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금리 인하 기조 이어가되 '금융 안정' 보고 추가 인하 시기·속도 결정"
시장,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하 예상…금리 인하 재개 시점은 전망 엇갈려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연 2.5%의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7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을 의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6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동결한 데 이은 것이어서 한미 간 금리차는 역대 최대인 2.0%포인트(p)가 유지됐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금통위는 그러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회의는 이날이 하반기 첫 회의이며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회의다. 앞으로 연내 남은 통방회의는 8월, 10월, 11월 세 차례다. 현재까지 시장의 컨센서스는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 등 변수가 있지만 연내 한 차례 정도의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이날 시장과 대부분 전문가들이 예측한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경기 대응 보다 수도권 집값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 안정이 다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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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07.10 photo@newspim.com |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2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9.2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만에 5.1조 늘어 지난해 9월(6.1조원)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올해 초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등으로 주택 매매가 늘어난 데다 새 정부 출범 후 집값 상승 기대가 고조되면서 대출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분석됐다. 주택 매매 증가가 1~3개월 시차를 두고 대출 증가로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은 당분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전날 6월 금융상황 브리핑에서 "지난 5, 6월 급증한 주택 거래량의 영향으로 7~8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집값, 가계부채 불안에 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7~8월 가계부채 흐름을 주시하면서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말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과 7월 실시된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따른 주택시장 과열의 진정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한은이 계속해서 내놓은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다"는 메시지에 따라 금리인하 재개 시점은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에 달려 있는 셈이다.
금통위는 이날 앞으로 경기상황과 관련 "성장경로는 대미 무역협상의 전개 상황, 내수 개선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상반기에 올해 0%대 성장이 예상되는 등 경기 대응이 시급하다고 보고 2월과 5월 0.25%p씩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일 유럽중앙은행(ECB) 포럼 정책토론에서 "지금도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며 "성장률을 고려해 계속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금리인하 기조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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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jh1111@newspim.com