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정의당, 기후정의 비상행동, 민주노총 등 참여
전국 기후위기 현장 순회 후 27일 도심 '기후정의 행진'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정치권과 시민사회, 노동계 등이 함께하는 '기후정의실천단'이 올해 처음으로 출범했다. 이들은 폭염·폭우로 드러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발전소 폐쇄에 따른 고용 문제와 에너지 전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을 현장에서 알리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전국 순회에 나선다.
기후정의실천단(실천단)은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 위기는 우리 일상 속 위협이 되고 있다"며 "수많은 노동자, 민중에게 기후 위기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중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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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2025 기후정의실천단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04 gdlee@newspim.com |
실천단에는 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 기후위기비상행동, 민주노총 등 정당과 노동계, 시민사회에서 다양한 단체가 참여했다.
이는 기후위기가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를 발생시키고 노동자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김은정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지난해 폭염으로 사망한 34명은 대부분 노동자였다"며 "현장에서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는데, 기후 위기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철(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 역대 1위를 경신했고, 평년보다 2도 높았다. 또 폭염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은 28.1일로 세 번째로, 열대야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은 15.5일로 네 번째로 많았다. 더위 또한 한 달가량 빨리 찾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처서 이후에는 날씨가 선선해지는데, 이 또한 무색하게 9월 초입에도 연일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정부의 탈석탄 기조 속에 소외된 노동자 일자리 문제도 지적됐다.
박슬기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사무국장은 "올해 (석탄화력발전소) 태안 1호기, 내년에는 하동 1호기가 순차적으로 폐쇄되는데, 이곳에서 일하던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0여명에 달한다"며 "발전소가 폐쇄된 후 (고용 관련) 아무 대책이 없다. 누구도 해고되지 않는 공공재생 에너지를 통한 일자리 보장을 원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9월 26일과 27일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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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는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해당 공항 주변은 넓은 갯벌 습지가 있어 다양한 철새의 서식지로 알려진다. [사진=뉴스핌 DB] |
정치권 역시 기후 위기 대응을 사회적 전환의 과제로 규정하며 실천단에 동참했다.
이백윤 노동당 대표는 "기후 재앙의 근본 원인은 무한 생산과 소비를 강요하는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이라며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한 기업과 부유층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도 "이재명 정부가 가덕도, 새만금, 제주 제2공항 등 신공항 개발사업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조류 충돌 위험을 고발하고 생명 안전을 다수의 시민이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들어설 가덕도 신공항은 낙동강 하구에서 약 7㎞ 떨어진 위치에 조성될 예정이며, 전북 군산에 추진 중인 새만금공항은 갯벌 위에 건설된다. 제주 제2공항은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들 모두 철새 이동 경로와 인접해 있어 '제주항공 참사' 같은 조류 충돌 위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와 철새 도래지를 파괴한다는 환경 문제 등이 제기되고 있다.
실천단은 오는 22일부터 화력발전소, 신공항 예정지 등 전국 각지의 기후 위기 현장을 돌며 목소리를 모을 계획이다. 순회 활동은 27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대규모 '기후정의 행진'으로 마무리된다.
실천단은 "기후정의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며 "기후 위기를 만든 체제를 바꾸는 행동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