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미 브라질에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후 국제 시장에서 커피 선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은 고급 커피에 사용되는 아라비카 커피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선물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3.5% 올랐다. 한 트레이더는 "미국은 브라질의 주요 커피 수입국이기 때문에 이번 (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업계에 분명히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서한에서 "8월 1일부터 (브라질 수입품에) 50%의 새 관세 부과가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50%는 트럼프가 전 세계 주요 무역국을 상대로 통보하고 있는 관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몇 년 새 커피는 가격 급등세를 보였다. 세계 주요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기후 변화 등으로 수확량이 줄어들었고, 투기 세력들의 매점매석 행위가 극성을 부린 탓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영국 런던의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올해 초 톤(t)당 5700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FT는 "로부스타 커피는 역사적으로 평균 17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고 말했다.
로부스타 원두는 주로 인스턴트 커피를 만드는데 사용되는데 베트남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40%를 담당한다. 베트남은 지난 2일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해 관세를 기존 46%에서 20%로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고급 원두로 평가받고 있는 아라비카의 경우도 지난해 가격이 70%나 올라 1파운드 당 4.20달러까지 치솟았다.
로이터 통신은 "브라질의 많은 커피 농장이 강설로 커피 수확을 하지 못했던 1977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라바자 커피를 소유한 라바자 그룹의 주세페 라바자 회장은 "미국이 브라질과 베트남 등 커피 생산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커피 회사에 더 큰 어려움을 줄 것"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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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상파울로주 농장 커피 열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