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국 평균기온 25.7도로 역대 1위
6월 말부터 이른 더위...복합적 기상 재해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올해 여름의 주요 특징은 짧은 장마철과 이른 더위 시작, 무더위와 집중호우 반복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6~8월) 기후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4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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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등 중부 곳곳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22일 오후 서울 청계천을 찾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물가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08.22 yooksa@newspim.com |
기상청에 따르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가장 더웠던 지난해(25.6도)보다 0.1도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기록했다. 평년보다는 2도 높았다. 역대 순위는 1973년부터 2025년까지 총 53년 중의 순위다.
또, 6월 말부터 이른 더위가 나타나 8월 하순까지 지속됐다. 지난해에는 장마철 이후인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이보다 한 달 정도 일찍 더위가 발생했다.
7월 하순과 8월 중하순에는 낮 동안 기온이 크게 오르고, 밤에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며 밤낮으로 무더위가 지속됐다. 특히,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8월 23일) 이후에도 늦더위가 이어졌다.
이른 더위가 나타난 이유는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대기상층에서의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정체된 고기압구조(CGT) 형성이 주요 원인이다.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도 더해져서 기온이 더욱 상승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확장하고 여름철 동안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 데에는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 강화와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온도가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폭염의 경우, 여름철 전국 폭염일수는 28.1일로 평년보다 17.5일 많았다. 대관령은 관측이래(1971년~) 처음으로 폭염이 발생했다.
전국 열대야일수는 15.5일로 평년보다 9.0일 많았다. 서울은 열대야일수가 46일로 평년(12.5일)대비 3.5배가 넘었다. 관측 이래(1908년~) 가장 많은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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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과 수도권 등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13일 오전 경기 안양시 평촌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5.08.13 yooksa@newspim.com |
장마철 기간이 짧아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29.3일로 평년보다 9.2일 적었다. 강수량도 619.7mm로 평년 대비 85.1%로 적었다. 강수가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는 극값을 경신하는 등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했다.
7월 16~20일에는 중위도 파동 강화로 인한 상층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전국적으로 200~700mm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8월 전반의 경우 3∼4일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충청 이남 지역에, 9~14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고온 다습한 공기와 상층 기압골에 동반된 찬 공기 사이에서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수도권, 강원영서,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서해상에서 강하게 발달한 구름대가 유입되며 3일에는 전남 무안과 함평, 13일에는 수도권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단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려 1시간최다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장마철 기간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함에 따라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종료됐다. 제주도는 6월 12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6월 19일에 장마철이 시작되어 평년보다 각각 7일, 6일, 4일 빨랐다. 제주도는 역대 가장 이른 6월 26일, 남부지방은 두 번째로 이른 7월 1일에 장마가 종료되었고, 장마철 기간이 각각 15일과 13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 중부지방은 7월 20일에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경기북부와 강원북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며 평년보다 6일 일찍 종료되었다.
올해는 장마철 기간도 짧고 장마철 동안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며 장맛비가 내리기보다는 6월 20∼21일, 7월 중순 한두 차례 많은 비가 집중되며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200.5mm로 평년(356.7mm) 대비 55.0%로 적었고(하위 9위), 강수일수도 8.8일로 평년(17.3일) 대비 절반 수준으로 역대 네 번째로 적었다.
기상가뭄이 지속중인 강원영동 지역은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가장 적었다. 태백산맥으로 인한 지형효과로 강수량이 더욱 적었고, 여름철 동안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서풍이 우세하여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지 않아 강수량이 매우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하여 여전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폭염과 호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복합적인 기상 재해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역별로 폭염, 집중호우, 가뭄 등 여러 극한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기상재해의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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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강릉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29일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에서 포크래인이 상류의 물을 활용하기 위해 물길을 내고 있다. 강릉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9일 기준 15.7%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2025.08.29 choipix1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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