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 경계하며 대체로 관망...달러화 강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주요 석유수출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추가 증산 중단 검토설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주목하며 10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2% 이상 하락했다. 금값은 달러 강세와 관세 영향이 맞물리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68.64달러로 전일 대비 1.55달러(2.21%) 내렸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배럴당 66.57달러로 1.81달러(2.65%)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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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배럴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간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오는 9월까지 220만 배럴 규모의 증산을 완료한다는 잠정적 계획을 세운 상태이며, 마지막 증산량은 55만 배럴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시장 내 수요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면서 유가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OPEC+의 8개 핵심 회원국들은 오는 8월 3일 화상회의를 열고 9월 증산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삭소은행 상품 전략 책임자인 올레 한센은 "OPEC+의 논의를 시장이 '더 이상 석유를 감당하기 어려운 (공급과잉) 상황'으로 해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성수기 이후 수요가 둔화되면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이유로 브라질에 무려 50%의 고율 관세를 예고했고, 이날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상을 우선 시도하겠지만 잘 되지 않는다면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50% 관세를 부과하면 브라질 역시 미국에 50%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구리 등에 대한 관세 계획도 발표했으며, 필리핀, 이라크 등 여러 국가에도 관세 통지서를 보낸 상태다.
다만 온닉스 캐피탈그룹 연구책임자 해리 치링기리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은 점차 둔감해지고 있다면서 "정책 결정 과정이 불안정하고 행정부가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탓에 투자자들은 대체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값은 달러 강세가 관세 발표로 촉발된 지정학적 위험 회피 수요를 상쇄하면서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0.1% 오른 3325.7달러에 마감됐고,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11일 오전 2시 50분 전날보다 0.1% 상승한 3317.44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주요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0.2% 올랐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은 다른 통화를 가진 투자자들에게 더 비싸지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줄어든다.
RJO 퓨처스 수석 시장 전략가인 다니엘 파빌로니스는 "큰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한 금값이 3400달러를 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금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