들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랜섬웨어나 서버 해킹이 주요 원인인데, 기업의 76.8%가 백업 체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44%는 여전히 재발 피해를 겪고 있다"며 "신속한 신고와 기술 지원 거부 해소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강화 방안' 토론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KISA에 따르면, 기술 지원을 거부하는 기업 비율이 40%에 달해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 공백이 생기고 있다.

박 단장은 "소프트웨어 취약점, 계정 정보 유출, 중앙 관리 솔루션을 통한 공격이 주요 원인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특히 계정 정보는 다크웹에서 활발히 유통되며 해커들의 초기 침투 단서로 악용된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증거 데이터는 휘발성이 강해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렵다"며 "현장 확보 권한과 법적 뒷받침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사례도 제시됐다. 박 단장은 "현대자동차는 특정 시스템 침해 발생 직후 전 계열사 계정을 일제히 갱신해 추가 피해를 막은 좋은 사례"라며 "반면 예스24나 일부 통신사는 신고 지연으로 피해 확산 위험이 컸다. 하이트진로처럼 탄탄한 백업 체계를 구축한 기업은 빠르게 정상 운영으로 복귀했지만, 신고가 늦은 기업은 같은 원인으로 재차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디지털 범죄 수사·대응 체계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홍준호 성신여대 교수는 "사이버 범죄는 지능화·고도화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신고 지연과 조사의 한계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강화 방안' 토론회 현장. 박용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디지털위협대응본부 위협분석단 단장이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또 KISA 자료를 인용해 "최근 2년간 침해사고가 48% 증가했고, 중소·중견기업이 전체 랜섬웨어 피해의 94%를 차지했다"며 "자원과 인력이 부족한 기업일수록 피해가 집중된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현행 제도의 실효성 문제도 짚었다. 그는 "ISMS-P(Inform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 & Privacy) 인증은 형식적 체크리스트 심사에 그쳐 실제 취약점을 걸러내지 못한다"며 "기업 컨설팅 대비가 아닌, 심사원이 직접 위험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심사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으로 탈취된 정보가 2차 범죄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주기적 관점에서 사고 예측–대응–사후 예방–복구로 이어지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사경 제도의 부재를 문제로 지적하며 "사법경찰직무법을 개정해 사이버 범죄 분야로 확대하고, 민간 특사경 제도까지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보안 담당 인력은 대부분 15명 미만, 그마저 70%는 5명 미만"이라며 "이 인력·예산 구조에서 보안 책임만 묻는 건 불합리하다. 기업이 보안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강화 방안' 토론회 현장. 홍준호 성신여대 교수가 '디지털 범죄 수사·대응 체계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보안 전문가들은 KISA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법적·제도적 정비와 전문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정배근 인천대 교수는 "특사경 도입 당위성은 사고의 긴급성과 수사 전문성에 있다"면서도 "KISA는 민간 성격이 강한 만큼 법리적으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정조사와 범죄 수사는 성격이 다르다. 기업이 협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사권을 근거로 강제 조사에 나선다면 위험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다만 "해킹·침해사고는 본질적으로 범죄 성격이 강하다"며 "조사가 아닌 범죄 혐의 인지 단계에서 수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이버침해대응과장은 "망법 개정으로 '즉시 신고'가 24시간 내 신고로 명확해졌지만, 여전히 신고 전 정황 대응은 한계가 있다"며 "다크웹이나 텔레그램에서 포착된 침해 정황에도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개정안이 발의됐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또 "통신사 등 주요 사업자와 협의해 직권 조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특사경 도입 시 경찰 등 관계기관과의 역할 분담, 관할 조정은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강화 방안' 토론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그는 "일부 기업은 사고를 계기로 보안 역량을 강화하지만, 일부는 은폐하려 한다"며 "자발적 신고를 유도하려면 제재 완화 등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법무법인 케이씨엘 변호사는 "미국은 필요할 때마다 대학·공원·기관마다 경찰 조직을 만든다. 반면 한국은 모든 범죄를 일반 사법경찰이 수사한다"며 "그럼에도 환경·식품·노동 분야처럼 특사경 제도가 운영돼 왔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사이버 범죄는 증거 소멸 속도가 빨라 신속 대응이 필수"라며 "따라서 특사경 필요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수사권은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큰 만큼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통제 장치를 두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진국 플레인비트 대표는 보안 업계 입장에서 기술적 한계를 강조했다. 그는 "과거 HDD 시절에는 삭제된 로그도 복구가 가능했지만, SSD 환경에서는 복구가 불가능하다"며 "해커가 로그를 100% 삭제하고 나가면 남은 데이터만으로 사건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로그 보존·백업 규정을 강화해야 사고 원인 분석이 가능하다"며 "특히 SK텔레콤 해킹처럼 공격자 IP가 다른 인프라로 확산되면, 신속히 차단하지 못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고 경고했다.

또 "국내에 남아 있는 공격자 인프라를 민간이 임의로 차단하면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KISA가 특사경 권한을 가진다면 합법적으로 공격 인프라 제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dconnec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野 "정성호 수사"·與 "특검·국조 검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 결정에 따른 정치권 후폭풍이 거세다. 야권인 국민의힘과 일부 검사들은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하는 등 "외압의 몸통이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검찰 내 반발을 "조직적 항명"이라고 보고 이들에 대한 감찰을 촉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장동 항소 포기는) 피의자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를 위한 빌드업 1단계 작업"이라며 "국회 차원의 긴급 현안질의를 즉시 열고 국정조사부터 신속해 진행해 대장동 비리의 전모를 낱낱이 국민께 밝히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사진=뉴스핌DB] 송 원내대표는 "애초에 재판 중지법은 국민 눈속임용 가짜 포장지에 불과했고 진짜는 공소 취소, 배임죄 폐지, 공직선거법 개정, 대법관 증원을 통한 대법원 장악, 4심제 재판소원, 그리고 항소 포기라는 '재판 중지 6종 패키지'였다"고 주장했다. 이보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추미애 법사위원장에 긴급 현안질의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사퇴와 수사를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정권은 '김만배 등 대장동 일당'과 공범이자 원팀"이라며 "민주당 정권의 연성 독재는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항소 포기 결정에 "검찰 지휘부가 무분별한 상소를 자제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국민 앞에 최소한의 양심을 지킨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내부 반발이 이어지는 데 대해 "공직자로서 본분을 잃은 명백한 항명"이라며 "조작수사와 정치 검찰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장동·대북송금 검찰 수사에 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상설특검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행하겠다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렇게 원칙을 중시하며 운운하는 자들이 심우정 검찰총장이 윤석열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 항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하지 않았나"라며 "혹시 내란이 정당하다고 생각한 거 아닌가. 김건희 때는 왜 가만히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즉각 감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상적인 검찰의 결정마저도 기승전'이재명'으로 끌고가며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국민의힘의 태도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이미 1심에서 검찰 구형 대비 충분한 형량이 선고되어 항소의 실익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에 항소를 종용하는 국민의힘의 태도야말로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 사유화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란수괴 윤석열 구속취소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하는 즉시항고를 검찰이 포기할 때 국민의힘과 검찰은 무엇을 했는지, 자신들을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heyjin@newspim.com 2025-11-09 16:13
사진
로제· 케데헌, 그래미 '올해의 노래' 후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이 2026년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부문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7일(현지시간) 발표된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에 따르면 로제는 솔로 곡 '아파트(APT)'로 '올해의 노래'와 함께 '레코드 오브 더 이어(올해의 음반상)' 부문에 올랐다. K-팝 솔로 아티스트가 그래미 어워즈 두 개의 메이저 부문에 동시에 노미네이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oks34@newspim.com '케데헌'의 '골든' 역시 '올해의 노래'를 포함하여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총 5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미국의 피치포크 등 전문 매체는 영화의 OST 곡이 메이저 부문 후보에 오른 것도 드문 사례라면서 "K팝 콘텐츠의 확장성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로제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그래미에서 K-팝의 역사를 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로제가 수상에 성공할 경우 그래미 역사에서 K팝이 처음으로 메이저 부문을 돌파하게 된다"며 "이는 한국 음악 산업 전체에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68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2월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 kckim100@newspim.com 2025-11-08 04:5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